Login

"커피만 파는 것 아니라 고객 생활의 일부가 돼야"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10-29 15:57

개스타운 카페 팀버트레인 커피로스터스 운영하는 한인 30대 3인방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라고 할 수 있는 개스타운(Gastown). 개스타운에는 독특한 분위기와 맛으로 유명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골목마다 늘어서 있다. 개성있는 수많은 카페들 중에서도 개스타운 한복판에 자리잡은 깔끔하고 고급스런 카페 팀버트레인 커피로스터스(Timbertrain Coffee Roasters)는 특히 한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인 1.5세 청년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는 다르지만 돈독한 우정으로 뭉친 김윤식(35)씨와 신재정(34)씨, 신창민(30)씨 등 3명이 주인공이다.

팀버트레인은 지난해 1월 처음 문을 연 뒤 올해로 2년째 성업 중이다. 세 사람이 카페 개업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가벼운 대화로 시작됐던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들은 각자 하던 일을 관두고 의기투합했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한 끝에 결국 약 2년 만에 개스타운에 꿈을 실현해낼 수 있었다. 이들은 "평소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처음에는 친구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수준이었는데 대화가 끊이지 않았고 창업을 해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각자 하던 일을 관두고 준비했다"고 전했다.

밴쿠버에서도 유독 경쟁이 치열한 개스타운에서 이들이 살아남은 비결은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다. 맛은 기본이고 의자 높이나 테이블 위치 등 인테리어에도 세밀하게 신경썼다. 무엇보다도 단골 손님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들의 생활습관을 파악하고 그들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데 애썼다. 이들은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부분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들의 생활 습관을 조사하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2년 정도 지나면서 팀버트레인은 개스타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에 직접 로스팅을 하는 커피의 맛까지 더해져 팀버트레인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우리가 처음 커피숍을 열 때 원하는 것은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커피숍도 아니었다"며 "직접 커피 로스팅을 해서 브랜드화를 시키고 싶다. 커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의 바램대로 한인 청년들이 만드는 커피 브랜드가 밴쿠버를 넘어 캐나다 전역에 유명해질 날을 기대해본다.


<▲지난 24일 오후 밴쿠버 다운타운 서튼 플레이스(Sutton Place) 호텔에서 열린 청년 커뮤니티 하이프(HYPE)의 2015년 컨퍼런스에서 만난 팀버트레인 커피로스터스 공동대표 한인 3인. 왼쪽부터 신재정(34)씨, 김윤식(35)씨, 신창민(30)씨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세 사람이 어떤 관계인가?

"김윤식과 신재정은 대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신창민은 동생과 알던 사이다. 나이는 모두 다르다. 김윤식이 가장 많은 35살이고 신재정이 34살, 신창민이 30살이다. 원래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다른 일을 했었다."

동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평소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처음에는 그냥 친구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수준이었다. 2012년 여름에 처음 창업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이후 이 주제에 대한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질 좋은 커피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나누는 꿈에 대한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점점 더 흥미가 생기고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다. 각자 하던 일을 관두고 창업을 준비했다."

커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여러가지 아이템을 놓고 고르던 중 모두가 좋아하는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캐나다인들에게 커피는 생활의 일부분이다. 밴쿠버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수많은 커피숍이 있다. 그래서 일반 커피숍과는 차별화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결국 직접 로스팅하는 커피숍을 계획하게 됐다."

개업을 한 것은 언제인가?

"정식으로 문을 연 것은 2014년 1월이다. 캠비가(Cambie St.)와 웨스트 코르도바가(West Cordova St.) 인근에 있다. 개스타운에서 유명한 증기시계 바로 한 블럭 앞에 있다."

2012년 처음 대화 이후 문을 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른 커피숍에 대한 조사를 굉장히 많이 했다. 문을 열기 전 스카이트레인 역마다 내려서 주변 커피숍을 모두 조사했다. 고객이 몇 명인지, 언제 찾는지, 커피 맛은 어떤지 등을 조사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오랜 시간 조사하고 분석한 뒤 최종적으로 커피와 장소 등을 선정했다."

커피 관련 자격증도 취득한 것인가?

"자격증은 굳이 따로 필요 없다. 2012년 처음 준비를 시작하면서 했던 것 중 하나가 커피 로스팅이었다. 2년 이상 어떻게 커피를 로스팅하고 만드는지 공부했다."

개스타운이면 쉽지 않은 장소다.

"쉽지 않다. 임대료도 비싸고 다른 커피숍도 많아서 쉽지 않은 자리다. 그래도 개스타운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원래 옷가게였던 자리를 받아서 커피숍으로 바꾸고 문을 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막상 문을 연 뒤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장사가 안 됐다. 기대했던 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다. 우리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우리 커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없는 부분이 힘들었다. 더구나 우리가 사업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라 힘든 부분이 있었다. 커피는 캐나다인들의 밥과 같은 것이다. 생활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항상 가던 커피숍이 있는데 갑자기 다른 커피숍이 생겼다고 습관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 인식을 깨기가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같은 고객이 다시 우리 가게를 찾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팀버트레인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은 맛도 중요하지만 우리만의 고객 서비스다. 우리가 추구하는 고객 서비스를 하는 곳이 없었다. 고객들의 생활 습관을 조사하고 공부를 많이 했다. 긴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었지만 그것이 통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또 우리는 작은 것 하나까지도 모두 신경썼다. 예를 들어 고객이 앉았을 때 보이는 지점이 어디인지, 컵은 어떤 것을 사용할 지 등 세밀한 것들까지도 신경썼다."

이제는 단골 손님도 생겼나?

"단골 손님은 없으면 안 된다.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부분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하루에 한 손님만 잡자고 생각했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예를 들어 지난 주말에 뭐했냐, 아들은 어떻게 지내냐 등 사소한 부분들에 대해 묻고 얘기를 나눴다."

셋이서 동업하는데 문제는 없나?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이 많다. 그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사람이기 때문에 일을 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서로가 그런 부분을 이해하고 양보하는 부분이 많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아직까지는 좋다."

수입을 셋이서 나누는 것도 어려운 부분 아닌가?

"그것도 힘든 부분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들을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3명이니까 조절할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자고 생각했다. 청소부터 커피를 만들고 서빙하는 일까지 모두 직접 해야 했다."

반대로 동업의 장점은 무엇인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좋다. 시간적으로도 셋이서 하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맡기고 갈 수가 있다.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어서 좋다."

창업이나 사업을 꿈꾸는 한인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리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모이니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배우면서 하니까 장점이 있다. 그래서 다른 분들도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쉽지는 않다. 확실히 무작정 뛰어들만한 일은 아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정말 잘 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까 보통 일이 아니다. 만약 혼자 했다면 못했을 것이다. 많은 토론을 통해서 서로 못 보는 것을 챙겨줄 수 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열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관심사는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음식이든 서비스든 관심사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것이 없이 접근한다면 오래 가기 힘들다. 오래 가더라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향후 계획은?

"우리가 처음 커피숍을 열 때 원하는 것은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커피숍도 아니었다. 우리가 직접 커피 로스팅을 하고 싶었다. 직접 커피 로스팅을 해서 브랜드화를 시키는 것이었다. 장차 커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팀버트레인 커피로스터스(Timbertrain Coffee Roasters)의 감각적인 내부 모습. 사진 제공=팀버트레인 커피로스터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친구가 되려는 마음, 공감하는 마음이 중요", 핫초코로 전하는 따뜻한 손길
"돕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하고 친구가 되려는 마음,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매주 토요일이면 밴쿠버 이스트 헤이스팅스가(East Hastings St.)에 젊은...
10년 경력의 전문 피트니스 트레이너 박진근씨
버나비 메트로타운에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굿라이프 피트니스(Goodlife Fitness)에 건장한 체격의 한인이 눈에 띈다. 굿라이프 피트니스 세일즈 매니저 박진근(35)씨다. 한눈에 봐도 몸이...
망치 잡는 것이 즐거운 완벽주의자, 리노베이션 전문가 노성문씨
지난 9일 리노베이션 공사가 한창인 웨스트밴쿠버의 한 주택.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건장한 한인 청년들이 시선을 잡아끈다. 대부분 20~30대인 이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처진뱃살 탄력있게, 밴쿠버 엄마들 위한 요가 피트니스 트레이너 손세라씨
12월의 첫째날인 지난 1일 버나비 노스로드(North Rd.)에 있는 한 체육관에 한인 여성들이 모여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사이로 한눈에 봐도 유독 탄탄한 몸매와 유연성을 자랑하는...
밴쿠버 한인교회 소프트볼리그 운영진 주재혁씨
"우리들의 세계에서는 프로선수가 될 수 있어요." 소프트볼에 미쳐서 사는 한인 주재혁(33)씨는 "오랜 전통이 있는 밴쿠버 한인교회 소프트볼리그에 참여하면 운동을 통해 큰 성취감을 얻을...
"새로운 가족 만든다고 생각하면 즐거워"
해군 중위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한인 봉사단체 의장.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세 가지 역할이다. 밴쿠버에는 이 세 가지 역할을 한꺼번에 해내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밴쿠버 공연은 처음, 최고의 무대 선사할 것"
라이브의 황제 가수 이승철이 밴쿠버를 찾았다. 내년 1월 4일 오르페움 극장(Orpheum Theatre)에서 열리는 밴쿠버 공연을 앞두고 사전 답사 및 홍보 차원에서 미리 방문한 것. 지난 12일 오후...
개스타운 카페 팀버트레인 커피로스터스 운영하는 한인 30대 3인방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라고 할 수 있는 개스타운(Gastown). 개스타운에는 독특한 분위기와 맛으로 유명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골목마다 늘어서 있다....
세계 4대 회계법인 PwC 회계사 강다은씨
"회계사는 경력을 많이 본다. 반드시 일한 경력이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캐나다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강다은(25·여)씨는 "대학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그레이스 시어 "보수당, 한인커뮤니티에 굉장한 관심…꼭 찍어주세요"
"보수당은 캐나다 한인커뮤니티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보수당을 찍어주세요." 집권 보수당(Conservative) 그레이스 시어(Seear·한국명 조은애) 후보는 "보수당이...
한인 1.5세와 2세 연결하는 가교 역할 꿈꾸는 이승일씨
유치원에도 들어가기 전 캐나다에 이민 온 한인들을 1.5세라고 해야 할까, 2세라고 해야 할까. 굳이 표현하자면 한인 1.5~2세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1.5세와 2세 사이에도 차이점이...
"한국식으로 일하고 네트워킹한 것이 비결" BMO 저스틴 김 지점장
수많은 한인들이 캐나다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한인 1.5세나 2세가 캐나다 사회 깊숙이 진출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인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인생 최고 연기
영화배우 이정현이 밴쿠버를 찾았다. 최근 주연을 맡은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제34회 밴쿠버국제영화제(VIFF)에 초청되면서 방문한 것.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열심히 살면...
"한국적 마인드 버리고 경험 많이 쌓아야",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김동일씨
"한국적 마인드를 최대한 빨리 버리고 영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로열콜럼비안병원(Royal Columbian Hospital) 가정의학과(Family Medicine) 레지던트...
환자와의 신뢰 최우선으로 여기는 중의학 침술사 정수산씨
"고령화 시대, 오래 사는만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올해부터 중의학 침술사로 밴쿠버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정수산(30·여)씨는 "병원에서...
5전6기 끝에 에어캐나다 입사, 고객서비스 김정석씨
"한 번에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에어캐나다와 유나이티드항공에서 커스터머 세일즈 서비스 에이전트(Customer Sales Service Agent)로 일하는...
안티바이러스 애널리스트 최원석씨가 전하는 키워드, '목표·열정·네트워킹'
"대학생활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는 것은 기본이다. 뚜렷한 목표를 설정한 뒤 열정을 갖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 보안 솔루션업체 포티넷에서 안티바이러스...
CP 여자오픈 우승 도전 나선 유소연·박희영·허미정·이민지 선수
"밴쿠버는 응원해주는 한국사람들이 많아 홈에서 경기하는 것 같아요. 한국을 대표해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습니다."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CP) 여자오픈이...
"입양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 홀트아동복지회 말리 홀트 이사장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1945년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는 8·15 광복절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뜻깊은 날이면서 동시에 재외한인동포 이민사에서도 중요한...
전통 이어가는 꽃미남 줄타기 명인 김민중
외줄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한 손에 부채를 들고 외줄 위에서 펼치는 각종 묘기에 흔한 표현으로 심장이 쫄깃해진다. 지난 8일 버나비에서 열린 제14회...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