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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신음하는 전세계 여성들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11-26 16:31

11월 25일은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육체적·성적 폭력에 배우자 폭력도 심각
밴쿠버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A씨는 지난 2005년 중국계 캐나다인 B씨를 만나 결혼했다. B씨와의 사이에서 2명의 아이까지 낳았지만 A씨의 결혼생활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려온 것이다. 특히 남편 B씨는 "당신은 시민권자가 아니니까 신고하면 한국으로 추방될 것"이라며 영주권자인 A씨를 협박했다. 10년간 지속되던 비정상적인 결혼생활은 결국 B씨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비극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24일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기념해 오렌지색 조명이 나이아가라폭포를 밝게 비추고 있다.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캠페인 '세계를 주황색으로'(Orange the World)에 따라 이날 전세계 곳곳에서 오렌지색 조명이 켜졌다. 사진 제공=유엔여성기구/제임스 나이스(Neiss)>

◆11월 25일은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

매년 11월 2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이다. 1961년 11월 25일 독재정권에 항거하다 살해된 도미니카공화국 미라벨(Mirabel) 세 자매를 추모하기 위해 1981년 라틴아메리카 여성들이 모인데서 시작된 이 날은 올해로 34주년을 맞는다.

유엔은 1999년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공식 제정한 후 매년 11월 25일을 기념하고 있다.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까지 16일간은 여성폭력추방주간으로 정해 여성 폭력의 실태를 알리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여성폭력추방주간의 주제는 '세계를 주황색으로'(Orange the World)다. 이에 따라 전세계 곳곳에서 주황색 조명을 비추며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여성 3명 중 1명은 폭력 경험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통해 여성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전세계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성단체 월드위민(The world's Women)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전세계 여성 3명 중 1명이 육체적, 성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정폭력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배우자나 가족으로부터 살해당한 피해자 3명 중 2명은 여성으로 조사됐다.

평생에 한 번 이상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여성도 많았다. 대륙별로 오세아니아 여성의 68%가 적어도 한 번 이상 배우자에게 폭행을 당했다. 아시아 여성은 67%, 아프리카 여성은 64%가 배우자의 폭행을 경험했다. 이어 유럽(46%), 중남미(38%), 북미(32%) 등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부분 여성들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혼자서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여성의 60%는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한 여성은 10% 미만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기념해 전세계 곳곳에서 오렌지색 조명을 환하게 비췄다. 사진 제공=유엔여성기구>

◆BC주도 여성 폭력 심각

캐나다에서도 여성 폭력의 심각성은 예외가 아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국적으로 약 8만8000명이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48%는 배우자였다.

지역별로는 몬트리올이 1만111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토론토(9314명), 밴쿠버(3874명), 에드먼턴(3120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BC주에서 발생한 배우자 살인사건은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BC주 법무부에 따르면 2014년 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BC주에서 총 14건의 배우자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BC주정부가 운영하는 여성 폭력 방지 프로그램에는 하루 평균 90명의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폭력에 대한 인식 제고 필요

유엔 여성기구는 여성 폭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두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적, 정책적 지원과 함께 여성 폭력에 대한 인식 수준의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해 BC주정부는 현재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써리와 나나이모 등에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한 센터의 문을 열었다. 또 피해 여성들은 BC피해신고서비스(VictimLinkBC)를 통해 24시간 언제든지, 각국의 언어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화 1 800 563-0808로 연락하면 된다.

BC주 수잔 안톤(Anton) 법무장관은 25일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성명을 내고 "여성 폭력은 우리의 집에서나, 사회에서나, 전세계 어디에서나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폭력은 불확실한 조건이 아니라 당장 멈춰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BC주 모든 여성들에 대한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재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장기간의 계획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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