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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지 마세요, 파먹어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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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6-01-06 14:42

냉장고 속 남은 재료만으로 음식 해먹는 ´냉장고 파먹기´인기
장보기 금지, 자투리 재료 활용
식비 절약… 음식쓰레기도 줄어

식재료 목록 만들고 식단 작성… 
레시피 집착않고 있는 재료 써
채소는 1회분씩 나눠 냉동 보관

´냉장고 파먹기´에 도전하는 젊은 주부들이 늘고 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오래 묵은 재료만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걸 말한다. 줄임말로 냉파´라고도 한다.

제1 원칙은 ´장보기 절대 금지´. ´먹을 게 없으니 마트 가서 사와야겠네´라는 생각 대신, 냉장고를 뒤져서 나오는 자투리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 끼니를 해결한다. 최종 목표는 모든 재료를 남김없이 먹어치워 냉장고를 깨끗하게 비우기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

젊은 주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냉파 인증´이라는 이름의 사진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 만든 요리나 텅 빈 냉장고 내부, 요리비를 얼마 줄였는지 보여주는 가계부 내역 등을 찍은 사진들이다. 한 게시판에는 ´미쳤죠. 냉파 하려다가 냉장고 뜯었어요´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냉장고 파먹기라는 말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재테크·절약에 관심 있는 이들의 모임인 ´다음 짠돌이카페´ 회원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확산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짠돌이카페 대표 운영자인 ´대왕소금´(아이디) 이대표씨는 “이 말이 생겨난 건 4년 전쯤”이라고 했다. “짠순이(짠돌이카페 여성 회원)들끼리 쓰기 시작하더군요. ´냉파 인증´이란 코너를 2013년 별도로 만들었죠. 그러더니 작년에 확 유행을 타더라고요.”

냉장고 파먹기를 통한 경제적 이득은 여러 가지다. 우선 식비가 절약된다. 짠돌이카페 ´쪼동이´ 회원은 “한 달 만에 80만~100만원씩 쓰던 식비가 45만원으로 줄었다”고 했다. 냉장고에 보관하는 음식이 줄어들면 냉장·냉동 효율이 높아지니 전기료도 줄어든다. 상해서 버리는 음식이 줄어드니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들고, 쓰레기봉투 비용이 절약된다.

주부 서재은(37)씨는 “장 보러 가면 ´이것도 해서 아이한테 먹이고, 저것도 해서 남편 먹여야지´ 하고 의욕이 충만해 잔뜩 사지만, 결국 냉장고에 처박아뒀다가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직 식비가 얼마나 줄었는지 확인 못 했지만 음식물 쓰레기가 확 줄어 속 시원하다”고 말했다.

냉장고 파먹기의 첫 단계는 우리 집에 어떤 음식이 있는지 확인하기다. 냉장고와 냉동고는 물론 김치냉장고, 다용도실에 어떤 식재료가 쌓여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우리 집 식재료를 종이에 적어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고수들은 “A4 용지를 세로로 반으로 나눠서 왼쪽에는 식재료를 적어두고, 오른쪽에는 그걸로 어떤 음식을 만들지 식단을 짜놓으면 효과적”이라고 귀띔한다. ´황금 레시피´에 집착하면 안 된다. 카레를 만들 때 돼지고기가 없으면 냉동 칸에 꽁꽁 언 채 누워 있는 닭이나 통조림 참치를 넣어도 괜찮다. 상하기 쉬운 채소는 아예 얼려버린다. 깨끗이 씻고 물기를 없앤 다음 요리에 바로 쓸 수 있는 크기로 자르거나 다져서 1인분 또는 1회분씩 나눠서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한다

냉장고 파먹기의 끝은 어디일까? ‘냉동실에 보관한 음식은 다 먹어야’ ‘냉장칸은 물론 냉동칸까지 다 비워야 냉파의 완성이다’ 등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대표씨는 “냉파 레벨1은 ‘김치·장류·소스류 외 다 먹었다’, 레벨2는 ‘냉동실에 얼려 보관한 음식 다 먹었다’, 만랩(최고 레벨)은 ‘냉장고를 없앴다’는 말이 우리 카페에서는 돌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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