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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軍 코앞서 게릴라식 방송… 주민들 “대피물자 갖추고 대비”

중부전선=국방부기자단, 전현석 기자 / 파주·연천=윤동빈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1-08 09:12

8일 정오를 기해 한국군이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에 맞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면서 휴전선 인근 접경 지역엔 긴장이 감돌았다. 평소 관광객으로 붐비던 도라산 전망대 등 안보 관광지 운영이 잠정 중단됐고 민간인출입통제선 출입(出入) 역시 전면 통제됐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8일 오후 경기 포천 인근 부대에서 우리 군의 K55A1 자주포가 북쪽을 겨냥하고 있다. K55A1은 지난 8월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촉발된 남북한 포격전에 사용됐던 우리 군의 주력 무기다./포천=김지호 기자 >

◇북한군 코앞에서 게릴라식 대북 방송 재개

이날 아침 일찍부터 중부 전선의 한 부대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정오를 기해 틀기로 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체감 기온 영하 18도의 매서운 추위도 잊은 듯했다. 낮 12시가 되자 가로 3m·세로 6m 크기 대형 스피커 24개가 붙어 있는 모양의 확성기에서 “새해 금연 결심을 했다”는 라디오 진행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곧이어 1980년대 그룹 건아들의 ´금연´, 혼성 듀오 가수 리미와 감자의 ´오빠 나 추워´가 확성기를 통해 휴전선 이북으로 울려 퍼졌다.

대북 방송을 위해 특수 제작된 대형 스피커는 낮에는 10㎞, 밤에는 24㎞까지 소리가 뻗어나간다. 스피커 바로 앞은 한국군 GOP(최전방 소초) 철책이다. 이곳에서 북한 부대까진 4㎞ 정도다. 군 관계자는 “철책을 지키는 북한군은 낮이나 밤이나 대북 방송을 또렷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군은 하루 총 2~6시간씩 확성기 방송을 할 계획이다. 24시간 중 매일 다른 시간대에 30분에서 수시간씩 쪼개 송출할 예정이다. 확성기마다 방송 시간도 다르게 짰다.

군은 적 포격에 대비해 스피커 주변을 방호벽으로 둘렀고 그 앞에 1m 높이로 둔덕을 쌓았다. 둔덕 앞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상황실에서 전방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스피커로부터 수십 m 떨어진 곳에 벙커형 방송실이 있었다. 방송실 문 앞에는 ´진실을 알리자´는 팻말이 붙어 있다. 장병들은 방송 시간에는 100여 m 떨어진 지상 초소로 이동한다. 북한이 스피커를 조준 타격할 경우에 대비해서다.

군은 이어 고정식 확성기보다 10㎞ 더 멀리 방송할 수 있는 최신형 이동식 확성기 6대도 투입해 북의 취약 지점을 골라 이동하며 기습 방송을 할 예정이다. 일종의 게릴라식 방송이다.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가 8일 오후 북한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피스아이는 한반도 전역 공중·해상의 1000여 개 표적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으며, 탐지 거리는 500㎞에 달한다./김종호 기자 >

◇접경지 주민 “북핵 도발에 확성기 대응은 당연한 조치”

대북 방송이 재개된 이날 경기도 파주의 제3 땅굴과 도라산 전망대, 강원도 철원의 제2 땅굴과 5개 전망대 등 안보 관광지는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혹시나 하고 안보 관광지를 찾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1시간 전인 오전 11시를 기해 민간인통제선 출입 금지령도 내려졌다.

최전방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엔 차분함 속에 긴장감이 흘렀다. 이곳은 작년 8월 북한 목함 지뢰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이 11년 만에 대북 심리 방송을 재개했을 때 북한군이 로켓 도발을 감행한 곳이다. 김용섭(55) 중면 면장은 “대피소에 생수·담요 등 인근 주민 71명이 사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대피 물자를 갖춰놓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이어가면서도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면 삼곶리 주민 피영남씨는 “작년 북한의 로켓 도발 때 손녀딸과 함께 닷새 동안 답답한 대피소 생활을 했는데 이번에 북한이 또 무슨 짓을 벌일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상당수 주민은 “북한이 핵실험 도발을 했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삼곶리 주민 이광일씨는 “북한 핵실험에 맞서 대북 확성기를 즉각 재개한 것은 당연한 조치”라며 “북한에 질질 끌려다니는 것보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마을인 경기 파주시 대성동 마을의 김동구 이장은 “대피령이 떨어지면 즉각 방공호로 가기 위해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뉴스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통일촌의 이완배 이장은 “아직은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라며 “주민들은 군 당국의 지시를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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