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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존엄사·의사지원 자살의 차이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2-29 14:17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117)
Physician-Assisted Dying

캐나다는 조만간 의사 지원으로 자살을 허용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독자의 문의가 있었다. 왜 존엄사나 안락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굳이 ‘의사 지원으로 자살’이라고 부르는가 하는 것이다.

안락사(euthanasia)는 ‘생존이 불가할 때 고통을 느끼지 않고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단 행위 주체가 시술자다. 안락사를 허용한다고 하면, 누군가를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직·간접적 행위를 허용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캐나다 언론도 안락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참고로 캐나다에서는 동물 대상에 한해 안락사를 허용한다.

행위의 주체가 환자인 존엄사(dying with dignity)를 쓰지 않는 데는 시사 배경이 있다. 첫째 타인의 지원으로 자살을 찬성하는 북미 단체가 단체명으로 ‘Dying With Dignity’를 쓰고 있다. 이 용어를 그대로 쓰면 불편부당의 원칙에 벗어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둘째 존엄을 지키려 죽는다는 개념 자체가 논쟁의 핵심이다. 특히 자살 금지 교리가 있는 종교인에게 존엄사란 존엄을 지키려는 죽음이 아니라 신의 뜻을 거역한 자살이다.

캐나다 정부나 의회가 안락사나 존엄사란 단어를 피해 ‘의사 지원으로 자살(Physician-Assisted Dying· 약자 PAD)’이란 신조어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용어는 죽음에 대한 환자의 의지를 중시한다. 단어 그대로 의사는 거들 뿐(Physician-Assisted)이고 죽음을 결정하는 주체는 환자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환자의 의지와 그 의지를 분명히 표시할 수 있는 자의식을 가장 중요시한다.

기자가 ‘Dying’을 자살로 번역한 것은, 스스로 죽음을 택했기 때문에 사회 통념상 다른 죽음과 구분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편 지원 대신 ‘조력’으로 쓰면 어떻겠느냐는 끌림 있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원이 조력보다는 더 읽기 쉽다는 판단에 선택했다.

PAD는 이른바 의사에게 살인 면허 부여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에서 선택된 용어이기도 하다. 캐나다의사협회(CMA)에서는 간단히 ‘Assisted Dying’이라고 의사를 빼고 쓰기도 한다. 물론 PAD자체도 환자의 의지, 즉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제도라, 가톨릭계 병원들은 자체 규범을 들어 도입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 부분은 제도-종교 분리 원칙에 대한 논란으로도 가지를 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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