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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리우올림픽] 전 국민이 눈물 흘렸다..피지의 럭비 금메달

윤형준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8-12 16:19

영국 식민지였던 작은 섬나라, 영국 꺾고 우승… 
직장인·학생들 모두 거리로 "전국민이 미쳐버린 것 같다"

마실 물도 없었던 럭비 대표팀
선수들 연봉 660만원밖에 안돼
감독 월급도 5개월이나 밀려

12일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피지'의 수도 수바는 마비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날 오전 피지가 리우올림픽 7인제 럭비 결승전에서 럭비의 종주국 영국을 43대7로 크게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국민이 길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피지가 따낸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현지 언론은 "직장인은 출근을 안 하고, 학생들은 학교를 안 갔다. 전 국민이 거리를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렀다. 마치 모두가 미쳐버린 것 같다"고 전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환호하는 피지 국민들. 오른쪽은 피지 선수단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딸인
앤 공주로부터 금메달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일보DB>


피지는 남자 축구 조별 리그 3경기에서 한국, 멕시코, 독일에 총 23실점하며 3전 전패를 당했지만 럭비에서만큼은 전통적 강국이다. 꼬마부터 어른까지 전 국민이 럭비를 즐긴다. 인구 88만명 중 8만여명이 프로·아마추어 럭비 선수로 활약한다.


국가대표 럭비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국민 대부분이 하던 일을 멈추고 중계방송을 본다. 피지의 럭비 사랑은 브라질의 축구 사랑 못지않다.

피지 럭비의 올림픽 금메달은 온갖 역경을 헤치고 따낸 것이란 점에서 더 눈부시다. 럭비 대표팀 선수로 활동해 받는 연봉은 1년 6000달러(약 660만원) 정도. 선수들은 생계를 위해 교도관이나 호텔 벨보이, 농부 등 직업을 따로 갖고 있다.



<피지의 바테모 라바부 선수가 영국 선수의 태클을 피해 질주하고 있다. Getty Images>

지난 2월엔 초대형 사이클론이 몰아치면서 일부 선수들이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기까지 했다. 44명이 죽고 이재민이 5만명에 이른 국가적 재난이었다. 선수들은 훈련 중 마실 물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이런 피지를 올림픽 금메달로 이끈 건 2013년 부임한 영국 럭비 대표 감독 출신인 벤 라이언이다. 그는 피지의 약점을 한눈에 파악했다. "체격 조건은 우수하지만 조직력이 떨어지고 기본기가 약하다"는 것.


라이언 감독은 영국의 전술과 훈련 시스템을 도입해 수비 조직력을 강화했다. 스타보다는 팀워크를 강조했다. 미 프로풋볼(NFL)과 호주 내셔널럭비리그(NRL)에서 활약한 스타 자리드 헤인도 제외했다.


라이언 감독은 "다른 팀들은 해외 유명 리그에서 활약하는 돈 잘 버는 스타 선수들을 앞세운다. 우리 선수들은 마을에서 계속 자란 '로컬 보이'다. 돈을 많이 벌지도 못한다. 우리가 금메달을 딴다면 돈이 아닌 열정의 승리"라고 했다. 그도 부임 초기 5개월간 월급을 받지 못했다.





결승 상대는 피지와 사연 많은 영국이었다. 1874년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던 피지는 1970년 영연방의 일원으로 독립했다. 1987년엔 공화국 수립을 선언하고 영연방을 탈퇴했다.


선수들은 "영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고국으로 돌아가지 말자"며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이날 시상식에서 금메달 시상자로 나선 앤 공주(엘리자베스 여왕의 딸)에게는 무릎을 꿇고 메달을 받았다. 한때 영연방 국가로서 예를 갖춘 것이다.


보레케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는 "오늘 우리는 역사를 썼다"며 "피지는 세계지도에서 고작 '점' 하나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이날 우승으로 사람들은 그 점을 찾아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지 대표팀은 21일 귀국할 예정이다.


피지 정부는 22일을 공휴일로 선포하고 "355개 섬 전역에서 대대적인 축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리우데자네이루=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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