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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의 서신 /Letter of the Reeds

안봉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10-01 15:18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갈대의 서신
 

가을입니다
지성, 성숙, 그리움, 고독,
그 투명한 단어들이
기도처럼 가슴에 둥지 트는 계절입니다
 
9월 한낮의 살찐 태양에
어린 밤송이들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별빛 흥건한 풀숲은
귀뚜리 모여 앉아 현絃 타는 소리
감미롭게 밤과 함께 깊어갑니다
 
나는 허허 비워 가난한 가슴
작은 바람에도 커다랗게 흔들리며
들판 가득 청자 빛 하늘을 이고서
흰 스카프 목에 두르고 가을 길에 섰습니다
 
깊을수록 손끝 시린
그리움, 그 소슬한 계절병을 앓으며
행여 어느 날 그대 이 길을  지나실까
사추思秋의 길목 하얗게 밝히고 섰습니다.
 

Letter of the Reeds
 

The autumn is here.
Intellect, maturity, longing, solitude,
The season of the transparent words
Nestle in the hearts like prayers.
 
In the midday September Sun
Young chestnuts are ripening.
Under the savannah of stars
String-concertos the crikets  are playing;--
Sweet and delightful as the night goes on.
 
And here I stand
Beneath the Celadon-blue firmament,
A white scarf flutter on my neck,
My heart sways helplessly in the wind.
.
Longing is a seasonal sickness;
The deeper the lonelier it gets.
One day, perhaps this road you will pass,
I light up the roadside with my yearnings,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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