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우울증 "울음 주머니가 없어 졌어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0-00 00:00

우울증 "울음 주머니가 없어 졌어요"






수련 지도를 나가고 있는 모 신문사로 한 여인이 찾아왔다. 그리고 수심이 가득 찬 얼굴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저도 여기서 좀 배워도 되나요?" 기초 호흡을 가르치며 그 여인의 기 흐름을 감지해 본 나는 다소 당혹스러웠다. 가슴 한가운데 커다란 울음주머니가 달려 있는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물풍선 처럼 팽창해서 누가 손끝만 대도 터져 버릴듯, 누가 조금 건드리거나 야단치거나 위로 한답시고 한마디만 하면 곧 울음 터뜨릴 것 같았다. 그런 울음 주머니가 가슴 한복판에 맺혀 있으니 기혈 순환이 될 턱이 없었다.

"아주머니 그렇게 울고 싶으세요?". 호흡을 지도하면 내가 넌지시 말했다. 여인은 깜짝 놀라 두눈을 동그랗게 떴다."그걸 어떻게 아세요?" 나는 별일이 아니라는듯 나직이 말했다. "그렇게 느껴지네요."하지만 그 울음주머니의 정체가 뭔지, 그 속에 어떤 사연이 들어 있는지는 묻지 않았다.

3-4개월 정도 지도하니 그 여인의 호흡이 많이 가라않았다. 그와 동시에 폭발 할듯이 팽팽 하던 그 울음주머니도 서서히 물이 빠지는 물풍선처럼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마치 물이 빠진 납작해진 물풍선처럼. 6-7개월쯤 지나자 물풍선의 물이 완전히 빠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상처 딱지같은 풍선 자국만 남게 되었다."울음보가 없어 졌네요?". 내가 호흡을 감지해 보며 말했다. 그러자 그여인은 빙그레 웃었다. 내가 그여인에게서 보는 첫 웃음이었다.

그날 수련을 마치고 풍선속에 담긴 슬픈사연을 스스로 털어놓았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나 남부럽지 않게 살던 집안이 남편 사업의 도산으로 온갖 허드렛일을 해온 지난 과거와, 남편을 대신해 가정을 지키며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고 시어머니를 잘 봉양한 며느리라는 칭찬을 받아왔지만 아무에게도 말 못하는 눈물겨운 혼자만의 고생 등등.

수련한지 1년이 지나자 그 여인은 명랑하게 웃으며 말했다."요즘은 시어머니가 제 일을 가장 잘 도와 준답니다."수련을 통해 여인의 성격이 명랑하게 바뀌었고, 얼굴도 밝아지니 가족모두가 화목 해진 것이다. 물론 울음주머니가 흔적조차 없어졌다. 마치 넘어져서 상처난 자국이 시간이 지나면서 흔적도 없어지듯이 말이다. 남편과 등산을 가면 예전에는 힘이 들어서 쉬었다 가곤 했는데 요즘은 남편을 앞서갈 정도로 몸이 가볍고 숨도 차지 않으며 기력이 넘친단다.

우울증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 혼자 속으로 앓는 병이기 때문에 다른사람에게 어떤 행동으로 보이기 전 까지는 그 심각성을 알아 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증세는 분명하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가슴이 답답하다. 꿈을 꾸면 가위에 눌리고, 울어도 시원하지가 않다.사람 대하는게 점점 싫어진다. 표정이 오랬동안 굳어있거나, 까닭없이 슬퍼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특히 주부에게 나타난다고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남자들도 적잖이 앓는 병이다. 또한 인생에 실패했다고 느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성취를 한 사람도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우울증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충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빨리 치료 되어야 한다.

우울증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들뜬 마음부터 차분히 가라앉히는게 중요하다. 마음을 가라 앉힘으로서 들뜨거나 흩어진 마음을 단전 한가운데 모이도록 하고, 그렇게 하면 뒤엉켰던 응어리가 가라앉는다. 이 과정이 한번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인내심을 가지고 고요히 자기 호흡을 응시하면 마침내 스스로 호흡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이때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면서 안개처럼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 이번회의 수련기는 삼풍백화점에서 생존자를 찾아낸 목포대 임경택 교수의 회원 수련기를 저자의 허락을 받아 게제 한것입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취재 기자를 모집합니다.■ 시민권·영주권자, 합법적 근무 가능자■ 취재·기사 작성 가능한 자■ 자기 소개서와 이력서 제출 (한글)news@vanchosun.com
 - 오영옥 / 코리아 비즈니스 써비씨스㈜ 실장 바람 길, 말(言語)의 길 바람에도 길이 있다. 산에서 나무들이 만든 산소와 바람은 산에서 시작하여 도시로 이동하는데 바람이 부는 방향은 자연의 섭리대로 정해진 길을 따라 다닌다. 대형건물이 많이...
모든 주상 복합 건물 주차장에 의무 설치돼야
최근 BC주의 친환경 자동차 보급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시의회는 지난 14일 열린 본회의에서 BC 청정에너지 자동차(CEV) 사업과 관련해 충전 인프라 확장에 대한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용의자 아직 검거되지 않아, 19세 남성 한 명 병원행”
13일 오후 4시경 밴쿠버 이스트헤이스팅스가(East Hasitngs St.)에 위치한 식료품점 노프릴스(No Frills) 내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9세 남성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참고로 해당 매장은 한인회관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밴쿠버 경찰(VPD)은 당일 발표한 긴급...
<▲사진=Honda Celebration of Light>지난 7일 셀러브레이션 오브 라이트 주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메트로 밴쿠버에서 열리는 2017년 불꽃놀이 행사 일정을 공개했다. 올 해로 27번째를 맞은...
팝 컬쳐 / 데이빗 포스터, '나의 베스트' 출반 캐나다 출신 '스타제조기' 프로듀서 겸 작곡가…그래미상 14번 수상 1987년, 셀린 디온을 처음 만난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가 예견했다. "셀린, 넌 세계적인 뮤지션이 될거야. 그리고 언젠가 네 우상인 바브라...
한 테일러 스위프트 팬이 촬영해 올린 영상 속 화면. 갤럭시 S23 울트라의 줌 기능을 이용해 찍은 영상 전후 비교 사진./인스타그램“삼성은 이 영상을 광고로 써야 한다. 왜냐하면 (이 영상은) 대박이니까.”최근 이 같은 문구를 단 영상이 해외에서 화제가 되고...
메트로 밴쿠버 택시 수 인구 증가에 턱없이 못 미쳐…
메트로 밴쿠버에서 택시 잡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택시 부족 문제는 신규 택시허가수가 인구 증가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것에 기인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조속한 문제 해결은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메트로 밴쿠버에 운행...
경제 활동 계층의 사망으로 국가적인 경제 손실도 우려
올 한해동안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사람 4명 중 3명은 30세~59세이며 5명 중 4명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세~59세의 남성이라면 사회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계층이다. 그런 이들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가장 많이 사망한다는 조사 결과는 국가...
<밴쿠버> 라이온스게이트 다리 올라간 남성..   밴쿠버 경찰(VPD)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경 한 남성이 라이온스 게이트 브리지에 올라가는 사건이 발생, 주변 일대 통행로가...
H마트, 굴비·한라봉·신고배 등 다양한 선물세트 선보여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다가왔다. 밴쿠버에서도 패밀리데이(Family Day) 연휴를 맞아 가족, 친척, 이웃 간 푸짐한 선물을 주고 받으면 이역만리 타향에서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BC주 아동 빈곤 문제 더욱 심각해졌다”
BC주 아동이 빈곤에 노출되어 있다는 주장이 또 다시 제기됐다. 해당 자료를 발표한 퍼스트콜(First Call)에 따르면, BC주 아동 다섯 명 중 약 한 명이 가난과 직면한 상태다. 우려스러운 것은 아동 빈곤 문제가 수치상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89년 캐나다...
시장과 이자수익 2001.11.30 (금)
제임스에게 물어 보세요 세금없는 투자 극대화 문: 최근 한국에 있는 자산을 처분, 상당한 액수의 돈을 이 곳으로 가져오려 합니다. 저는 이미 캐나다시민권자이며 캐나다에 이 돈을 투자하고 싶지만 세금때문에 걱정입니다. 좋은 투자방법이 없을까요?...
시즈닝에 들어가는 재료, 오염 가능성
스낵제조업체 프리토레이(Frito-Lay)의 일부 자사 제품이 살모넬라균 함유 가능성으로 리콜됐다. 리콜 대상은 썬칩 하비스트 체다치즈 홀그레인 통곡물 스낵(SunChips Harvest Chedda Flavor...
“BC주 평균 주급 전년 대비 1.5% 상승”
5월 BC주 근로자의 평균 주급이 전월 대비 0.2% 감소한 919달러로 조사됐다. 연간 기준 임금 상승률은 1.5%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달 전국 평균 주급은 956달러로 1년 전에 비해 0.9% 올랐다.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전달 수준인 32.8시간으로 집계됐다.준주를...
센츄럴한의과대학 이현우원장의 한방칼럼 [이현우: 센츄럴한의과대학 원장)] [전화/팩스: 1-604-523-2388; www.centralcollege.ca] 설날의 음식들은 … 이민과 객지 생활로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설상을 차리기가 무척 어려운 것이...
제임스에게 물어 보세요 재산을 분산시켜야 할까요? 문: 서울의 부동산 시장 경기가 좋습니다. 지난해 서울에 가지고 있는 아파트 가격 이 무려 25%나 올랐지요. 그래서 남편은 서울 부동산에 더 투자할까 생각 중인데 저는 그보다는 재산을 여러 곳에...
집에서 ‘후추’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키우는 직장 여성 최모씨는 어느 날부터인가 콧물, 코막힘에 시달렸다.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집에만 오면 재채기가 나왔다. 이상하다 싶어...
세계 1위 고진영(27)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연속 60대 타수와 연속 언더파 신기록을 쓰며 시즌 첫 승리를 이뤘다.고진영은 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7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데이빗 싼-쟉크, 6개월 반 동안 의료과학 실험 임무 수행
의사이자 우주비행사인 캐나다의 데이빗 싼-쟉크가 3일 러시아 소유즈 로케트를 타고 카자흐스탄에서 발사돼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날아갔다. 싼-쟉크는 미국 NASA 우주비행사와 러시아 Roscosmos 우주비행사와 함께 이날 6시31분(동부시간) 발사돼 가장 중요한...
 611  612  613  614  615  616  617  618  619  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