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청천벽력 ‘암 선고’ 후 3년 ‘새 삶’ 살고 있는 강이본 씨

경영오 기자 kyo@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05-09 15:42

“드래곤보트팀이 유방암 환우들께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일’이 몇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의사로부터 “암(Cancer)입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일 게다. 꿈에라도 듣고 싶지 않은 ‘암 진단’을 받았다면 그 심정을 뭘로 표현할 수 있을까?


강이본 씨는 3년 전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6살 때 이민 온 남편과 결혼해 삼남매의 엄마로 누구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아 온 그녀다. 주말마다 아이들과 아이스하키를 하며 건강만큼은 자신했다. 그런데 3년 전, 꿈에도 원치 않았던 상황이 벌어졌다.


“의사들은 제 경우를 두고 ‘최악’이라고 말했어요. 진단은 1기였는데 수술을 세번이나 했죠. 석달동안 세번의 수술을 하고 항암 치료를 받던 어느날 CTV에 백발의 할머니가 출연해 ‘버킷리스트’를 공개했어요. 그 중 하나가 ‘드래곤보트’였죠. 그걸 보는 순간 남편한테 “나 저거 할래”라고 했죠. 당시 제 모습은 머리카락은 하나도 없고 손톱, 발톱은 다 빠져서 보트는 커녕 혼자서 외출도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드래곤보트’를 보는 순간 눈이 반짝했어요.”



<▲ 지난 6일 치러진 드래곤보트 대회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로키포인트팀 
선수와 스태프들. 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강이본 씨. 사진=경영오 기자>


강이본씨는 6번의 항암 치료를 마친 후 유방암 환우들이 모인 드래곤보트 단체(www.abreastinaboat.com)에 연락을 취했다. 메트로 밴쿠버 내에는 지역별로 나눠져 있는 총 6개의 유방암 환우 드래곤보트팀이 있다. 그 중 강이본씨는 거주지와 가까운 트라이시티 지역의 로키포인트 팀과 연결이 됐다.


“지난 해 12월에 등록을 했고 올 3월부터 연습에 참석했어요. 일주일에 두번 매주 수, 목요일 오전에 연습을 합니다. 처음 암 진단을 받은 후 ‘죽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드래곤보트를 시작한 후 삶이 달라졌어요.”


강이본 씨는 “유방암 진단과 수술, 항암 치료 등을 겪으며 몸과 마음에 담아두었던 끔찍한 기억들을 드래곤보트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며 “새 삶을 얻은 것 같다”고 전했다. 

 


<▲ 선수를 독려하고 진행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은 모두 
발룬티어로 이루어진다. 사진=경영오 기자>

지난 3월부터 로키포인트 팀에서 신입 선수로 활동한 강이본 씨는 지난 6일 치러진 ‘폴스크릭 카누 경기 클럽 봄 대회(False Creek Racing Canoe Club Spring Knockouts)’에 첫출전했다. 결과는 전체 4위, 유방암 환우팀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만족할 만한 결과다. 그러나 오는 27일 유방암 환우팀들만이 출전하는 드래곤보트 경기에서는 꼭 1등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한인들 중에도 암과 싸우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극복’이라는 단어가 말로는 쉽지만 당사자에게는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죠. 유방암과 싸우고 있다면 저희 드래곤보트 단체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혼자 싸우지 말고 함께 싸우면 암도 저 멀리 달아날겁니다. 영어가 부족해서 또는 낯가림이 심해서 등의 이유는 떨쳐버리세요. 우린 이미 살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경험을 했습니다. 도전하세요. 드래곤보트 팀이 힘이 돼 드리겠습니다.”



<▲ 연습 경기를 마치고 여유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강이본 씨. 사진=경영오 기자


유방암 환우들로 구성된 드래곤보트 단체는 1996년 돈 맥켄지 박사(Dr. Don McKenzie)를 중심으로 처음 만들어졌고 현재 트라이시티, 리치몬드, 포트 랭리 등 메트로 밴쿠버 전역에 총 6개의 팀을 이루고 있다.

경영오 기자 kyo@vanchosun.com



<▲ 럭키 넘버 7의 로키포인트팀은 이번 경기에서 종합 4위, 
유방암 환우팀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사진=경영오 기자>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다양한 단편영화 통해 캐나다 이해하는 기회되길
제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주최측은 캐나다를 올해의 주빈국으로 선정했다. 이에 4월 2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서 관객들은 총 30여 편의 캐나다 단편영화를 감상할...
자긍심 구축과 리더십 함양의 계기되길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주철기)은 2017 청소년 모국연수 참가자를 모집한다. 대상자는 전 세계 재외동포 청소년 및 대학생으로 만 13세~23세로 5년 이상 해외에 체류한 경우에만 자격이 주어진다. 청소년 모국연수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의 재외동포 청소년·대학생이...
캐나다 건국 150주년 기념 행사 일환으로 기획
주캐나다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에서 예술 레지던시에 참가했던 캐나다인 3명의 작가전을 개최한다. 한국과 캐나다간 문화예술 교류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영화 <프리즌: THE PRISON> 3월 31일 북미 동시 개봉
영화 <프리즌>의 배경은 교도소, 등장인물은 범죄를 저지른 죄수들이다. 사회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른 남자들이 모여사는 교도소라면 양육강식의 동물적 생존법칙이 지극히...
재외동포재단이 2017 한글학교 교사 및 교장 초청연수 참가자 모집 공고를 발표했다.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글학교 교육자(교사 및 교장)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이번 연수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글학교 교육자로서의 역량 제고 및...
주밴쿠버총영사관(총영사 김건)은 제 18기 민주평통자문위원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는 제 17기 민주평통자문위원의 임기가 오는 6월말 만료됨에 따른 것이다. 총영사관은 「 서부 캐나다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중에서...
기존 스릴러물의 형식을 깬 고품격 심리 스릴러물
한국에서 개봉 첫날 이미 38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스릴러 영화 오프닝 스코어 1위’라는 영예를 안았으며 개봉 2주만에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은 영화 ‘해빙’이 드디어 밴쿠버에...
<▲사진=Honda Celebration of Light>지난 7일 셀러브레이션 오브 라이트 주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메트로 밴쿠버에서 열리는 2017년 불꽃놀이 행사 일정을 공개했다. 올 해로 27번째를 맞은...
광케이블을 통해 집과 사무실에서 초고속 인터넷 사용 가능 텔러스는 “버나비에 있는 가정과 기업의 90% 이상을 광케이블에 직접 연결하기 위해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사업은 현재 계획이 진행 중이며,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