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한국 피겨 역사상 세계대회에서 두 번째 금메달 딴 유현아

경영오 기자 kyo@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09-01 16:39

“밴쿠버에서 평창 올림픽 유치 기념, 아이스 쇼 열고 싶어”

작은거인(巨人). 스케이트 코치 겸 선수인 유현아씨를 대변하기에 이보다 좋은 단어는 없을 듯하다. 어린아이처럼 작고 갸냘픈 그녀의 몸 어디에서 이처럼 강한 힘이 생긴걸까?라는 의문이 들만큼 작은 유현아씨가 이루어낸 일은 크고 엄청나다.

유현아씨는 지난 8월 26일 리치몬드에서 벌어진 국제빙상경기연맹 주최 국제대회 ISU International adult figureskating competition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녀의 국제대회 금메달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현아씨는 지난 2014 US&Canada West Coast Challenge Adult Competition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번에 치러진 대회는 2014년의 대회에 비해 참가국과 출전 선수 등의 규모가 큰 국제빙상경기연맹 주최의 세계적인 대회다.

올해  ISU International adult figureskating competition에는 캐나다를 비롯 미국, 일본, 뉴질랜드, 프랑스, 멕시코 등 13개국에서 150여 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유현아씨는 BC주 선수들을 대상으로 치러진 예선대회를 거쳐 캐나다 대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그녀가 출전한 프리스케이팅과 아티스틱 프리 스케이팅 종목에서는 유일한 캐나다 대표 선수였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녀는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과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었다.



<▲ 유현아씨는 지난 8월 26일 리치몬드에서 치러진 ISU International adult figureskating competition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에 출전하기 전, 스케줄을 확인했을 때는 제 순서가 앞부분이었는데 후에 확인하니 제가 거의 마지막 선수였어요. 순서가 왜 바뀌었을까? 궁금했는데 캐나다 빙상협회 관계자가 찾아왔어요. 그의 말이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나중에 알고보니 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마지막에 출전시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메달을 딸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됐어요.”

내심 메달을 욕심내기는 했지만, 금메달과 은메달을 모두 차지할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금·은 메달은 물론 종합 점수 1위를 차지하며 시상대 맨 꼭대기에 당당하게 올라섰다.

 


<▲ 유현아씨의 남편 겸 코치인 데이비드 깁슨은 아내의 장점에
대해 빠른 스피드와 집중력을 꼽았다.>

남편과는 4년 전 코치와 선수로 만나 결혼까지

인터뷰를 위해 만난 자리에는 지난 3월 결혼한 유현아씨의 남편이자 코치인 데이비드 깁슨씨가 함께했다. 그는 인터뷰 중 “베티(유현아씨의 영어 이름)는 금메달을 두개 딸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이유는 “베티가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첫 번째 금메달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현아씨는 “프리스케이팅 출전하기 전날, 너무도 긴장해서 아침부터 밤 11시까지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또 연습을 하고 오후 1시 경기에 출전했죠. 그랬더니 빙상장에 섰는데 갑자기 머리가 핑돌면서 다리가 흔들리더라구요. 무리한 연습으로 생긴 후유증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경기 중 넘어지는 등 실수가 생겨 금메달을 놓쳤죠. 하지만 은메달도 감사하죠.”

첫날의 무리한 연습이 오히려 역효과였다는 걸 알게된 후 둘째 날은 연습을 줄여 원래의 몸상태를 회복한 후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가 끝난 후 한국 방송사의 기자가 연락을 했어요. 그리고는 “피겨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건 김연아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며 “한국 피겨 역사상 세계대회에서 두번째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들으니 더 감동이었어요.”




유현아는 지난 2015년 국제빙상경기연맹 주최 국제대회에 첫 출전했다. 당시 독일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해 종합 성적 5위를 차지했다. 그후 그녀의 피겨 스케이팅 사랑은 더 지독해졌는지도 모른다.

인터뷰 중 그녀의 남편이자 코치인 데이비드 깁슨이 “남편이 아닌 선수 유현아의 코치로서 할 말이 있다”고 나섰다. 그는 “베티는 피겨 선수로서 아주 좋은 몸을 갖고 있다. 키도 작고 몸도 갸냘프지만 그런 몸이 오히려 빙상 위에서 스케이팅을 할 때는 장점이 된다. 특히 점프와 스피드가 좋다. 코치로서 베티한테 바라는 점은 좀더 스피드를 내고 집중력을 키워서 김연아 선수처럼 트리플 점프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현아씨는 “감사한 얘기지만 이제는 내 경기에 욕심내기 보다는 재능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며 “특히 장애가 있는 아이들 중 스케이트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을 지도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2018년 펼쳐질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 밴쿠버에서 피겨 스케이팅 이벤트를 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가 지도하는 학생이 10여 명, 남편이 지도하는 학생이 30명 정도 돼요. 한국뿐 아니라 캐나다, 중국, 대만 등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인데 이 아이들과 함께 ‘평창올림픽 유치 기념 아이스 쇼’를 하고 싶어요. 밴쿠버에 사는 다양한 민족에게 평창 올림픽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지천명을 코앞에 둔 나이에 세계대회에 출전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고는 다시 또 새로운 아이스 쇼를 하고 싶다는 유현아씨. 그녀와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세상을 살면서 도전만큼 아름다운 일이 또 있을까요? 열심히 노력해서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경영오 기자 kyo@vanchosun.com

 


<▲ 유현아씨와 남편 겸 코치인 데이비드 깁슨은 4년 전 선수와 
코치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사진=경영오 기자>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두 번째 단편 작품 '정동' 연출한 최우진 감독
클리셰 배제한 독특한 호러로 VIFF서 호평
▲하우스 호러 단편영화 <정동>으로 VIFF에서 호평을 받은 최우진 감독 (사진= 김세정 인턴기자) 올해로 42회째를 맞이한 밴쿠버국제영화제(VIFF)가 지난달 28일 개막해 8일까지 성황리에...
캐나다 한국어 교육학회 고경록 학회장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환경 아직 열악”
지난달 17일 UBC 밴쿠버 캠퍼스에서 캐나다한국어교육학회(CATK)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캐나다 전역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이 대면과 비대면으로 참석해, 디지털 시대에...
가이 블랙 씨, 가평전 기념식 맞아 랭리-포천 300km ‘대장정’
“한국전 기념사업 위해 평생 바칠 것”
가이 블랙(Guy Black) 재향군인회 명예 회원이 가평전투 기념식(4월 21일)을 앞두고, 오는 14일 한국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블랙 씨는...
동화 ‘When Father Comes Home’의 사라 정 작가
어린 시절 실제 겪은 이야기 동화에 담아
한국 기러기 가족의 애틋함과 그리움을 담은 영어 동화가 북미 독자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동화의 주인공은 바로 밴쿠버 출신의 사라 정(25) 작가다. 그는 지난해 가을, 본인의...
‘바이오린클’, 음식물찌꺼기 퇴비화 기술
나나이모 시청에도 음식물 처리기 설치
▲애크미그린 박진근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직원들이 '바이오린클' 사용법에 대해 시연하고 있다. / 사진=애크미그린 제공팬데믹으로 인한 변화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지만, 환경과 위생에...
BC주 한국교육원 설립 추진위원회 ‘한마음’ 발족
랭리 파인아트 스쿨 교사와 학생들 주축으로 첫 삽
교육청 소속 직원 및 교사들 적극적인 관심 보여
▲랭리 파인아트 스쿨 강수연 교사 / BC주 한국교육원 설립 추진위원회 위원장 / 사진=배하나 기자BC주에 한국교육원을 개설하자는 추진위원회 ‘한마음’ 이 지난 2월 5일 발족되었다....
아이스하키 선수, 모델 거쳐 BC주 최초 한국인 아이스하키 심판된 한율씨
<▲캐나다 아이스하키협회, BC주 심판협회 패치를 들고 포즈를 취한 한율씨 (사진=손상호 기자)>아이스하키 선수에서 인기 광고모델, 평창패럴림픽 심판과 국제학교 선생님을 거쳐...
넷마블 투자..밴쿠버 게임산업 성장 견인차 될 것 / 고용 통상 및 기술 장관 인터뷰
“잠재력과 역동성이 놀라운 한국과 BC주와의 교류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BC주 비즈니스 교역을 담당하고 있는 브루스 랄스턴 고용 통상 및 기술 장관이 최근 본사를 방문해...
6번째 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데릭 코리건 현 버나비 시장
대표적 친한파 성향 정치인-한인들의 역량 강화 도울 것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 놀라워..양국 관계 진전 희망BC지자체 선거가 내달 20일에 열린다. 이번 선거에는 한인 후보가 4명이나...
밴쿠버서 할리우드 무대로 맹활약 / ‘레고무비’ ‘파워레인저’ ‘스파이더맨’ 등 3D분야 다수 참여 / 소니픽쳐스 등 세계 유수 기업에서 활발한 활동 펼쳐
<▲ 소니 픽쳐스 이미지웍스(Sony Pictures Imageworks)에서 시니어 프리비즈/레이아웃 아티스트(Senior Previs/Layout Artist)로 일하고 있는 김아름씨. 사진 = 최희수 기자 >요즘 영화의 성공은...
이재정 경기교육감 3일-10일, 북미 지역 한글학교 학술대회 강연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한국어 교육 정책도 변해야 합니다. 이제 변방에 머물던 수준의 한국이 아닙니다. 전 세계인들이 한글로 된 책을 읽고 한국어 가사의 노래를 부르고 문화를 함께...
숭실교회 변상호 담임 목사
<▲숭실교회 변상호 담임 목사>“가난한 목회자 아내로 평생 하나님의 일을 하다 홀로 남겨져 외로운 여생을 보내고 있는 사모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고자 시작했던 일입니다....
크래프티드 밴쿠버 대표 캐리 로스씨 5월9일-18일 한국도자기 전시회, 19-21일 워크샵 개최
      <▲한국 도자기 전시회와 관련 미팅을 가진 크래프티드 밴쿠버 캐리 로스(가운데)씨와 한지공예협회 김제우 회장(왼쪽), 장민우 평통 부회장>“한국 도자기의...
4월3일 출판되는 저서 ‘Krista Kim-Bab’, 2018 CBC 8대 중학교 권장도서로 선정
       <▲안젤라 안 작가가 자신의 첫 저서인 영어 아동도서 '크리스타 김밥'을 소개하고 있다>글쓰기에 대해 한번쯤이라도 고민하거나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밴쿠버에서 평창 올림픽 유치 기념, 아이스 쇼 열고 싶어”
작은거인(巨人). 스케이트 코치 겸 선수인 유현아씨를 대변하기에 이보다 좋은 단어는 없을 듯하다. 어린아이처럼 작고 갸냘픈 그녀의 몸 어디에서 이처럼 강한 힘이 생긴걸까?라는 의문이...
"입양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 홀트아동복지회 말리 홀트 이사장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1945년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는 8·15 광복절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뜻깊은 날이면서 동시에 재외한인동포 이민사에서도 중요한...
한인 참전용사 6·25 수기 정리해 출판한 밥 오릭씨
“저는 한인 참전용사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야 어릴 때 참전하게 된 것이고…”  “우리말을 모르는 한인 후대에게 6·25와 우리의 경험을 역사로 전할 수 있게 정말 큰...
[한국] 지난 11일 오전 11시 정각.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사이렌과 총성이 울리자 1200여명이 묵념했다. 같은 시각 미국·캐나다·터키 등 20개국에서도 부산을 향해 묵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줄리안 판티노 캐나다 보훈부 장관
“한국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후대에서도 기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10일 버나비 센트럴 파크 내 평화의 사도비를 방문해 헌화한 줄리안...
노스 밴쿠버 청소년 한국어 모임 ‘우마싹’
‘우리 아이와 동네 아이들에게 한국어 책을 읽어 줘야겠다’라는 생각이 시작이었다. 모인 아이들이 친구를 데려오기 시작하면서 3명이었던 아이들은 10명으로 늘었다. 그러면서...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