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브로드웨이 밴쿠버 종합병원과 브로드웨이 시청 사이에 있는 BC 암재단(BC Cancer Foundation) 에는 매일 온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환하게 미소 짓는 아줌마 기부자가 찾아온다.
그녀의 이름은 지아 트란 (Gia Tran·사진). 62세의 베트남 출신 이민자다. 그녀는 이 재단에 들러 그 날 빈 병과 캔을 주어 번 돈을 기부금으로 낸다.
벌써 20년 이상을 한결같이 그렇게 해왔다. 재단 접수자는 “그녀는 언제나 빅 스마일과 함께 온다. 그리고 언제나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한다, 난 사람들을 돕고 싶다, 고 말한다”라고 ‘헤이스팅스 천사’로 불리는 트란을 소개했다.
그녀는 9일에도 10달러 지폐와 투니 한 개를 내놨다. 재단 직원은 기록이 10년분밖에 없어 정확하진 않지만 트란이 지난 21년 동안 기부한 돈은 약 1만5천불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란(한자로 陳)은 “우리 아이들이 엄마, 밖에 나가지마, 너무 추워, 하면 나는 이렇게 말해요. 난 사람들을 돕고 싶다. 난 병원에 가고 싶어 - 암병원, 난 사람들을 도와. 그러면 애들이 그래, 엄마 가, 가, 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녀는 메인과 이스트 헤이스팅스 거리 근처에 사는데, 주로 헤이스팅스를 따라 빈 용기들을 주우러 다닌다. 사람들이 밖에서 더 많이 마시는 여름을 좋아하고 유리병보다는 캔이 가볍고 끌고 다니기 쉬워서 선호한다.
빈병 자루를 들고 버스 타기가 어려우니 (버스는 한 자루로 제한) 걸어서 바틀 디포에 가 돈으로 바꾼 다음 또 걷거나 버스를 타고 재단으로 향한다. 빠르면 45분, 늦을 땐 1시간 반도 걸리는 이 여행이 트랜에게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그날 번 돈을 사람들을 돕기 위해 바치러 가기 때문이다. 왜 이 재단을 기부처로 택했는지는 그녀 자신도 모른다. “몰라요. 그냥 습관이 됐어요. 사람들이 행복하니 나도 행복하지요.”
재단 직원들에게 트란의 방문은 그 날의 절정이요 기쁨이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따라 웃게 되는 전염성 강한 웃음이 사무실 전체에 퍼져 모두를 미소짓게 하고 모두를 기분좋게 한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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