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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조력 자살법이 나를 일찍 죽게 했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11-01 16:37

유방암 4기 파커, 임종 순간까지 법의 문제점 호소
57세의 핼리팩스 주민 오드리 파커(사진). 그녀는 1일 자신의 생애를 끝내기로 결정했다.
전직 볼룸 댄스 강사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이혼녀인 파커는 유방암 4기 환자다. 암이 그녀의 뼈들로 전이됐고 뇌에 종양이 생겼다.
그녀는 “괴로워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허용한 법에 감사한다. 그러나 이 법에는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파커는 죽기 전에 마지막 정치적 투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소셜미디어, 신문, TV를 통해 2년된 이 조력 자살법(Assisted Suicide Bill)이 자신이 더 살고 싶은 만큼 살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며 개정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캐나다 조력 자살법은 2016년 의회를 통과해 치사 주사를 통한 안락사 (Medically Assisted Dying)를 합법화했다. 파커는 이 방법을 사용하기로 하고 1일 자신의 생애 마지막 날을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1일 꼭 죽을 필요가 없었다. 더 살 수 있을 만큼, 최소한 이번 크리스마스까지는 살다 죽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의 뼈들에 파고 들어간 암은 그녀를 악몽같은 고통에 시달리게 했다. 팔을 잘라내고 다리를 잘라내고 싶은 무서운 통증이었다.
그래도 법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빨리 죽지 않아도 됐다. 법은 “환자가 조력 자살에 동의하기 직전 정신적으로 완전하게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의사나 간호사에 의한 약물 주사 조력 자살은 불법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죽는 순간에 정신이 온전해야 한다는 이른바 ‘최후 단계 동의’ (Late-stage Consent) 규정이다. 이 때문에 미리 동의를 하고 나중에 병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 도움을 받아 죽을 수가 없게 돼 있다.
파커가 만약 진통제나 암에 의해 의식이 없어진 상태라면 조력자살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녀는 그래서 정신이 정상일 때 동의를 할 수 있게 하려고 할 수 없이 1일을 D데이로 정한 것이다.
연방 보건부 장관 지넷 파팃파스는 “파커를 위해 내가 법을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법은 모든 캐나다인들을 위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개정 관련 추천들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커는 1일 안락사를 준비하며 “내가 죽는 날을 골라야 하는 건 불행이다. 난 내가 고통받는 걸 내 어머니가 보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법을 바꾸고 있다. 난 그 법을 바꾸는는 데 아주 가까이까지 갔다”고 자신의 그동안의 투쟁에 만족하며 미소지었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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