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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유학 열풍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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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0-00 00:00

조기유학 열풍 (3)


소외감 극복 못하면'유학생'아닌'유랑학생'

- 미국 현지 르포






지난 2월 교육부에서 조기유학 전면 자율화 방안이 발표된 후 미국 로스엔젤레스 글렌데일 교육구에는 한국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한인들이 밀집된 글렌데일 교육구는 최근 들어 조기유학에 대한 한국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잦아 방학 중임에도 학생 서비스 오피스를 열어두고 있다.

▲ 윌슨 하이스쿨에 다니는 이정걸군과 시더레인 하이스쿨에 다니는 정은 남매는 성공적인 조기 유학 사례로 꼽힌다. 남매가 받은 상은 커뮤니티 봉사상을 비롯, 10여개나 된다.

이 교육구 직원 신디 오씨는 많을 때는 하루 30여건씩 문의가 들어온다며"한국 정부의 조기유학 방침은 이곳의 교육 현실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유학생'을 배출하는 것인지'유랑학생'을 배출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글렌데일 교육구 장학사 미나 한씨는"조기 유학 온 학생들은 대체로 미국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며 약 6개월 정도 지나면 적응도 잘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한국에 있는 부모들이 오히려 문제점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중요한 청소년기에 일찌감치 유학을 보내야 영어라도 잘 배운다는 부모의 욕심으로 어린아이들을 미국 현지에 맡긴 채 생활비나 교육비만 보내면 소임을 다하는 것으로 착각, 아이들을 위험한 지경에 빠뜨리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집중취재>

조기유학 성공 7계명




교육비 보낸다고 다는 아니다



조한나(피어스 칼리지 1년)ㆍ은혜(19ㆍ그라나다 힐스 하이스쿨) 자매는 별 어려움 없이 조기 유학을 하고 있는 경우. 그라나다 힐스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도 학군이 좋다는 벨리에 있는 중산층 한인들이 몰려 있는 곳. 언니 한나양은 미국 고등학교를 거쳐 올해 대학에 진학했다. 이들은 "또래 친척 언니의 도움으로 학교 적응에 문제가 없었으며 교내 서클 활동이나 외출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받아 부모님과 함께 있는 것이나 다름없이 지냈다"고 말했다.

부모는 이들을 돌봐주는 친척에게 월 1000달러의 생활비를 보내 주었고 자매는 한달 용돈으로 두 사람이 합쳐 50달러만 받는 등 매우 검소한 생활을 몸에 익혀 왔다.

▲ 미국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에 있는 브리지 아카데미 차터 스쿨의 10학년 역사시간. 담당교사가 소그룹으로 나뉜 학생들 사이를 돌며 개별지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2년간 친척집에서 지낸 뒤 1년 전 아파트를 얻어서 나왔다. 일주일에 이틀을 일식집 스시바에서 아르바이트로 부족한 생활비를 벌고 있다. 스시바 수입은 시간당 5달러75센트로 하루 4시간 일해 팁과 함께 하루 약 90달러의 수입으로 자동차 월부금과 보험료, 용돈으로 쓰고 있다. 친척집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부모가 보내주는 돈은 마찬가지. 이들은 "스스로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봉급생활을 하시는 아버지가 자식을 둘씩이나 유학을 보내고 힘들어 하시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고생도 힘들지 않다"며 밝게 이야기했다.

마침 방학을 맞은 자매를 보러 미국에 왔다는 아버지 조기형(51ㆍ 한국전력 근무)씨는"아이들 때문에 나 자신을 희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우리 현실상 적어도 2개국어 정도는 해야만 미래의 일꾼으로 무리없이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두 딸의 조기유학을 결정했었다"고 말했다.

조기유학이 기대와는 달리 실패로 끝나게 되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부모들의 통제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낮선 이국 생활에서 오는 문화적 충격과, 언어장벽으로 인한 소외감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태영 (19)ㆍ유선(16) 남매는 이 때문에 지난해 가을 다니던 LA 하이스쿨을 그만두었다. 2년 전 미국에 온 이들은 초기에는 부모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지냈으나 IMF 이후 송금이 줄어 급기야 가디언(학생 보호자로 돈을 받고 부모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으로부터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신분도 불법으로 변해버려 지금은 태영군의 영화 엑스트라 수입으로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유선양은 공립학교 생활이 너무 싫어 부모님께 사립학교로 보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부모들은 이런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다. 결국 부모에게 알리지도 않고 학교를 그만 둔 이들은 부모들이 자신들을 찾으러 미국에 올까 두려워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 몇몇 친구들에게만 있는 곳을 알린 채 처음 기대와는 전혀 상반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남매는 한국에서의 학교 생활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다른 수업방식에 적응을 하지 못해 성적도 저조한 편이었다.

미국에 온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기초 생활영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AIC국제대학 최순일 학장은"정부, 학부모, 학생이 삼위일체로 조화를 이룬다면 중학교 졸업 정도의 시기부터 영어권에서 교육을 받는 어린 학생들은 완벽한 영어와 문장 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영어를 한국어처럼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제도와 그들의 삶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면 영어는 의사 소통 도구에 그칠 뿐이다. 영어와 미국, 그리고 세계를 잘 알게 하려면 적응 능력이 왕성한 12~13세에 유학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교육제도 충분한 이해 필요



최 학장이 조기유학의 성공사례로 소개한 이정걸(16ㆍ윌슨 하이스쿨 10학년)ㆍ정은(14ㆍ씨더레인 하이스쿨 8학년) 남매는 지난 4년간 LA 검찰총장으로부터 받은 커뮤니티 봉사상을 비롯하여 학업 우수상, 개근상 등의 각종 상장이 10여장이나 된다. 깔끔하고 단정한 차림새의 정걸군과 귀여운 덧니를 드러내며 웃는 정은양의 맑은 모습에서 부모와 떨어져 산다는 외로움과 고달픔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동생과 함께 조기유학을 와서 글렌데일의 친척집을 거쳐 지금은 로스앤젤레스 동부 하시엔다 하이츠의 한 가디언 집에 머물고 있는 정걸군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몸에 밴 듯 매우 어른스러웠다.

글렌데일 교육구 장학사 미나 한씨는"한국에서 학생비자(I-20)를 받아 온 학생은 공립학교 입학허가를 받을 수 없으며 관광비자(B-1,
B-2)로 들어온 학생도 6개월 이내에 공립학교 입학허가를 받을 수 없다. 오히려 신분이 불법일 경우는 공립학교 입학이 가능한 것이 미국의
교육제도"라며 관광비자로 들어온 학생들은 공립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불법신분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이런 경우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대학 진학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결국 미국의 교육제도에 대한 충분한 정보나 이해없이 오는 것은
자칫 자녀의 장래를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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