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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사회의 청소년 유형과 유해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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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0-00 00:00

밴쿠버에서의 한인 청소년



한인 사회의 청소년 유형과 유해환경

“기성세대의 이기심과 상업주의가 청소년 유해 환경을 만들고 있다”






■ 한인YMCA 주최 청소년 문화 진단 좌담회 지상중계

우리 자녀, 건전한 육성을 위한 방안 모색



문 철 봉 (한인YMCA총무)



청소년들의 제1차 생활환경은 부모의 직접적인 보호 아래 있는 가정이며 2차적인 환경이 학교이고 그 다음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내는 또래집단이다.

1차공간인 가정은 부모의 가치관과 개성, 관습에 따라 각각의 분위기와 생활양식이 이루어지며 학교공간은 교육이라는 이념과 목적의 공통된 룰속에서 질서와 지식을 습득하며 사회공동체의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또래집단의 바깥 생활은 이 두 공간의 생활양식과 의식들이 혼합되고 연장되어 나타나는 저들만의 독특한 문화 공간을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가정외적인, 학교외적인 바깥생활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고 비중있는 일이나 현실적으로 기성세대가 여기에 접근하기 어렵고 또 접근한다 하더라도 윗세대의 고정관념으로 인해 이해가 쉽지 않다. 기성세대가 이들을 확인하고 이해하는 방법은 지나온 자신의 청소년기를 뒤돌아보고 그때를 유추함으로 변함없는 청소년기를 재인식하는 것과 현재의 청소년 문화 공간들을 파악 분석해서 이들의 현황과 행동양식, 심리와 성장의 과정을 살펴 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자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놓치고 고착화된 관념으로 인식되기가 쉽고 후자는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로 객관성 있는 분석과 통계의 전문적인 일이라 누구나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역시 이번 청소년 좌담을 위해서 전문적이진 못하지만 최대한의 자료에 의한 객관적인 분석을 시도하고자 했으나 역부족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은 한인 사회의 청소년 관련 자료라는 것이 한인 업소록과 주소록, 언론의 광고란이 전부였고 청소년의 관련 업무나 행사, 사고 사건 등의 목차나 일지 조차도 찾을 수 없었으니 이에 관한 자료는 전무한 상태라 말하고 싶다.

아쉬운채로 자료라고도 할 수 없는 한 두개를 가지고 다음과 같은 생각들을 개진코저 한다.

▲한인 사회의 청소년 유형

▲한인 업소록에 있는 청소년 이용 가능 시설에 관하여

▲청소년 유해 환경





1. 한인 청소년의 세대 유형



1) 1.5세대 청소년 : 부모를 따라 이민 온 세대를 보편적으로 모국어를 사용하고 이곳에서의 사회, 문화 적응과 함께 영어라는 제2 언어를 모국어 같이 익혀야 하는 오늘 우리들의 논의의 중심에 있는 존재들이다.

2) 2세대 청소년 : 이민 1세대 또는 그 이후 세대의 부모를 통해 이곳 시민권자로 출생한 자녀들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부모세대의 모국어를 듣고 일부 사용하는 영어가 국어인 청소년들이다.

3) 0.5세대 청소년 : 입양자로써 이곳 문화와 생활양식속에 별의식 없이 살다가 청소년기를 거치며 자신의 혈통, 뿌리와 자아의 정체성에 물음을 갖고 자란 청소년 세대로 비교적 우리들 관심외적인 존재들이다.

4) 유학세대 청소년 : 조기 유학으로 가정과 정서적 뿌리를 한국에 두고 이곳에서 생활하는 최근에 형성되기 시작한, 한인 사회의 또 다른 문제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대이다.

여기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근원적으로 복잡 다양한 유형과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서로가 다른 배경과 조건을 가지게 되고 이에 따라 각기 다른 욕구와 행동들이 표출될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또 이러한 다른 유형들의 청소년들이 동포라는 동질감으로 만나고 어울렸을때 이들이 공감하고 공유한 그 무엇을 창출해 내기 위해선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것들에 더하여 타민족의 청소년들과 어울릴 때는 이들의 주변이 또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우리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일듯 싶다.



2. 한인 업소록에 있는 청소년 이용 가능 시설에 관하여



△노래방 8 △당구장3 △비디오대여점 10 △오락실 2 △간이음식점 6 △나이트클럽 1

위와 같이 비디오 대여점이 으뜸이고 다음이 노래방이다.

비디오 대여는 가정의 실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여가의 한 형태라 우리는 이것에 별 비중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들이 모국어를 쉽고 편하게 여기며 한국 비디오를 본다면 온가족이 함께 앉아 서로의 느낌을 나누며 보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의문을 갖게 된다. 현대의 매스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주는 막대한 영향을 생각한다면 이것도 쉽게만 생각하고 지나갈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다음이 노래방인데 여기서 수치만 가지고 노래방과 비디오대여점의 비중을 견줄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오늘 이 좌담회를 끌어낸 정군의 사건이 노래방과 비디오대여점의 비중을 견줄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오늘 이 좌담회를 끌어낸 정군의 사건이 노래방에서 일어났다고 해서가 아니라 우리 청소년들의 여가 형태와 놀이 중심이 이쪽으로 다 몰려있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생일파티라면 가야하는 정해진 장소요 또 부모들이 마련해 주는 장소기도 하고 또 몇몇이 만나면, 무슨 무슨 모임의 끝이면 뒷풀이의 당연한 코스기도 하다. 이것은 우리 어른들의 오락습관과 문화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옮아간 것중에 아주 대표적인 것이라 본다. 이것을 따져보면 부정적인면 보다 그래도 긍정적인면이 더 많다. 그런데도 이것이 왜 우리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이고 유해가 되는 곳으로 나타나는가?

그리고 우리는 청소년들이 가져야할 여가시간과 장소가 너무 없다고 한다. 그러면 한인 회관이나 YMCA 회관, 여러 단체들에서 당구장과 디스코텍, 기타 놀이공간을 차려 놓고 이들이 이용하기를 바란다면 과연 얼마나 올까? 함께 생각해 볼 문제이다.



3. 청소년 유해 환경



우리 주변에서 청소년들의 유해한 것은 무엇이며 어떤 것이 유해 환경일까? 많겠지만 그중 몇가지만 추려본다.

첫째는 우리 기성세대의 연대와 공동체의 부재가 청소년들에게 유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으로 말하면 모두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는 있되 이 문제의 해결과 예방을 위해 다 같이 나서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또 부모로써 자녀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공동의 관심과 공동의 애정을 갖지 않는 이것이 바로 청소년의 가장 큰 유해 환경인 것이다.

둘째는 기성세대의 이기심과 상업주의가 청소년 유해 환경을 만들고 있다.

노래방과 당구장, 게임방이 청소년의 유해 장소가 아니다. 오히려 유익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건전한 곳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이름의 장소들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장소로 인식되어져 가는가? 이유는 이런곳에서 술과 담배가 건네지고 거래가 되며 이를 위해 어른의 눈을 피하는 장소로 사용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큰 비중은 아니지만 이것들을 묵인하고 방조하며 사업의 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어른이 있기 때문이란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

셋째는 부모의 지나친 관용과 넘치는 재정의 지원이 유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제 겨우 예비 면허증을 취득한 자녀에게 대가성 없는 선물로 비싼 새차를 선물한다거나 나이에 비해 넘치는 현금을 쥐어줄때 이들이 하는 일이라는건 너무나 뻔하지 않는가? 이는 물론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이 일부가 청소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이렇게 차를 몰고 온 시내를 휘몰아 다니는 아이들, 시간만 있으면 쇼핑몰과 유명 브랜드점을 쓸고 다니는 아이들을 볼때마다 저들만을 나무랄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는건 비단 나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 것이다.

넷째 지나친 교육열과 학벌주의가 청소년들을 유해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보상심리가 자녀의 교육성취에만 있을때 이것은 교육이기 이전에 또 다른 형태의 가학이며 학대가 됨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이렇게 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이나 서클 활동, 캠프 등을 주선하기 보다는 방과후의 과외수업, 여러 종류의 레슨에 아이들을 쉴틈 없이 데리고 다니는 학부형들을 보면서 이곳 캐나다에 와서까지 꼭 저래야 될까 싶다. 특히 조기유학의 신기류에 편승하여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있는 아이들… 공부도 공부지만 친구 없는 외로움과 서러움, 홈스테이의 부적응 등으로 눈물 뺀 이 아이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유학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대단해서 이 아이들을 이렇게 몰아치나 싶다.

다섯째는 지나친 국수주의의 아집과 편협된 사고, 편견이 유해 환경을 만들고 있다.

너무 지나친 한국적 사고, 우리 전통과 문화를 고집하다 보니 타 문화와 양식에 대해 배타적이 되고 이민와서 살면서 삶의 터전이 되는 이곳의 좋은점 까지도 내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 앞에서 청소년들의 놀이 공간이 없고 갈만한 곳이 없다고 했는데 다시 살펴보니 이곳은 우리 한인들의 울안에서의 말이고 이곳 사회 전체를 펼쳐 놓고 보면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것임을 알게 된다. 지역 마다의 레크레이션 센타, 건강 센터, 도서실, 공원, 볼링장, 당구장, 골프장까지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고 아니면 청소년들끼리 또래의 팀 활동을 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지역마다 수도 없이 많은데 우리는 왜 없다고 느끼는 걸까?

물론 이곳 백인들의 주류 사회의 벽을 뛰어 넘기 힘든 것임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기성세대가 우리만의 틀을 만들어 고집하므로 아이들에게 저 넓은 땅, 넓은 세상을 향한 웅지와 꿈을 위축 시키고 있지나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의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며 다음 세대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또한 이들의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이며 즉시에 풀어야 할 최우선 당면 과제인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주변을 쉼 없이 돌아 봐서 흩어진 것이 있으면 주워 담고 소담히 봉우리를 맺으면 활짝 꽃 피워 튼실히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어루고 감싸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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