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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한국 알리는 ‘민간 외교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2-06 00:00

포코 블레이크번 초등학교 한인 학부모·학생들,

‘한국 설’ 문화 소개 행사 열어 눈길 모아



음력 새해를 맞아 광역 밴쿠버 곳곳에서 중국 설 축하 행사가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인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중국 설’이 아닌, ‘한국 설’을 알리기 위한 행사를 열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포트 코퀴틀람 소재 블레이크번 초등학교 강당에서는 이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한국 전통 문화 공연이 벌어졌다. 무대 위에서는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이 준비한 부채춤 공연에 이어 서북미국악원 단원들의 탈춤과 사물놀이 공연, 태권도 시범 등이 벌어졌다. 학생들의 아리랑 연주에 이어 빛깔 고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한인 학생들이 무대 위로 밀려나오자 강당 바닥에 앉아 옆 친구와 속삭거리던 어린 학생들의 눈길이 일제히 분홍빛 부채살 위로 쏠렸다. 학부모들에게 빌린 한복을 차려 입고 자리를 함께 한 교사들도 학생들의 춤사위에 큰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학교 현관과 복도에는 한국 전통 혼례복을 입힌 마네킹을 비롯해 한인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함께 한달 내내 그리고 오리며 공들여 만든 게시물들이 한국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한 한인 학부모가 비행기로 공수해온 한국 안내 책자와 포스터가 복도와 강단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날 점심 시간에는 전교생과 학부모, 교사 등 700여 명이 한인 학부모들이 준비해온 떡과 불고기, 잡채, 김치, 김밥 등 50여 가지의 음식으로 푸짐한 점심 식사를 했으며 학생들은 윷놀이와 제기차기 등 한국 민속 놀이를 배우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이 학교 학부모 마리아 고달 씨는 “모든 행사를 준비해준 한인 학부모들의 노력과 정성에 감동 받았다”며 “모든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모린 더켄도프 교장<사진>은 “다문화 사회 속에서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고 그 가치를 존중하는 자세를 길러주는 것은 우리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밝히고 “그 동안 해마다 중국 설 행사가 개최됐는데 최근 한인 학생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는 한국 설 행사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또 더켄도프 교장은 “한인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처럼 교육적으로 훌륭한 행사가 결코 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학부모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포트 코퀴틀람 신흥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블레이크번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약 400명이며 그 중 아시아계 학생이 전체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한인 학생수는 45명이다. 이 학교 한인 학부모회 대표 김호운 씨는 “한달 넘게 학부모들이 매일 함께 모여 행사를 준비하면서 그 동안 서로 모르고 지내던 학부모들끼리도 친해 지고 교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며 “우리 아이들도 부모가 학교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든든한 마음을 가지게 됐고 무엇보다 모국인 한국에 대해 긍지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한카 수교 4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여러 행사에 한인 사회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설 문화 행사를 통해 포트 코퀴틀람의 한 작은 커뮤니티에 한국을 알린 블레이크번 초등학교 한인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가 선 자리에서 어떻게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그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주었다.



조은상 기자 eunsang@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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