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리, 벌금 부과 그만” 법원, 우버 손들어줘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우버가 택시업계, 써리시와 기싸움에서 연이은 승전고를 울렸다.

BC주 대법원은 7일 오전 써리시는 더 이상 우버 운전자에게 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 23일 BC주 여객운송위원회(PTB)로부터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운영을 승인받았던 우버는 다음날 바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밴쿠버의 차량공유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그러나 우버는 ‘밥그릇 사수’를 외치는 택시업계와 이들을 등에 업은 써리시의 반발에 부딪히며 지난 2주간 우버 기사들은 눈치를 보며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9개의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택시 회사들이 중심이 된 택시 협회는 우버와 리프트에 너무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며 이들의 운영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낸 데 이어, 써리의 더그 맥칼럼(McCallum) 시장은 우버의 시내 운영 면허를 승인한 적이 없으니 우버 운전자가 써리 시내에서 승객을 태우면 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바 있다.

맥칼럼 시장은 택시업계와 끈끈한 관계를 맺어오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BC주 법원이 지난 6일 택시 협회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7일 써리시의 벌금 부과를 멈춰 달라는 우버의 가처분신청까지 받아들이면서 우버를 비롯한 차량공유 업체는 메트로 밴쿠버 지역 운영에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버의 손을 들어준 베로니카 잭슨(Jackson) 판사는 “써리시는 우버에 운영 면허를 요구하는 동시에 면허를 발급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미 PTB와 재판소는 BC주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확인했고, 써리시는 운영을 막을 권한이 없다”라고 판결문을 읽었다.

사실 법원의 이와 같은 판결은 예상됐던 바였다. PTB의 우버에 대한 승인은 BC주 전체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써리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면허를 독자적으로 발급한다는 발상 자체가 넌센스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존 호건 BC주 수상 역시 맥칼럼 써리 시장에게 벌금 부과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써리시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법원의 판결을 따를 것이고, 더 이상 차량공유 업체에 벌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라고 밝히며 패배를 인정했다.

한편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택시 업계는 다른 절차를 고려하겠다고 언급하며, 이들의 법정 투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