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경기 침체로 빚도 안 낸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사진=Pixabay

경기 침체로 캐나다인의 소비가 위축되며 부채 증가율도 같이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기관인 에퀴팩스(Equifax) 캐나다가 최근 발표한 2019년 신용 등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캐나다인의 부채는 총 1조9890억 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주택 구매자들이 2018년 이후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에 적응하며 모기지 채무는 총 1조3400억 달러로 5.2%가 증가했지만, 비모기지 부채는 2018년 4분기에 비해 2.7%만이 올랐다.

에퀴팩스 캐나다 데이터 분석 담당 빌 존스턴(Johnston) 부사장은 “모기지 외 신용에 대한 수요는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인구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비모기지 부채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의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상당히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1인당 평균 부채액수는 7만2950 달러로 전 해에 비해 2.7%가 상승했으며, 이 중 신용카드, 대출금, 라인 오브 크레딧(lines of credit)이 포함된 비모기지 부채액수는 단 1%가 오른 2만3760 달러에 그쳤다. 심지어 자동차 대출금액은 1년 전에 비해 1%가 하락했다.

비모기지 부채액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평균 2만9076 달러인 앨버타였지만 이전 해에 비해선 1.46%가 하락했으며, 그 뒤는 2만4851 달러인 BC주(+0.35%)였다.

한편 신규 모기지 금액은 28만9000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2%가 증가했으며, 밴쿠버는 7.4%가 오른 45만5000 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토론토의 신규 모기지 금액은 44만8000 달러로, 8.5%가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존스턴 부사장은 “많은 캐나다인이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에 적응해 다시 주택 시장에 뛰어오른 것으로 보이며, 큰 경제적 변화가 없는 이상 이 추세는 202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부채 증가율 감소와 경기 침체의 결과로 90일 이상의 연체율(3달 이상 지불하지 못한 신용 사용자 비율)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4분기 비모기지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가 오른 1.19%로, 지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연체율은 PEI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증가했다.

특히 BC주의 연체율이 가장 많이 올라(+14.4%) 0.98%를 기록했으며, 앨버타와 온타리오도 10% 이상 증가했다.

모기지 90일 이상 연체율 역시 1년 전보다 0.18% 올라 2016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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