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외국인 입국 금지···"공격적 대응할 것”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외국인 입국 금지를 발표한 저스틴 트뤼도 총리 (사진=Justin Trudeau Instagram)

코로나19 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가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16일 오후(현지 시간) 오타와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러스로부터 캐나다를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캐나다 시민·영주권자가 아닌 사람들의 입국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입국 제한은 18일(수)부로 시행되며 캐나다 시민권자 및 영주권자의 직계가족, 미국 시민권자, 항공 승무원, 외교관 등은 예외로 뒀고, 입국 제한을 언제까지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인을 예외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미국 양국 간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라고 말해 방침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트뤼도 총리는 18일부터 적용될 추가 조치에 대해 설명하며, 조금이라도 바이러스 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캐나다 입국 여객기 탑승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캐나다에 입국 국제선 여객기를 수용하는 공항도 밴쿠버 국제공항(YVR),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YYZ), 몬트리올 트뤼도 국제공항(YUL)과 캘거리 국제공항(YYC), 총 4개 공항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멕시코, 카리브해 발 항공편과 화물 수송은 예외다.

정부, 캐나다인 귀국길 도울 것

트뤼도 총리는 해외 방문 중인 캐나다인에게도 “이제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다. 만약 해외에 있다 캐나다로 입국한다면 14일간의 자가격리 조치하길 바란다”며 빠른 시일 내의 귀국을 권고했다.

그러나 연방 정부의 발표에 따른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해외 방문 캐나다인 중에서는 정부의 발표 이전부터 여행 일정을 바꿔 이른 귀국을 원했음에도 항공·여행사 문의 전화 폭주로 전화가 연결이 원활하지 않고, 항공권 가격 폭등으로 쉽게 표를 구입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심지어 캐나다행 여객기가 아예 취소되어 해외에서 발이 묶여 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해외에 있는 국민이 집에 안전하게 돌아오는 길까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항공권 가격 폭등과 귀국 비행기 편 취소 등으로 귀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나다인에게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지원 금액은 최대 5000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외에 방문 중인 국내 거주 비 시민·영주권자에 대한 조치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재정적 위기 몰린 캐나다인 지원 약속

연방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도 재정적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17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용보험(EI)과 같은 재정적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입법 조치를 고려하고 있고, 자세한 관련 내용은 검토 후 내일(18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고용보험을 비롯해 연방정부가 검토 중인 재정 지원 내용은 ▶직원이 직장에 나오지 못해도 계속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자영업자 지원 ▶모기지 지원 ▶육아 혜택 강화 ▶저소득 가정을 위한 GST 면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약속함에 따라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과 유급 병가 혜택이 없어 자가격리 기간 동안 소득이 없는 근로자도 어느 정도는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4월 말이 마감일인 세금 신고에 대해서도 “국민과 기업들이 세금을 납부하고 신고하는 데에 유동성을 줄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세금 신고 마감일 연장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와 관련된 발표도 이번 주 내로 발표될 전망이다.

“캐나다인, 집에 머물러야”

트뤼도 총리는 국내에 있는 모든 캐나다인에 대해서도 “바이러스 전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집에서 머물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 해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를 두는 동시에 손도 자주 씻고, 50명 이상 모임을 자제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땐 옷소매로 가리는 등의 기본적인 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한 “이 사태가 몇 주, 몇 달이 지속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상황은 반드시 나아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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