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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청진서 일가족 5명 코로나로 몰살"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3-30 19:58

대북소식통 "北, 격리자 집 대문에 대못박아 봉쇄"

북한 함경북도 청진에서 지난 3월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가족 5명이 몰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이들 가족이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여 집안에 격리됐다”며 “격리된 상황에서 치료도 못 받고 온 가족이 집안에서 죽었다”고 전했다. 숨진 5명은 제철소에 다니다 퇴직한 노부부와 이들의 딸과 사위, 그 자녀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방역 관계자들이 코로나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북한은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자택에 격리 시키고, 격리자의 집 문에 대못을 박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봉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코로나로 사망한 청진의 가족도 집안에 갇힌채 치료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소식통은 “북한에서 코로나로 죽어도 코로나라는 말을 못하게 통제한다”며 “북한이 코로나 청정국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코로나 상황을 은폐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도 단 한명의 코로나 확진자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이와 다르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지난 29일 북·중 국경 인근에 배치된 북한군 부대에서 2월 말 이후 코로나 감염 의심 사망자가 100명 이상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오미우리는 “(코로나가) 당초 북·중 국경 인근에서 시작돼 지금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군 훈련이 중지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외국 출장자와 그 접촉자, 감기 증상자 등 ‘의학적 감시 대상자’가 평안남북도와 양강도 나선시 등 전국적으로 2280명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13일 “북한도 이웃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대북소식통은 “중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평양과 평안남북도, 함경북도 청진과 나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집중 발생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취하는 조치는 격리 및 지역간 이동 통제가 전부”라고 했다. 코로나 방역 국면에서 공무나 장사로 타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통행증과 함께 위생방역증을 소지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위생방역증의 경우 뇌물을 줘도 구하기 어렵다”며 “북한 주민뿐 아니라 격리 해제된 외국인들도 출국이 금지되고 이동이 제한돼 매우 답답해 한다’고 전했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은 코로나가 공기전염이 되기 때문에 확산되면 전멸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력 대응을 한다”고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리경철 김일성종합대학 부교수의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 비상방역체계에 절대복종할 것을 강조했다. 북한에선 진단 키트 등 제대로 된 의료장비가 없어 지방의 경우 제대로 된 코로나 검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소식통은 “평양을 중심으로 코로나 의심 증상자들에게 중국과 러시아에서 지원 받은 진단 키트를 대는 족족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에 코로나 방역 물품 지원을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 국제의료지원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가 지원한 코로나 관련 방역 물품이 중국 단둥을 거쳐 북한에 도착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31일 보도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 확진자나 사망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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