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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가 코로나 고친다? 정은경 "굉장히 무리"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4-06 15:57

호주연구팀 이버멕틴 효능 발표
전문가 "인체에 바로 적용 못해"

구충제 이버멕틴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사진)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48시간 안에 죽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버멕틴은 요충, 옴 진드기, 머릿니 등 기생충을 죽이는 구충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 의약품으로,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 무상 보급돼 쓰이고 있다.

호주 모니시대 생의학연구소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버멕틴에 노출시키자 48시간 안에 모든 유전물질(RNA)이 소멸했다"는 실험 결과를 지난 3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항바이러스 연구'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 차례 투여에도 24시간 만에 RNA가 거의 다 없어졌다"며 "48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안 한 채 가만히 놔둔 세포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5000분의 1로 줄었다"고 했다.

아직 이버멕틴이 어떤 과정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약화시켰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방어력을 피하는 것을 이버멕틴이 차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간 3억명의 기생충 감염 환자에게 쓰이는 이버멕틴은 최근 에이즈, 뎅기열, 독감 등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 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버멕틴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굉장히 무리가 있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안전성, 유효성에 대해 충분히 검증되어 있지 않다"면서 "저도 호주의 연구 논문을 검토해 봤는데 환자나 사람에게 투여해서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의 효과를 검증했고,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 이버멕틴 성분 구충제는 허가돼 있지 않고, 수출용으로만 1개 품목이 허가돼 있다.

엄중식 가 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세포를 갖고 한 실험실 연구 결과를 인체에 바로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말라리아약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자 일부 시민이 구입하려는데, 말라리아약이나 이버멕틴은 단순히 타이레놀 복용하듯 먹는 약이 아니다"라며 "오남용으로 문제가 된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7/20200407001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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