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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100세일기] 은거생활 두 달··· 처음으로 봄 길을 걸었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4-11 21:30

[아무튼, 주말]

내 나이가 되면 건강을 위한 여러 가지 충고를 받는다. 먼저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 낙상은 치명적이다. 또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에 폐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과 같이 감염병(코로나19)이 성행할 때는 절대로 외출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이다.

그런 애정 어린 권고를 받기 때문에 지난 두 달 동안은 '은거생활'을 했다. 오늘은 오후 날씨도 따뜻하고 건강상태도 좋아 보여 오래간만에 뒷산 길을 걷기로 했다. 힘들기는 했으나 벤치가 있는 곳까지 왔다.

바로 언덕 아래에는 내가 즐겨 올려다보곤 하는 활엽수가 있다. 봄철이 되니까 잎사귀가 대부분 떨어져 있었다. 새싹이 피기 위해서는 자리를 양보해야 하고, 낙엽이 되어서는 다른 나무들과 숲을 자라게 하는 비료가 돼야 한다. 나를 포함해 모든 인생이 그래야 하듯이….

나는 중학생 때, 간디를 존경했고 톨스토이 작품을 애독했다. 한때는 간디에 관한 내 글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그의 정신세계를 찾아보고 싶어 두 차례 인도를 방문했다. 간디는 말년에 종교 때문에 분열되는 인도의 통합을 위해 힌두교 제전에 참석하러 가는 길 위에서 세상을 떠났다. 한 젊은이가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축복해 주기를 원했다. 그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을 때 젊은이가 총격을 가했다. 간디는 한평생 진실을 위해 거짓과 싸웠고, 폭력이 사라지고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위해 생애를 바쳤다. 몇 해 전에는 그의 동상이 영국 국회의사당 앞뜰에 섰다. 영국의 어떤 정치 지도자보다 인류의 존경을 받는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톨스토이는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아무도 모르게 정처 없이 집을 나섰다. 기차를 타고 가다가 한 시골 역에 내려 역장실로 들어가 추위를 피하고 싶었다. 화덕 불을 쬐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었는데…"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당시 귀족들이 꿈꾸는 법관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성경을 읽으면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작가의 길을 택했다. 많은 재산과 농토를 소유한 삶을 부끄럽게 후회하면서 살았다. 인생의 참의미와 가치를 찾아 정신적 순례의 길을 택했다.

긴 세월이 지난 오늘 그들이 나에게 남겨준 교훈은 무엇이었는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은 많은 짐을 갖지 않는다. 높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거운 것들은 산 아래 남겨두는 법이다. 정신적 가치와 인격의 숭고함을 위해서는 '소유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소유는 베풀기 위해 주어진 것이지 즐기기 위해 갖는 것이 아니다. 간디와 톨스토이가 나에게 남겨준 교훈은 '정신적으로는 상류층으로 살지만, 경제적으로는 중산층에 머물러야 행복하다'였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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