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英美 언론, 한국 '성소수자 클럽' 보도에 "차별 공포" 우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5-10 11:16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서울 용산구의 이태원 클럽이 ‘성소수자 클럽’으로 보도되는 데 대해 외신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한국의 성소수자들이 차별 공포에 떨고 있다”고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국에서 게이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성소수자 백래시(주로 진보적인 사회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클럽 등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골목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외신들은 한국에서 클럽을 다녀온 남성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며, 해당 클럽이 서울의 게이 구역(gay district)에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현지 언론이 클럽이 게이 구역에 있다는 사실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면서 소셜미디어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이 알려진 후 소셜미디어에는 이태원 인근 바와 클럽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이 게재됐다. ‘게이’와 ‘이태원 코로나’가 하루 종일 포털 인기 검색어에 올랐던 상황도 전했다. 이 매체는 “한국에서 동성애는 불법이 아니고 인식도 개선되고 있지만 차별은 여전하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또 한국의 확진자 동선 공개가 사생횔 침해 논란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은 앱과 전자팔찌를 이용한 높은 수준의 기술력으로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고 있다”며 “엄격한 방법 때문에 성소수자들이 성적 지향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적 지향이 드러날 우려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취재원은 가디언에 “클럽을 세 차례 방문했지만 확진 판정을 받으면 회사에서 잘릴까 두려워 검사를 받지 못했다”며 “회사 동료들이 ‘성소수자는 가스실에 넣어야 한다’고 말하곤 하는데 확진 판정을 받으면 내 삶은 지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에 걸리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당하게 될 굴욕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러한 우려가 제기된 뒤에) 언론사들이 기사 제목에서 ‘게이바’와 같은 용어를 삭제했지만 사과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윤주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