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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줄게, 중국 안끊으면 탈퇴" 트럼프, WHO에 최후통첩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5-19 08:58

트럼프, 4쪽 서한에서 WHO 中 편들기 지적
"중국발 가짜뉴스 퍼뜨리고, 정보은폐는 침묵"
화상으로 열린 세계보건총회 참석 않고 최후통첩
"한달 안에 독립 못하면 돈 끊고 美 회원국 재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한달 안에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라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자금 지원을 영원히 끊고 미국의 회원국 탈퇴까지 고려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사진)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사진)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전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은 4쪽에 걸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과 관련한 WHO의 잘못과 중국 편들기 의혹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WHO 중국 편들기 조목조목 지적한 트럼프

트럼프는 서한에 문단별로 ‘불릿 포인트(bullet point·원 모양 중요 항목 표시)’까지 붙여가며 WHO의 미숙했던 코로나 대응을 시간순으로 지적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본부에 부착된 WHO 로고. /AFP 연합뉴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본부에 부착된 WHO 로고. /AFP 연합뉴스


그는 “WHO는 지난해 12월 초 랜챗의학저널 등에서 나온 ‘우한에서 퍼지는 바이러스’에 대한 믿을만한 보고를 무시했고,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와 다른 내용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하지도 않았다”며 “늦어도 12월 30일에 베이징에 있는 WHO 사무소로부터 ‘우한에서 벌어진 중요 공중 보건 우려’에 대한 보고가 들어왔고, 중국 언론들과 중국 의사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180여명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WHO는 아마 정치적인 이유로 이 정보를 세계와 공유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는 중국 정부의 정보 은폐 의혹도 상세히 언급했다. 그는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르면 환자 발생 후 24시간 내에 보건 비상사태 위험을 보고해야 하지만, 중국은 12월 31일까지 진원을 알 수 없는 폐렴 발생 수 건에 대해 WHO에 알리지 않았다”며 “장융전(張永貞) 교수 연구팀은 1월 5일 중국 당국에 바이러스의 유전자 배열 순서를 밝혔다고 알렸지만, 장 교수가 엿새 후 결과를 직접 온라인에 게시하기 전까지는 이 정보는 발표되지 않았고 다음날 중국 당국은 ‘교정’을 이유로 그의 연구실을 폐쇄했다”고 했다. “WHO는 장 교수의 유전자 서열 공개를 ‘투명한 공개’라고 인정했음에도 중국 당국의 이러한 폐쇄 조치에는 침묵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EPA 연합뉴스



◇중국이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중국發 가짜뉴스 계속 퍼뜨리는 WHO”

트럼프는 WHO의 허위 정보 퍼뜨리기도 강하게 질책했다. “지난 1월 14일 WHO는 ‘우한에서 나온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간 간 전염의 증거가 없다’는 중국 정부의 잘못된 주장을 불필요하게 재확인했다”며 “같은 달 28일에는 당신(테드로스 사무총장)이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만난 후 중국의 투명성을 칭찬하며 ‘중국이 세계적인 방역의 기준을 새로 세웠으며 세계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했다. 당신은 그 때까지 중국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려는 여러 의사들을 침묵시킨 데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한 시진핑 주석의 WHO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1일 시 주석은 당신에게 긴급사태 선포를 하지 말아달라고 압력을 가했다”며 “다음날 당신은 이 압력에 굴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나 국제적 우려를 사기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지만, 단 일주일 후인 30일 압도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증거를 보고 당신은 말을 바꿨다”고 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왼쪽 사진) WHO 사무총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 /조선일보 DB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왼쪽 사진) WHO 사무총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 /조선일보 DB

WHO는 지난 3월 11일에야 뒤늦게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감염병 위험 수준 최고 단계인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했다. 이미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가 12만 명에 이르던 때였다.

독일의 유일한 해외 전담 정보기관인 연방정보국(BND)은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 때문에 세계의 코로나 대응이 최소 4주에서 6주는 늦춰졌다고 평가했다. WHO는 당시 공식 트위터 등에 “1월 21일 시 주석과 거브러여수스 총장 간 전화 통화에 대한 슈피겔의 보도는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당일 통화한 사실 자체가 없고, 중국 정부는 1월 20일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무증상 감염과 관련해서도 WHO가 잘못된 정보를 발표했다고 했다. 그는 “3월 3일 WHO는 중국 데이터를 활용해 무증상 감염의 높은 위험성을 깎아내렸다”며 “WHO는 당시 ‘중국 내 무증상 감염자는 전체의 1%뿐이기 때문에 독감처럼 감염됐지만 아프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빠르게 전염되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여러 학자들은 일본과 한국 등의 데이터를 언급하며 이 주장에 반대했고, 이제 WHO의 이 주장은 아주 부정확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했다.


◇내로남불 WHO, “중국은 칭찬하고 미국은 비난하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18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HO 본부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73회 세계보건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신화통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18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HO 본부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73회 세계보건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신화통신

트럼프는 “당신은 중국의 엄격한 국내 여행 제한은 칭찬했지만, 중국발 여행자를 입국 금지한 미국의 조치는 반대했다. 정치적 게임을 한 당신의 말을 믿은 여러 나라들은 사람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입국 제한 조치를 연기해,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며 “WHO는 지난 2월 3일 ‘여행 제한 조치가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했지만, 그 때까지 중국이 우한을 봉쇄하기 전까지 500만명의 사람들이 우한을 빠져나왔고 전 세계로 퍼졌다는 것을 세계는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11일에 여러 아프리카 국가 대사들은 중국 외교부에 광저우 등지에서 일어난 흑인 차별 행위를 규탄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WHO는 중국의 이 같은 차별행위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여기에 대해서 논평하지 않았고, 대신 대만이 당신(테드로스 사무총장)이 ‘팬데믹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선 ‘인종차별적’이라고 했다”고 서한에 썼다.

◇트럼프의 최후통첩, “한달 줄 테니 중국으로부터 독립해라”

트럼프는 서한의 마지막 부분에서 “팬데믹 대응과 관련해 당신과 당신의 조직의 실수로 세계가 엄청나게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다. WHO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만약 WHO가 30일 안에 상당한 개선을 보이지 않으면 미국의 WHO 자금 지원 임시 중단을 영구히 하고, 미국의 WHO 회원국 유지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이익을 위하지 않는 기구에 미국 국민들의 세금을 계속 지급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트럼프는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임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은 WHO에 매년 5억달러(약 6000억원)를 지원해 왔다.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18일에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 좋게 말하면 중국 중심적”이라며 “(미국의 WHO 지원금을) 중국 수준인 4000만달러(약 490억원)로 줄 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곧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18일 열린 WHO 화상 세계보건총회에도 트럼프는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 대표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했는데, 미국 대표로는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설했다. WHO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설을 요청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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