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불붙인 미국 흑백 격차
시위를 촉발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죽었다. 그동안 플로이드처럼 경찰에 목이 눌리거나, 경찰에 의해 사망한 흑인이 백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CNN방송이 입수한 미니애폴리스 경찰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용의자를 목 누르기(ne ck restraint) 방식으로 428회 제압했다. 이 중 280명(65%)이 흑인으로, 백인(104명)을 압도했다. 미니애폴리스 전체 인구 중 19%만이 흑인이란 점을 감안해보면, 경찰의 목 누르기 진압이 흑인을 대상으로 차별적으로 행해졌다고 CNN은 전했다. 이 기간에 목 누르기를 당한 이 중 58명이 의식불명 상태가 됐는데, 이 중 33명(56%)이 흑인이었다.
![](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2006/04/2020060400232_0.jpg)
흑인 사회운동가인 코넬 웨스트 하버드대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 시위를 통해) 미국의 실패를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의) 자본주의 경제 구조는 국민의 필요조건을 충족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고, 국가는 국민 보호에 실패했으며, (법 집행 기관은) 범죄자에 대한 공정한 심판을 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미국 경찰 폭력에 의한 사망자 중 흑인 비율 그래프](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2006/04/2020060400232_1.jpg)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e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 백인 가구 순자산 중간값은 17만1000달러지만, 흑인 가구는 1만7600달러다.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흑인의 대학 졸업 비율은 백인의 절반 수준이며, 흑인 남성은 백인 남성보다 평균 27%가량 임금을 적게 받고 있다. 날이 갈수록 임금 격차, 자산 격차는 커지고 있다. 시위대는 백화점과 명품 매장들을 털면서 곳곳에 '부자들을 없애자(Eat the Rich)'와 같은 낙서를 남기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미국 사회의 흑백 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미국 흑인의 코로나 감염률은 백인에 비해 3배 높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직접 손님을 맞으며 적은 임금을 받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APM리서치랩에 따르면, 미국에서 흑인은 10만명당 54.6명이 코로나로 사망한 반면, 백인은 22.7명이었다. 미 언론들은 "흑인들이 지병이 있는 경우가 많고, 경제적 문제로 초기에 검사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가 경제 격차도 심화시키고 있다. 포천지가 지난달 20~26일 미국 성인 410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한 흑인 응답자는 24%였던 반면, 백인 응답자는 11%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마치 시위대가 다 폭도인 것처럼 묘사해 흑인 사회의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 미국 흑인사회·문화 전문가인 파프 은디아예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트럼프가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 시위 격화 요인은 바로 트럼프"라고 했다.
이옥진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4/20200604002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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