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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프린스턴대, '인종차별' 윌슨 전 대통령 이름 대학에서 지운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6-28 00:07

미국 명문 사학 프린스턴대가 교내 공공정책대학과 기숙사에서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지우기로 결정했다.
미국 프린스턴대가 윌슨 전 대통령의 이름을 삭제하기로 한 공공정책대학./AP연합뉴스
AP통신은 프린스턴대 이사회가 학교 측에 서한을 보내 "윌슨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시각과 정책에 비추어 볼 때 대학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프린스턴대 총장을 지내고 미국의 제28대 대통령을 역임한 윌슨 전 대통령이 과거 인종차별적인 정책을 펴고 백인우월주의를 옹호한 것에 따른 조치다.

프린스턴대 이사회는 2016년 4월 같은 문제를 논의했으나 당시에는 '윌슨 전 대통령의 실패와 단점도 그의 업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이유로 명칭을 유지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최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다시 논의해 결정을 뒤집었다.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윌슨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은 그의 시대적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심했다"며 "그가 펼친 인종차별정책을 고려하면 공공정책대학명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은 특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우드로우 윌슨 전 미국 대통령./AP 연합뉴스
1913년부터 1921년까지 미국 제28대 대통령을 지낸 윌슨은 미국 역사상 가장 인종차별적인 대통령이라고 평가받는다. 흑인 고위공무원 17명 중 15명을 해임했고, 백인우월주의단체 KKK를 미화하는 영화 '국가의 탄생(The Birth of a Nation)'을 백악관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프린스턴대 총장 시절에는 "유색인종이 프린스턴에 입학하는 것은 전혀 볼 수 없는 일"이라며 단 한 명의 흑인 학생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1902~1910년 프린스턴대 총장을 지낸 윌슨은 프린스턴대를 지금의 명문 사학으로 만드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특히 정규 시간 외에 교수와 학생들이 깊이 있는 실습과 토론을 진행하는 소규모 수업 '프리셉트(Precept)'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프린스대는 이를 기려 공공정책대학과 기숙사에 그의 이름을 붙이고, 공공에 기여한 바가 뛰어난 동문이나 졸업생에게 수여하는 우드로우 윌슨상을 제정했다. 프린스턴 이사회는 우드로우 윌슨상은 그대로 이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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