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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사망 그 도시, 경찰 없애자 '고담'으로 변해버렸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6-28 11:45

흑인이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美 미니애폴리스
공권력 공백에 총격사건 47% 늘어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공원에 텐트를 설치한 노숙자들/트위터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5㎞ 떨어져 있는 한 공원에 이달 초 노숙자 10여 명이 텐트를 쳤다.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야외 요가를 하는 공간이었지만 사람들은 경찰을 부르지는 않았다.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경찰 보이콧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원은 몇 주 지나지 않아 미 전역에서 모인 노숙자 300여 명에게 점령당했다. 이들을 노린 마약상과 성매매 알선업자 수십 명도 밤마다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경찰이 사라진 미국 미니애폴리스 공원에 노숙자 300여명이 모여 텐트촌을 이뤘다. 마약 거래, 성매매 알선하는 사람들도 이곳에 몰리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트위터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났던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市)가 영화 속 ‘고담시’처럼 변하고 있다. 공권력에 공백이 생긴 탓이다. 플로이드 사건 이후 상당수 미국인과 민주당 등 정치권은 경찰 개혁을 요구했다.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의 의견은 좀 더 과격했다.

일부 시민은 “흑인 이웃의 안전을 위해 경찰의 치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니애폴리스 전역에는 ‘경찰 부르지 않기(stop calling police)’ 운동 현수막이 붙기도 했다.

공권력이 사라질 조짐을 보이자, 미니애폴리스 전역 총격 사건도 급증하고 있다. 지역지인 스타트리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3일까지 190여 명이 총에 맞아 죽거나 다쳤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증가한 수치다. 총격 사건으로 인한 119 신고 건수도 예년의 2배다.

하지만 시의회는 26일(현지 시각) 경찰을 해체하는 내용의 법안을 12:0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경찰’이라는 단어가 사라진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제이콥 프레이 미국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급증한 범죄 발생에 FBI 등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AFP 연합뉴스
법안에 따르면 시는 경찰 조직을 해체하고 대신 ‘사회안전 및 폭력예방국(안전국)’을 신설하기로 했다. 경찰들이 해오던 역할을 공무원들이 맡는다. 경찰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을 시의회가 전격 수용한 것이다. 시 의회를 통과한 법안은 시 정책위원회에서 한 차례 심사를 받은 뒤, 오는 11월 주민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하지만 범죄 발생이 잦아지면서 경찰 개혁을 외치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치안 공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종차별 시위에 참가한 미니애폴리스의 한 시민은 폭스뉴스에 “경찰을 없애는 것은 재앙”이라며 “공원 산책이나 아이들과 함께 도로를 걸어다니는 등의 일상적인 일도 안전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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