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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9명 낳은 산골 부부, 中 인터넷 스타가 됐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6-28 11:56

입력 2020.06.28 16:49 수정 2020.06.28 17:07
9명의 아이를 낳은 광시성 두안현의 멍씨. 그녀는 열번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난궈진바오
중국에서 ‘낳을수록 가난해진다(越生越穷)’는 말이 유행이다. ‘소황제’처럼 키운 자녀가 부모에 기대 사는 '컨라오족(노부모를 뜯어먹는 부류)'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2015년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두 자녀 정책을 실시한 뒤에도 중국의 출생 인구는 계속해서 감소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출산 기피’ 기조를 거스르는 인터넷 스타가 탄생했다. 곧 열 번째 아이가 태어나는 중국 산골 부부가 주인공이다. 광시성 두안현 바오안샹에 사는 웨이궈저(29)·멍수핑(30) 부부는 12년 동안 9명을 낳았다. 딸이 셋, 아들이 여섯이다. 뱃 속의 아이는 3개월 뒤에 태어난다. 이들 부부의 사연이 처음 인터넷 매체에 소개됐을 때만 해도 ‘주제를 모르고 애를 많이 낳았다’는 비난이 나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난한 가정은 아이를 제대로 못 키운다는 편견을 깼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부부가 사는 산골 마을에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기자와 독지가들로 매일 같이 북적이고 있다.
산골부부가 사는 마을. 깊은 산 속에 있다./신징바오
부부는 외딴 섬과 같은 마을에서 부족함 없이 아이들을 키운다. 앞마당의 작은 밭(667㎥·202평)에서는 옥수수가 자란다. 수확한 옥수수는 사람도 먹고 돼지도 먹는다. 아이들의 반찬은 삶은 배추와 돼지고기 약간이 전부다. 흰밥을 양껏 먹여 군것질을 피하게 한다. 부리는 사치라고는 가끔 아이들에게 사다 주는 비스킷과 음료수, 그리고 웨이씨가 이틀에 한 갑꼴로 피는 5.5위안(약 950원)짜리 담배가 전부다. 부부는 휴대폰도 없다. 꼭 필요할 때는 마을 사람들의 휴대폰을 빌려 쓴다.

가정의 수입원은 크게 두가지다. 일용직 노동자인 웨이씨가 업장에 나가 받아오는 일당 200위안(3만4000원)과 정부가 ‘탈빈곤 정책’으로 매달 보내주는 4000위안(68만원)의 지원금이다. 한달에 많으면 9000위안(150만원)이 통장에 꽂히고, 이중 생활비 1000위안(약 17만원) 정도를 제하면 130만원 정도가 남게 된다. 부부는 “아이가 아플 때 걱정되지 않을 만큼 돈이 남는다”며 “열 명의 아이들이 모두 대학 공부를 마칠 수 있도록 대부분의 돈을 저금하고 있다”고 했다.
산골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웨이씨/신징바오
부부가 자녀를 많이 낳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남편은 친부모에게 버려져 양부모 밑에서 자랐고, 아내는 어머니 없이 컸다. 어릴 때부터 대가족을 원했던 17살·18살 소년 소녀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머물렀던 대도시에서 눈이 맞아 결혼을 했다. 산골 마을로 들어온 것은 경제적 부담 없이 아이들을 많이 낳아 기르고 싶어서였다. 다행히 부부는 소수민족(요족)이기 때문에 산아제한 정책을 적용 받지 않았다. 웨이씨는 아내에게 “급할 것 없이 천천히 돈을 모으면 아이들 키우는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산골 부부가 아이들을 안고 사진을 찍었다/즈후
이런 부부 아래에서 자녀들이 정상적으로 자랄까 걱정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잘 컸다. 첫째부터 넷째는 인근 마을의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모두 반에서 1·2등을 도맡아 한다. 도시의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이 아이들의 목표다. 웨이씨는 신징바오에 “내 사연이 인터넷에 소개된 이후 아이들을 입양하겠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며 “내 아이들은 내 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란다. 나는 아이들을 버리지 않는다”고 했다. 아내 멍씨는 “천천히 아이를 키우고, 천천히 옥수수를 심고, 천천히 일해서 돈 벌고, 천천히 돼지와 닭을 키우면 어려울 일이 없다”고 했다. 다만 이 부부는 열번째 아이를 끝으로 더 이상 아이를 갖지 않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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