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BC주 약물 관련 사망자, 최대치 또 갱신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BC주 약물 관련 사망자 수가 두 달 연속으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BC 검시소(BC Coroners Service)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BC주에서는 약물 오남용으로 인해 175명이 사망했는데, 이 수치는 이전 역대 최대치였던 5월 사망자 수(170명)보다 5명 더 늘었으며, BC주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189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2020년 불법 약물 관련 사망이 가장 많이 일어난 지역은 압도적으로 밴쿠버시(178명)이었으며, 써리(92명)와 빅토리아(67명)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남성 사망 비율이 80%였으며, 3분의 2가량은 집에서 혼자 사망하는 경우였다.

BC주의 약물 오남용에 대한 사회적 문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6년 이후 크게 늘어났던 BC주 불법 약물 관련 사망자 수는 2018년에 154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9년 약물 사망자는 981명으로 크게 줄었고, 1, 2월에도 각각 70명대를 기록하며 지난 2016년 불법 약물 비상사태 선언 4년 만에 안정기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불법 약물 오남용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던 3월에 113명으로 급증한 이후 매달 늘어나더니, 5월과 6월에는 두 달 연속으로 역대 최초 170명대를 기록하게 됐다. 이와 같은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2018년에 기록했던 연간 최다 사망자 수마저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약물 사망자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리사 라포인트(Lapointe) BC 검시소 최고 검시관은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약물 남용 예방 서비스 센터의 운영 시간이 줄어들었고, 안전한 대체 약물 대신 훨씬 위험한 길거리표 약물을 이용하는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당국은 길거리표 약물 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안전한 대체 약물을 배달해주는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불법 약물 오남용 사망자를 감소시키려면, BC 보건당국의 보니 헨리 보건관을 비롯한 보건 전문가들은 약물을 비범죄화함으로써, 약물 복용자가 당당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시소의 이번 발표 후, 헨리 보건관은 “불법 약물 비상사태는 BC주 지역사회에 큰 비극을 안겨주고 있는데, 이 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연방정부의 빠른 개입을 재차 촉구했다.

한편, 캐나다 경찰 서장 협회(CACP)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아담 팔머 밴쿠버 경찰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불법 약물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체포하는 것은 약물 사망자를 줄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증명됐고, 우리 경찰 서장들은 약물 복용을 공중 보건 문제로 보고 있다”며 약물 소지를 비범죄화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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