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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조심해" 영국왕실의 불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7-26 11:42

영국 왕실의 두 형제,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 사이에 불화가 심각하다는 폭로가 나왔다. 두 형제는 원래 뗄레야 뗄 수 없을만큼 친밀했지만 해리 왕자가 메건 마클과 결혼하면서 사이가 멀어졌다고 한다.

왕실 담당 언론인으로 활동해 온 오미드 스코비와 캐럴린 듀랜드가 오는 8월 출간할 예정인 ‘자유를 찾아서’(Finding Freedom) 내용 일부가 영국 일간 더타임스를 통해 24일(현지 시각)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이 책은 해리 왕자 부부를 다룬 전기다.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2018년 7월 열린 영국 공군 창설 100주년 기념행사에 모인 메건 마클 왕손부인과 해리 왕손 부부,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세손빈(왼쪽부터). /EPA 연합뉴스
책에 따르면 왕실 내 균열은 윌리엄이 동생 해리와 메건의 관계가 너무 빠르게 진전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책은 두 형제의 지인을 인용해 “해리 왕자가 행복과 만족감에 빠진 모습은 드물었기 때문에 그가 좋아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었다”며 “하지만 동시에 윌리엄은 동생을 돌봐야 한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미래 왕위 계승자로서만이 아니라 단지 형으로서 동생이 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감시해야 했다는 뜻이다. 해리와 메건이 교제 중이던 당시 윌리엄은 메건을 단지 몇 차례 만났을 뿐이었지만 미국 배우 출신의 메건이 동생에게 나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책은 지인을 인용해 “어쨌든 두 왕자는 평생을 그들을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 틈에서 자랐다”며 “윌리엄은 해리가 사랑에 눈이 멀어 공격당하지 않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메건은 왕실에서 이방인이나 다름 없었다. 윌리엄은 해리를 불러 말했다. “너무 서두르지 마. 그 여자를 알기 위해 시간을 필요한만큼 충분히 들이렴.” 메건을 “그 여자(this girl)”라고 부르는 데서 해리는 속물근성을 느꼈다고 한다. 10년 동안 궁을 벗어나 군대에서 복무하며 사람을 교육 수준이나 출신 성분으로 판단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로서는 아주 싫어하는 접근 방식이었다.

형에 대한 반발심도 생겼다. 아직도 자신을 애 취급한다는 생각에서다. 책은 다른 취재원을 인용해 “해리는 형이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에 질려 버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취재원은 “윌리엄은 해리가 성장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어쩄든 당시 메건이 화두에 올랐던 것은 분명했다. 왕실 내부에서는 메건을 가리켜 “해리의 쇼걸(showgirl)”이라거나 “짐을 엄청나게 싸들고 왔다더라” 식의 가십이 돌았다. 해리의 한 친구는 “해리는 이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었고 메건에 대해 극도로 보호하는 태도를 취했다”고 했다.
2018년 5월 19일 영국 윈저성 밖에서 마차를 타고 손을 흔들고 있는 메건 마클 왕손부인과 해리 왕손 부부,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세손빈(왼쪽부터). /AFP 연합뉴스
윌리엄이 해리를 불러 말을 하고 난 뒤로 둘 사이는 급격히 냉랭해졌다고 한다. 해리는 종종 선물을 들고 조카를 보러가곤 했는데 2017년 여름 이후로는 조카들에게도 발길을 끊었다고 한다. 2018년 4월 23일에 태어난 조카 루이스와는 형과의 관계 악화 때문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고도 한다. 윌리엄의 아내 케이트 미들턴 역시 형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해리와 메건이 결혼한 뒤 둘 사이는 더 멀어졌다고 책은 전했다. 올해 1월 해리와 메건은 “왕실 고위직에서 한발 물러나 영국과 북미를 오가며 살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트 사원에서 열린 연례 ‘영연방의 날’ 기념식은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 고위 구성원으로서 마지막 공무수행을 한 날이었다. 이날도 형제간에는 말 한마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1월 독립 선언 이후 형제가 처음 마주한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싸늘했다.
지난 3월 영국 런던 로얄알버트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메건 마클 왕손부인과 해리 왕손 부부 /AFP 연합뉴스
원래 해리 부부는 여왕과 함께 교회로 입장하는 왕실 구성원들의 대열에 포함됐지만 이날은 행렬에서 제외됐다. 사전에 어떠한 협의도 없었으며 해리 부부는 내빈들에게 나눠준 행사 순서를 보고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해리 부부에게도 자리가 마련됐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였다. 해리와 메건은 윌리엄 부부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지만 윌리엄 부부는 거의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책은 전했다. 윌리엄은 메건을 무시한 채 동생의 이름을 불러 고갯짓을 할 뿐이었다. 윌리엄 부부는 여왕이 도착할 때까지 해리 부부에게 등을 돌린 채로 있었다. 메건이 케이트와 눈맞춤을 하려 했지만 케이트는 무시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더타임스를 통해 공개된 내용이 자신들과 관계가 없다고 했다. 해리 왕자 부부 대변인은 “부부는 책을 위해 인터뷰를 한 적이 없으며, 책 내용에 공헌한 것이 없다”면서 “책은 저자들의 왕실 담당 기자로서의 경험과 독립적인 기사를 토대로 쓰였다”고 밝혔다.

해리 부부는 왕실을 나온 뒤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타일러 페리(50)가 소유한 220억원짜리 저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지난 5월 알려졌다. 해리 부부의 전기를 다룬 이 책 ‘자유를 찾아서’는 오는 8월 11일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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