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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시위에서 고려인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8-15 11:46

입력 2020.08.15 03:56

'독재자 연임' 대선 결과에 불복… 빅토르 최의 대표곡 '변화' 불러

빅토르 최
대선 불복 시위가 벌어지는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정보기관과 경찰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고문·구타를 가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에서 대선을 치른 지난 9일부터 닷새 연속 벌어진 반(反)정부 시위로 모두 7000명 가까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26년째 집권하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0%를 득표해 또다시 압승을 벌였다는 결과가 나오자 "부정 선거"라며 규탄하고 있다.

현지 언론과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시위를 벌이다 구치소에 끌려간 시민들에게 경찰은 먹을 것을 주지 않은 채 마구잡이 폭행을 가하고 있다. 벨라루스인들은 상처를 입거나 멍든 신체 부위를 소셜 미디어와 메신저에 띄우고 있다. 구치소 안에서 남녀를 모아놓고 모두 옷을 벗긴 뒤 사진을 찍고 때렸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벨라루스 경찰은 시위를 취재하는 국내외 언론인들도 100명 가까이 연행했으며, 그중 일부는 폭행을 당해 이빨이 부러졌다.

벨라루스 여성들은 "폭력을 지양하라"는 의미에서 단체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는 13일 여성들이 흰옷을 입고 손을 맞잡는 '흰옷 사슬'을 연출했다.

13일(현지 시각)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반(反)정부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이 경찰의 폭력 진압에 반대하는 의미로 꽃을 들어 보이고 있다. 벨라루스에서는 지난 9일 치른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대선 불복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폭행하고 고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대선 불복 시위를 벌이는 벨라루스인들은 집회에서 옛 소련의 고려인 4세 가수 빅토르 최(1962~1990)의 대표곡 '변화(Khochu Peremen)'를 합창하며 투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영어 제목으로는 '변화를 원한다(I want changes)'로 번역된 이 노래는 1986년 발표됐다. 이 노래는 벨라루스뿐 아니라 옛 소련 연방 국가에서 민주화를 상징하는 노래로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반정부 시위 때마다 단골로 등장한다.

빅토르 최는 옛 소련의 전설적인 가수다. 고려인 3세였던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록그룹 키노(KINO)를 결성해 리더로 활동했지만1990년 만 28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의 증조 할아버지는 함북 성진 출신으로 일제 초기에 러시아로 이주한 사람이었다.

벨라루스 정부의 인권유린에 대해 다른 나라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EU(유럽 연합)는 루카셴코와 주변 인물들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하는 방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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