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인적이 끊어진 백악관 앞 도로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코로나로 인해 인적이 끊어진 백악관 앞 도로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인구 70여만명의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는 1인당 명목 GDP(국내총생산)가 21만달러에 달하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자치 지역이다. 워싱턴을 국가로 따지면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룩셈부르크(11만 달러) 스위스(8만3000달러)도 울고 갈 수준이다.

이런 워싱턴DC가 코로나 창궐과 과격한 인종차별 반대시위 등으로 유령도시로 바뀌고 있다. 워싱턴의 비영리기구 ‘다운타운 경제개선지구’가 지난 1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낮시간 워싱턴 시내 인구는 지난 2월 22만5000명에서 올 7월에는 2만2000명으로 약 90%가 감소했다. ‘워싱턴 시내’는 워싱턴DC의 업무·비즈니스 지역을 지칭하는 것이다.

올 7월말 현재 워싱턴 도심의 경제활동은 지난해 7월의 약 12%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워싱턴DC 전체의 고용은 6월 기준 74만3000명으로 지난 1년 사이 5만8600명(7.3%) 줄었다. 줄어든 일자리 중 67%인 3만9400명이 호텔과 식당 등의 영업과 관련된 일자리였다. 지난 4월 워싱턴DC 시내의 호텔의 객실은 단 3%만 찼고, 6월들어서도 이 비율이 8%로 올라가는데 그쳤다. 7월 현재 워싱턴 시내의 식당매출도 1년전의 20~40%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 낮에도 텅빈 워싱턴의 업무지구/워싱턴=조의준 특파원
한 낮에도 텅빈 워싱턴의 업무지구/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워싱턴 시내의 서비스직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워싱턴 지역의 세입자 가구의 어린이 절반 이상이 충분히 먹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워싱턴 지역언론 디시스트에 따르면 진보성향 싱크탱크 ‘예산 및 정책 우선연구소’가 지난 6월18일부터 7월21일까지 조사된 미 연방인구조사국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아이를 둔 가구 성인의 25%가 아이들을 위해 충분한 음식을 구매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월세를 사는 세입자로 한정할 경우 이 비율은 50%가 넘어갔다.

또 워싱턴 지역 세입자의 11%가 월세를 밀린 상황이고, 이 지역 성인의 12%인 6만3000명이 최근 일주일 사이 종종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특히 유색인종, 이민자 가정에서 음식이 불충분하다는 답변 비율이 높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