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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출신 102살 할머니의 노익장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10-24 12:41

흑인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 장교로 활약했던 102살 할머니가 숙원이었던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해 성공했다. 미 워싱턴DC 지역 TV방송인 WJLA가 지난 17일 비비언 밀리 베일리(102)씨가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2차 대전 당시 여군 장교로 복무했던 102살의 비비안 베일리씨가 17일 교관의 도움으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있다. /WJLA 홈페이지
2차 대전 당시 여군 장교로 복무했던 102살의 비비안 베일리씨가 17일 교관의 도움으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있다. /WJLA 홈페이지

2차 대전 당시 여군 부대 장교로 활동한 그는 디스커버리 채널이 공군 참전군인의 날을 맞아 제작한 다큐멘터리 촬영에 응하던 중 “꼭 하고 싶었는데 아직 못한 일이 있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믿지 않겠지만 사실은 스카이다이빙입니다.” 고(故)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90살의 나이에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해 성공했다는 뉴스를 보고 자신도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려면 300달러 정도 든다는데, 누군가 날 데려가서 무료로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제작진이 102세 참전군인의 버킷 리스트(일생에 꼭 해보고 싶은 일)를 들어주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다큐멘터리 총괄 프로듀서인 에릭 로버츠는 “다큐멘터리의 대미를 장식할 만한 내용으로 이렇게 스릴넘치는게 또 어디 있겠느냐. 베일리 할머님은 갈 수 있다면 화성에라도 가실 분”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비비안 베일리가 교관의 도움을 받아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
/WJLA 홈페이지
지난 17일 비비안 베일리가 교관의 도움을 받아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 /WJLA 홈페이지

베일리의 스카이다이빙 전 과정에 동행할 전문교관도 섭외됐다. 17일 그가 스카이다이빙하는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가족과 친지, 이웃 주민들, 그리고 그가 거주하는 메릴랜드주 하워드카운티의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몰려나왔다. 그를 태운 비행기가 이륙했을 때 주민들은 소리를 지르며 응원했다. 마침내 창공을 향해 활강한 베일리가 무사히 땅에 안착하자 모두 환호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베일리는 “멋졌다. 정말 끝내줬다. 잠깐은 무서웠다. 굴러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바로 누군가 나를 잡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교관이 “한번 더 하시겠느냐”고 묻자 베일리는 깔깔 웃으며 “한번이면 족하다”고 말했다.

베일리는 오클라호마주 툴사에서 태어나 군에 입대해 1943년에 중위까지 진급했다. 그가 군인이 된 데에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당시 흑인 여성으로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는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통솔력을 인정받아 고속승진했고, 포트 배닝 기지에서 미군 여군 부대를 통솔하는 장교로 복무하다 1946년 전역했다.

그는 전역 후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정열적으로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해왔다. 특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등 해외로 파견된 미군을 위해 각종 지원물자를 보내는데 앞장섰고, 직접 손으로 위문편지를 쓰기도 했다.

그가 거주하는 메릴랜드주 하워드 카운티는 지난해 지역 공원의 이름을 베일리의 이름을 딴 ‘비비안 C. 밀리 베일리 네이버후드 스퀘어’로 명명하기도 했다.

정지섭 기자

비비안 베일리가 1940년대 현역 여군 장교로 복무하던 당시 모습.
비비안 베일리가 1940년대 현역 여군 장교로 복무하던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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