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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속인 악마의 눈물··· 아내 살해범은 울음쏟던 남편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11-22 14:06

112년 된 푸조의 자동차 공장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프랑스 동부 소도시 브줄. 이곳에 사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조나탄 다발(36)은 2017년 10월 28일 조깅하러 나간 아내 알렉시아(당시 29세)가 귀가하지 않았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결혼 2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범행 직후 추모식에서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는 연기를 하는 조나탄 다발(가운데). 양 옆은 장인 장모다./미디 리브르
범행 직후 추모식에서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는 연기를 하는 조나탄 다발(가운데). 양 옆은 장인 장모다./미디 리브르

실종 신고 이후 이틀이 지나 알렉시아는 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심하게 구타당했고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다. 시신의 일부는 불에 탔다.

슬퍼하는 조나탄 다발(오른쪽에서 두번째). 왼쪽은 장모, 오른쪽은 장인이다./LCI
슬퍼하는 조나탄 다발(오른쪽에서 두번째). 왼쪽은 장모, 오른쪽은 장인이다./LCI

장례식장에서 조나탄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굵은 눈물을 흘렸다. 아내를 잃은 조나탄을 위해 지역 주민들은 대대적인 추모 행사도 열었다. 조나탄은 기자회견장에서도 마이크를 잡고 처절하게 오열했다. 꽃을 들고 장인, 장모를 위로하는 그의 모습은 방송 카메라에 잡혀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조나탄 다발과 알렉시아의 결혼식 날 모습/TF1
조나탄 다발과 알렉시아의 결혼식 날 모습/TF1

그러나 모든 것이 연기였다. 알렉시아 살인 사건을 추적하던 경찰은 사건 당일 조나탄의 알리바이에 의문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집중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았다. 사건 발생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프랑스인들은 갑작스러운 반전에 충격을 받았다.

애초에 경찰이 조나탄을 의심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최초 신고자였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부부가 10대 시절 첫사랑으로 만나 사실상 다른 사람을 교제한 흔적이 없었으며, 둘 사이에 불화가 있는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범행 동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에서 범행을 자백한 조나탄은 “임신을 원한 아내와 성관계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으며 성행위와 관련해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나탄은 발기 부전에 시달렸고, 척추 측만증이 심해 종일 허리 보호대를 차고 생활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조나탄이 알렉시아를 심하게 때리고 목을 졸랐으며, 시신을 숲에 내다 버린 증거를 수집했다.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진 조나탄에게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오트손지방법원은 21일 선고 공판을 열어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법정에서 조나탄은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를 반복했다. 항소는 포기했다.

선고공판이 끝난 후 알렉시아의 부모는 “지난 3년간 너무 힘들었다”며 “다른 프랑스인은 절대로 이런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며 울먹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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