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한 피자 가게 직원의 거짓말로 170만명이 사는 주(州) 전체가 봉쇄되는 일이 벌어졌다.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정부는 지난 18일(현지 시각)부터 6일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주 전체에 봉쇄령을 내렸다. 지역 집단감염이 발생해 최소 36건의 확진 사례를 발견한 뒤였다. 주민들의 외출이 제한됐고, 편의점과 의료시설 등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시설이 폐쇄됐다. 호주에서 확진자가 폭증했던 지난 4월 이후 가장 강력한 봉쇄 조치였다.
BBC는 이 같은 봉쇄령이 내려진 배경에는 집단감염 발병지로 지목된 피자 가게에서 코로나에 확진된 남성의 거짓 진술이 있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방역 조사관에게 “피자를 포장해 가기 위해 가게에 잠시 들렀다”고 진술했다. 방역 당국은 ‘잠깐 바이러스에 노출됐는데도 감염된 것을 보면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났고, 전염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주 정부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강력한 봉쇄조치 시행을 결정했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확진된 남성은 인근 호텔 경비로 일하며 피자 가게에서도 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이었고, 앞서 확진된 다른 직원과 함께 근무한 것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확진자와 오랜 시간 밀접 접촉을 해 코로나에 감염된 것인데도 잠시 피자 가게를 들른 손님 행세를 해 방역에 혼란을 준 것이다.
스티븐 마셜 주총리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취해진 봉쇄조치가 한 사람의 거짓말로 인한 것이었다며 봉쇄 조치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거짓말이) 우리 지역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랜트 스티븐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청장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것과 관련한 처벌 조항이 없어 직원이 기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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