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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은 현실이었다, 옥중 살해·강간·뇌물 줄잇는 美교도소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12-13 11:45

폭행과 범행 은폐, 불법 밀수와 뇌물 수수, 살인과 강간, 그리고 자살....죄수들을 가두고 관리하는 미국의 교도소가 새로운 강력 사건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도관들이 직무 태만 차원을 넘어 직접 범죄에 가담해 쇠고랑을 차고 죄수가 되는 상황도 잇따르고 있다. 연방 정부가 수사력을 총동원해 ‘교도소발 범죄’ 척결에 나섰지만,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 내부의 허술한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교도소 내 범죄와 교도관의 타락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영화 ‘쇼생크 탈출'이 21세기에 현실에서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자유인권연합 네바다지부 홈페이지
미국자유인권연합 네바다지부 홈페이지

미 법무부는 지난 9일 앨라배마주 정부를 상대로 교도소 실태를 개정하라는 취지의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앨라배마주내 14곳의 남성 교도소·구치소의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내린 조치다. 교정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재소자간 범죄가 급증하게 내버려둔 것은 수정헌법 8조(가혹하고 비상식적인 형벌의 금지)와 시설수용자민권법(CRIPA) 등을 위반한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법무부가 밝힌 앨라바마 교도소의 실태는 심각했다. 2018년 최소 10명, 2019년에도 최소 14명이 동료 죄수들에게 옥중살해당했다. 올해도 최소 9명이 희생됐다. 최신 사례가 지난달 9일 벌록 교도소 수감 중 감방 동료로부터 수차례 흉기에 찔려 숨진 48세 재소자다. 8개월 가석방 자격을 취득해 3일 심사를 앞둔 모범수였다.

앨라배마 지역 교도소에서는 2018~2020년 280명의 수감자들이 병원 후송 치료가 정도로 심각한 폭행을 당했다. 또한 심각한 것은 남성 수감자 간 성폭력이 만연했다는 점이다. 앨라배마주 교정당국은 2016년 하반기부터 2018년 4월 사이에만 최소 600건의 수감자 간 성범죄 사건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약물에 중독되도록 다음 약값을 갚지 않는 다는 이유 등으로 범행한 악질적인 사례도 있었다.

영화〈쇼생크 탈출〉의 포스터. 폭력과 성범죄가 판치는 교도소의 현실과 부패한 교도관의 타락상을 생생히 그려내 화제가 됐다.
/조선일보 DB
영화〈쇼생크 탈출〉의 포스터. 폭력과 성범죄가 판치는 교도소의 현실과 부패한 교도관의 타락상을 생생히 그려내 화제가 됐다. /조선일보 DB

법무부는 앞서 지난달에는 매사추세츠주의 교도소 15곳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발표하고, 역시 수정헌법 8조 위반이라고 결론지었다. 주 차원의 적극적인 개선이 없을 경우 앨라배마처럼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메사추세츠 교도소들의 문제는 급증하는 자해·자살이다.

2018년 7월부터 2019년 8월 사이에 메사추세츠 지역 교도소들의 수감자들의 비정상적 자해행위가 잇따라 보고됐다. 흉기로 손목 등을 긋는 자해 217건, 몸에 특정도구를 삽입하는 자해 85건, 목을 매다는 자해 77건, 유해물질 섭취 34건, 질식 시도 17건 등이 확인됐다. 모두 정신질환 요주의관찰자들이었다. 그 중 8명이 실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체 수감자 8700명 중 24%가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1년새 7%가 뛴 것인데, 이는 정신질환의 정의를 좀 더 넓힌데 따른 행정적 착시효과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주 교정당국은 면도날 등 자해 전용 가능 도구들을 요주의관찰자들이 가져갈 수 있게 방치하는 등 사태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 단위가 아닌 개별 교도관들의 비위 사례도 잇따라 미국 전역에서 적발되고 있다. 일반적인 유형은 뇌물을 수수하고 밀수품 반입을 눈감아주는 것이다. 지난 10일 텍사스 남부 연방지법은 2018년 10월~2019년 교도관 재직 중 밀수품 반입 대가로 수감자 가족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미카엘라 알바레즈(33)에게 징역 28개월을 선고했다. 조지아 북부 연방지검 역시 수감자들에게 필로폰, 마리화나, 담배 등을 밀반입시키고 돈을 받은 혐의로 전직 교도관 마이클 L. 존스를 기소해 유죄를 자백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 동부연방지검도 올리 로즈 3세(61)을 유사한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2018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칼레도니아 교도소에서 근무하면서 마리화나, 담배, 대마초 등을 밀반입했다. 그는 밀수품에 따라 500달러~1200달러씩 받았고 현금은 물론 모바일앱으로도 수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제범죄’말고도 직접 수감자들의 신체에 위해를 가한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테네시주 서부 연방지검은 최근 수감자를 폭행한 뒤 은폐한 혐의로 교도관 토미 모리스(29)를 기소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그는 작년 1월 테네시주 팁턴빌의 한 교도소에서 정신질환을 앓는 수감자가 침을 뱉자 이에 앙심을 품고, 그의 방으로 가서 부하 교도관에게 감시 카메라를 가리도록 한 뒤 수감자를 폭행한 뒤, 자해행위로 둔갑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역시 같은 테네시주에 있는 체섬 카운티 구치소에서는 지난 2016년 11월 교도관으로 근무하던 마크 브라이언트(42)가 18세 수감자를 의자에 묶거나 수갑을 채워 꼼짝 못하게 한 뒤 수 차례 몸에 전기 충격기를 갖다대며 괴롭힌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장면을 지켜본 동료 교도관으로부터 “충격기에 데어 붉게 달아오른 피부가 굽기전 햄버거 패티같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 본토 밖 주(州) 하와이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적발됐다. 하와이 힐로의 교도소에서 근무하던 조던 드미토스(29)는 동료 교도관들과 한 수감자를 별다른 이유없이 바닥에 엎드리게 한뒤 주먹과 무릎으로 가격하고, 얼굴을 걷어차 중상을 입혔고, 폭행을 정당화시키려 거짓말을 모의한 혐의로 기소돼 범행을 자백했다. 범행에 가담한 동료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단순 폭행 뿐 아니라 교도관이 여성 재소자와 방문객을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까지 적발되고 있다. 미국 뉴욕남부연방지법은 여성 재소자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도관 콜린 악파란타에게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했다. 그는 2012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지위를 남용해 최소 7명의 여성 재소자와 강압적 성관계를 가졌고, 피해자들의 신체를 촬영한 사진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남부연방지검은 여성 방문객을 협박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뉴욕시 연방교도소 교도관 로버트 아담스(39)를 기소했다. 그는 면회객 안내소 관리자로 일하던 2019년 7월 여성 면회객이 허가되지 않은 품목을 수감자에게 전달한 것을 문제삼아 “앞으로 면회가 금지되거나 체포될 수도 있다”고 면회객을 압박한 뒤 모텔로 데려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형이 확정되면, 죄수들을 관리감독하던 그가 죄수가 돼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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