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가을이다, 사랑해.”
경기도 남양주시 매그너스 요양병원 현관 현판에 내걸린 문구다. 지난 9월 30일 94세 현역 최고령 의사로 일하다 별세한 한원주 전 내과 과장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세 마디다. 의료법인 매그너스 의료재단은 지난 8일 그를 기리는 추모비를 매그너스 요양병원 재활파크에 조성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그를 명예 원장으로 추대했다.
추모비가 세워진 재활파크는 고인이 늘 산책하며 노래를 흥얼거렸던 곳으로, 마음 따뜻했던 그를 추억하기 가장 어울리는 곳이다. 이곳을 통해 난 길에는 ‘한원주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 명예 원장이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근무했던 병원 내부에도 그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재단 측은 그가 환자를 돌보던 진료실을 그대로 보존하고 그가 사용한 물건들을 진열장에 진열해서 한 명예 원장을 기릴 수 있도록 했다.
![13일 경기 남양주 매그너스 요양병원에 고(故) 한원주 명예 원장을 기리는 현판이 걸려있다. /매그너스의료재단](https://images.chosun.com/resizer/yCN0LwGE8By3hYdSwfwFb81XqdE=/616x0/smart/cloudfront-ap-northeast-1.images.arcpublishing.com/chosun/DCN2BSZ4CRBFDJMAZFY3HQ3HFM.jpg)
병원 현관 입구에는 환하게 미소 띤 모습의 사진과 함께 운명하기 직전 가족과 직원들에게 마지막 육성으로 남긴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 문구를 현판으로 만들어 설치했다.
매그너스 의료재단 손의섭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라는 말씀으로 우리를 위로해 주셨다”라며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용기를 주신 한원주 명예 원장님이 보고 싶고 그리울 때 찾아뵐 수 있도록 추모비와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원주 명예 원장은 의료 선교 의원을 운영하며 수십년간 무료 진료 봉사 활동을 펼쳤다.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에도 주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의료 봉사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80대 중반 나이에 요양병원 의사로 일하기 시작해 별세하기 20여일 전까지도 매일 환자 10여 명을 진료했다. 그는 생전 “어떨 땐 사랑만 가지고도 병이 낫기도 한다”는 지론으로 고령의 환자들과 말동무가 돼주며 돌보았다고 한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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