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조선일보 선정 2020년 10대 뉴스

손상호 기자 최희수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2020년은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최악의 피해를 안긴 한 해였다. 코로나19 창궐부터 대대적인 락다운, 2차 대유행, 백신 접종까지 2020년 캐나다가 달려온 한 해를 10대 뉴스로 돌아봤다.

이란발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캐나다인 63명 사망

현지 시간 1월 8일, 이란 테헤란을 출발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보잉 737 여객기가 이란 상공에서 추락해 캐나다인 63명 포함 탑승객 167명이 모두 사망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캐나다인 희생자 중 대부분은 겨울 방학을 모국에서 보내고 경유 비행기를 이용해 캐나다로 돌아가던 이란계 캐나다인이었다. 사고 당시 이란 당국은 기체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고 밝혔지만, 며칠 후 이란군이 여객기를 적기로 오인해 격추한 사고였다고 시인했다. 당시 이란은 미국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혁명수비대 카셈 솔레이마니 장군으로 인해 미국과 충돌을 벌이고 있던 때였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이 사고로 희생당한 캐나다인 가족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이 사고에 대해 이란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창궐···락다운으로 잃어버린 1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캐나다 역시 극한의 위기를 겪었다. 캐나다는 지난 1월 말 BC주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수가 52만 명을 넘어서도록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캐나다에서는 처음으로 해외발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가 발효됐고, 주별로 대대적인 락다운이 시행됐다. 국경 폐쇄와 더불어 휴교, 외출 제한, 사업장 폐쇄와 같은 봉쇄조치가 잇따르면서 지역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6월 들어 누그러지는 것 같던 확산세는 경제 재개의 여파로 초반보다 거세지면서 9월 말부터 2차 팬데믹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12월 현재 온타리오와 앨버타주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2차 락다운에 돌입한 상태다.

1000억 달러 코로나 예산 투입

‘CERB·CRB의 출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지속된 봉쇄조치로 가계와 기업의 경제적 피해가 잇따르자 지난 3월 말 연방정부 차원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시됐다. 캐나다 정부는 1070억 달러 규모 예산을 편성해 실업자들을 위한 지원 혜택인 ‘CERB’를 출범하고, 자녀 양육수당 지원과 임금 보조금 지급, 세금 신고 기한 연장, 학자금 대출금 상환 유예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2차 팬데믹이 도래한 지난 9월 말에는 기존 CERB를 종료하고 CRB·CRSB·CRCB 지원 제도를 새롭게 신설했다. 정부는 이러한 2차 경기부양책에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3816억 달러로, 앞으로 코로나19 악화와 경제 봉쇄 확대가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4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바스코샤 작은마을에서 일어난 캐나다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지난 4월, 노바스코샤에서 캐나다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22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하는 일이 있었다. 용의자는 18일 밤, 본인이 거주하던 노바스코샤의 작은 마을 포타피크를 시작으로, 다음 날 오전 첫 범행지에서 약 100km 떨어진 앤필드 한 주유소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당할 때까지 이곳저곳을 누비며 13시간에 걸쳐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인근 시민들을 공포에 빠뜨렸다. 용의자는 범행 당시 경찰 복장을 하고, 순찰차 개조 차량을 몰고 다녀 더욱 충격을 주었고, 범행이 한창 일어나던 때에도 노바스코샤 당국은 비상 경계령을 내리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캐나다 총기 난사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인해 캐나다 연방정부는 공격용 총기류에 대한 판매와 소지를 전면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캐나다에서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해’ 시위 번져

지난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시민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으로 미국에서 시작된 반 인종차별 시위는 캐나다를 비롯한 전 세계로 번지게 됐다. 5월 말에는 밴쿠버에서 35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열렸고, 그 다음 주에 오타와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저스틴 트뤼도 총리도 참석해 ‘무릎 꿇기’ 퍼포먼스에 동참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시위가 변질되어 폭동 수준으로 격화되기도 했지만, 캐나다에서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시위가 이어졌다. 이 시위로 인해 흑인뿐만 아니라 원주민을 향한 인종차별과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도 재조명됐으며, 이로 인해 캐나다 경찰에 대한 개혁이 예고됐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 캐나다인에 대한 인종혐오 범죄는 대거 늘어나며, 아직 인종차별이 이 사회에서 완전히 철폐되려면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WE 스캔들 터진 트뤼도, 정치 생명 위기

지난 7월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특정 단체에 독점적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정치 생명에 위기를 겪었다. 정부가 코로나19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대학생 봉사활동 프로그램(CSSG)과 관련해, 트뤼도 일가와 관계가 깊은 자선단체 위채리티(WE Charity)가 9억 달러 규모의 예산 집행을 맡게 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이 논란은 트뤼도 총리의 어머니 마가렛과 동생 알렉산드르가 지난 4년 동안 행사 참석과 연설에 대한 대가로 위채리티로부터 약 30만 달러를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불씨가 커졌다. 결국 트뤼도 총리는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WE 스캔들에 연루된 빌 모노 재무장관은 스스로 사임을 택했다.

1년 일찍 찾아온 BC주 총선, NDP 역사적 대승

BC NDP가 10월 24일 열린 제42대 BC주 총선에서 총 87석 중 57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두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BC 총선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년 가을에 열려야 했지만, BC NDP의 수장 존 호건 BC 수상은 1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BC주는 조금 더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조기 총선 발표 이전부터 팬데믹 기간 동안 BC를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던 호건 수상과 NDP는 유세 기간에 1000달러 재난 지원금 지급, ICBC 보험료 인하, 2021년 주택 렌트비 동결 등의 공약을 발표하면서 어필했고, 결국 조기 초선 모험은 NDP의 대성공으로 마무리됐다. 반면 자유당 후보들은 유세 기간에 상대 여성 후보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 등이 논란이 되며 큰 패배를 당했고, 앤드류 윌킨슨 당수는 대표직에서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한인사회의 숙원’ 뉴비스타 한인 요양원 완공

오랜 시간 동안 밴쿠버 한인사회의 숙원이었던 한인 전용 양로원인 뉴비스타 양로원 신축 건물이 10월에 완공됐다. 지난 수년에 걸쳐 무궁화재단, 시온 선교합창단 등 여러 한인 단체와 개인으로부터 1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후원된 뉴비스타 양로원은 2019년 초 착공에 들어간 이후 1년여 만에 완공됐다. 총 7층으로 이루어진 뉴비스타 신축 건물은 총 240실의 1인실이 들어서 있으며, 이 1인실에는 개인 전용 화장실과 침대가 마련되어 있다. 한인 전용층은 이동하기 가장 편리한 2층에 자리 잡아 있는데, 이 2층에는 한인 직원이 항상 근무하고, 매일 한식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한인 정서를 반영한 디자인과 시설로, 한인 어르신들이 여생을 편히 보내기에 훌륭한 공간을 조성했다. 지난 10월 3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가운데, 지금까지 약 스무 분의 어르신이 신축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고, 지금도 입주 신청을 받고 있다.

훈련 중 순직한 한인 상병... 교민사회 애도 물결

지난 11월 앨버타주 소재 군기지에서 야간 사격 훈련을 하던 한인 상병이 훈련 중 총탄에 맞아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해 많은 이들을 슬픔과 충격에 빠뜨렸다. 29세를 일기로 숨진 제임스 최 상병은 BC 주둔 로얄 웨스트민스터 연대 소속으로, 당시 앨버타주로 사격 훈련을 떠났다가 불의의 참변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16년 캐나다 국군에 입대한 최 상병은 한국인 이민자 출신의 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BC주 미션에서 태어나 코퀴틀람 지역에서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상병의 안타까운 소식에 저스틴 트뤼도 총리와 넬리 신 하원의원 등 정계와 교민사회에서는 한 동안 고인을 향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기도 했다.

백신 확보 1위 캐나다, 서둘러 접종 개시

일찍이 코로나19 백신 선점에 나섰던 캐나다가 올해 말 빠르게 물량을 확보하며 백신 부유국 반열에 올랐다. 캐나다는 현재까지 총 4억1400만 회분의 백신을 확보한 상태로, 1인당 백신 확보율이 가장 많은 국가로 기록됐다. 지난 15일에는 영국과 미국 등에 이어 세 번째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승인하고, 최전방 의료진들을 상대로 접종을 개시했다. 23일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모더나 백신에 대한 최종 사용 승인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이달 안으로 모더나 백신 16만8000회 접종분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캐나다 정부는 내년 9월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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