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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아 미안해”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입양아 추모 챌린지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1-02 10:21

2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을 다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입양아를 추모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진행됐다. 수백명의 네티즌이 참여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이제 아프지마” 등 위로의 뜻을 전했다.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을 방송할 예정인 가운데 입양아를 추모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진행되어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며 입양아를 추모하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이제 아프지마" 등 위로의 뜻을 전했다../인스타그램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을 방송할 예정인 가운데 입양아를 추모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진행되어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며 입양아를 추모하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이제 아프지마" 등 위로의 뜻을 전했다../인스타그램

정인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아동이다. 병원에 실려왔을 당시 비쩍 마른 아이는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머리뼈가 깨져 있었으며, 배 속에선 내장이 터져 피가 고여 있었다. 아이는 몇 시간 버티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부검 결과 아기의 췌장은 끊어져 있었고 소장과 대장의 장간막은 여러 곳이 찢어져 있었다. 머리뼈와 갈비뼈·쇄골·다리뼈 등 곳곳에서는 부러진 시기가 다른 골절이 발견됐다. 등·옆구리·배·다리 등 온몸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숨진 16개월 학대 아기와 입양 가족이 함께 출연한 EBS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EBS 캡처
숨진 16개월 학대 아기와 입양 가족이 함께 출연한 EBS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EBS 캡처


검찰은 양어머니 장모(34)가 등에 강한 충격을 가해 아동이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입양한 딸이 사망한 직후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소파에서 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했지만, 이후 수사 기관 추궁이 이어지자 ‘손으로 아이의 배를 때리고, 아이를 들어올려 흔들다가 그대로 떨어뜨렸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아이를 그처럼 폭행한 이유는 “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서”였다. 장씨는 이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 됐으며, 장씨 남편은 폭행을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인양은 생후 6개월이 된 지난해 1월 장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입양 당시 장씨 부부에겐 네 살 된 친자녀가 있었다. 경찰 수사 결과, 장씨는 “친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유로 정인양을 입양했다. 그래놓고 1개월 만에 학대를 시작했다. 경찰이 확인한 방임 횟수만 16회. 가족 외식을 나가 A양만 지하주차장에 내버려두는 등 집·차 안에 몇 시간씩 방치하는 식이었다. 경찰에도 학대 의심 신고가 세 차례 접수됐지만, 경찰은 양부모의 학대를 막지 못했다. 학대 와중에도 장씨 가족은 추석 연휴이던 지난해 10월 1일 EBS의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했다.

이번 챌린지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측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피해 아동을 추모하기 위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는 A4용지에 ‘정인아 미안해’ 등의 글을 적고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다. 2일 오전부터 ‘정인아 미안해’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소셜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에는 “정인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그곳에서는 행복하고 평안하길” “우리가 바꿀게” 등의 글이 적힌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인스타그램에 ‘#정인아미안해' ‘#정인아미안해챌린지'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1600개가 넘는 게시물이 목격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MC를 맡고 있는 배우 김상중도 해당 챌린지를 독려했다.

정인양의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달라는 여론도 거세다. 양부모 신상 공개 및 살인 혐의 적용을 주장한 청와대 국민 청원은 지난달 20일 23만명의 동의를 얻고 마감됐다. 청원인은 “16개월 아기를 쇳덩이로 수차례 내리찍고 방치하면 죽는다는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죽을 줄 몰랐다 한들 그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을 학대치사죄로 다스린다면, 앞으로 아기를 죽이고싶은 사람들은 살인죄보다 가벼운 학대치사죄를 받기위해 잔인하게 학대하여 죽일것이며, 오히려 아동학대를 권장하는 격이 되고 만다”며 “세 차례나 경찰이 신고를 가벼이 여겨 아기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 사건을 학대치사로 처리하는것은 공권력이 아기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했다.

이번 챌린지를 시작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지난달 14일 정인양의 양어머니에 대한 ‘살인죄 기소’ 청원서 및 서명지를 남부지검에 제출했다. 협회는 “8개월간 지속적인 학대 끝에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며 “살해 의도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므로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는 근조화환 50여개가 늘어섰다. “어떻게 죽여야 살인입니까” “검사님 살인죄로 기소해주세요.” “한을 풀어주세요.” “늦게 알아서 미안해, 사랑해” 등의 글귀가 적힌 화한은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의 ‘검찰 화환 전달’ 행사에 동참해 전국 각지에서 부모들이 보내온 것이다.

허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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