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지명한 재닛 옐런(74)이 70억원대의 자문료와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옐런 지명자의 재산 공개내역을 살펴보면 그는 지난 2년간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 대기업, 헤지펀드 등으로부터 연설료 명목으로 720만 달러(약 78억원) 이상을 받았다. 기업 중엔 시티, 골드만삭스, 구글, 시티 내셔널 뱅크, UBS, 시타델, 바클레이즈, 크레디트 스위스, 세일즈포스 등이 포함돼있다.

시티에서만 9번의 연설로 100만 달러(약 10억9000만원)를 받은 그는 헤지펀드 시타델에서도 80만 달러(8억7000만원)의 연설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닛 옐런(74)은 누구?
재닛 옐런(74)은 누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강연과 자문 등의 명목으로 기업들로부터 지난 2년간 120만 달러(약 13억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스톤, 뱅크오브아메리카, 페이스북, 우버, 매켄지앤드컴퍼니, 제약사 길리어드, 투자은행 라자드, 보잉, AT&T, 일본 소프트뱅크, 캐나다 로열뱅크, 링크트인, 소더비 등에서 그에게 강연료와 자문료를 지불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옐런은 지금까지 진보주의자들로부터 대부분 찬사를 받았지만, 대형 은행에서 받은 수백만 달러의 수입은 그가 월가와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더힐은 “바이든 내각 지명자들이 거둬들인 거액의 돈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진보 진영의 지지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10월 방한한 토니 블링컨(맨 오른쪽) 당시 미 국무 부장관이 마크 리퍼트(맨 왼쪾) 당시 주한 미 대사 등 동료와 서울 종로구 한식당에서 순두부 찌개를 먹는 모습. 블링컨은 이 사진을 다음날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조선일보 DB2016년 10월 방한한 토니 블링컨(맨 오른쪽) 당시 미 국무 부장관이 마크 리퍼트(맨 왼쪾) 당시 주한 미 대사 등 동료와 서울 종로구 한식당에서 순두부 찌개를 먹는 모습. 블링컨은 이 사진을 다음날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조선일보 DB


옐런 지명자는 하버드대 조교수와 UC버클리대 경제학 교수를 지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를 거쳐 연준에 입성했다. 1990년대 말 클린턴 정부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오바마 정부 때인 2014년부터 트럼프 정부 초기인 2018년까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의장이었다.

한 사람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연준 의장, 재무장관 등 미 3대 경제 사령탑을 모두 섭렵하는 것은 전례 없는 기록이다. 그만큼 그는 미 경제 학자와 관료 인재풀 중 최고의 엘리트로 꼽힌다.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1789년 미 재무부 설립 이래 231년 만에 첫 여성 경제 수장이 된다.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