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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막고 고기파티 교사들, 학대하면서 웃고 있었다

고석태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2-08 10:02

인천 서구 국공립어린이집 학대 피해 부모들 회견
인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CCTV. 보육교사들이 어린이들을 한쪽에 몰아놓고 한쪽에서 고기를 구워먹고있다.인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CCTV. 보육교사들이 어린이들을 한쪽에 몰아놓고 한쪽에서 고기를 구워먹고있다.


“2개월 동안 25일 등원했는데 148건의 학대를 당했습니다. 그곳은 어린이집이 아닌 지옥이었습니다. 교사 모두가 아이들을 학대하고 웃으며 즐기고 있었습니다.”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6명 전원이 장애아동 등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8일 인천시 서구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 부모 A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체중이 20㎏이 채 안 되는 우리 아이보다 3∼4배 되는 육중한 몸을 가진 담임 교사가 크고 긴 쿠션을 공중에 한 바퀴 돌려 아이에게 휘두르고, 아이가 멀리 나동그라지자 두려워하는 아이를 몸으로 누르며 강제로 억압하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인간이 아니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또 “담임 교사가 ‘아이 머리가 길고 예쁘니 자르지 말라’고 했는데, CCTV 영상을 보니 머리채를 끌고 다니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아팠던 기억이 지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가여운 우리 아이의 머리카락을 집에서 단발로 잘라줬다. 아이는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고 그럴 때마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또 다른 피해 아동의 부모 B씨는 “(보육교사들은) 아이를 돌봐야 할 점심시간에 같이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었다”며 “아이들은 매트 위에 모여 앉아서 노트북으로 미디어 영상을 바라보며 방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 C씨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믿고 맡겼는데, 오히려 (상황은) 더 지옥이었다”면서 “(학대를 당할 당시) 두 돌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기저귀와 걸레로 수시로 때리고, 입과 코를 손으로 막은 채 괴로움에 발버둥치게 했으며, 깜깜한 이불장에 가둬 공포에 사로잡히게 했다”고 했다.

이어 “학대를 하면서 교사들은 웃고 즐기고 있었다”면서 “관리감독 기관인 서구청은 그곳을 감독하는 원장 탓만 한 채 책임 미루기에 급급했다”고도 주장했다.

5명의 피해 학부모들은 이날 인천장애인차별연대 등 지역 장애인단체 4곳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피해사실을 알렸다. 이들은 “경찰로부터 약 2개월간 확인된 CCTV영상 속에서 6명의 교사로부터 무려 268건의 학대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해들었다”면서 “한 명의 아동에게만 무려 148건의 학대가 있었음이 확인됐고, 학대는 대부분 중증 자폐성 장애아동에게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관리 감독 기관인 서구청은 어린이집 원장을 여전히 출근시키고 있는 등 후속 대응과 피해가정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원장은 회계처리 마무리를 위해 출근 중이며 아이들과 접촉은 없다”면서 “일부 부모들이 자체적으로 아이들을 전원시켰고, 일부 어린이들은 다른 국공립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 서구에 있는 이 국공립 어린이집의 20∼30대 보육교사 6명은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해 11∼12월 어린이집에서 자폐증 진단을 받거나 장애 소견이 있는 5명을 포함한 1∼6세 원생 10명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도 관리·감독과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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