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거리서 놀던 아이까지··· 미얀마 하루 114명 총에 쓰러졌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3-28 11:29

토요일 최악의 유혈사태… 쿠데타 이후 440명 숨져

미얀마군이 27일 군사 통치 종식을 요구하는 쿠데타 반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이날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다고 미얀마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선(民選) 정부를 축출한 이후 벌어진 최악의 학살로 기록됐다.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사망한 민간인은 지금까지 최소 440명에 이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양곤, 만달레이 등 미얀마 전역 41개 도시에서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은 미얀마가 1945년 일본군에 항전한 것을 기념하는 ‘국군의 날’이지만 시위대는 ‘혁명의 날’로 부르며 새벽부터 거리로 몰려나왔다. 미얀마 군부는 전날 관영 매체를 통해 시위대에게 “머리와 등에 총 맞을 각오를 하라”며 사살(射殺)까지 경고했지만 시민들은 타이어로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군경이 실탄과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하자 일부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활로 나무 화살을 쏘며 저항했다.

현지 언론인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군경이 이날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최소 11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식수 배달원 등 행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도 여럿 있었다. 미얀마나우는 군경이 만달레이 지역 주택가에 총을 난사해 집에 있던 13세 여자아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는 거리에서 놀던 아이를 비롯해 최소 4명의 5~15세 어린이가 이날 군경 총탄에 숨졌다고 전했다.

만달레이 북부의 아웅미야이타잔 지역에서는 군경이 총격으로 부상당한 한 남성을 산 채로 폐타이어에 붙은 불길 속으로 던져 살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미얀마나우가 28일 보도했다.

양곤 남부 달라 지역에서는 군경이 체포자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서 주위에 모인 시위대에게 약 2시간 넘게 총을 발사해 8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한다. 달라 지역은 한국의 차관으로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가 건설 중인 지역이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를 규탄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7일 소셜미디어에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군이 저지른 유혈 사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영국, 독일, 캐나다 등 12국 합참의장은 27일 공동 성명을 내고 미얀마군에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토마스 앤드루 유엔 특별보고관도 성명을 통해 “군부가 대량 학살을 저지르는 동안 국제사회가 비난과 우려만 하는 것은 미얀마인들에게 공허한 소리일 뿐”이라며 원유·가스 수출로 벌어들이는 군부 돈줄을 끊는 등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등이 제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국제사회가 미얀마 제재에 돌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7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미얀마 국군의 날 열병식과 기념 연회에는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8국 대표가 참석했다.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은 이날 연설을 통해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계속 항전(抗戰)을 예고했다. 반군부 시위를 이끄는 단체 중 하나인 ‘민족 총궐기 위원회(General Strike Committee of Nationalities)’는 28일 소셜미디어에서 “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시위대는 이날도 양곤 등에서 산발적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통신은 군경이 28일 양곤의 한 장례식 참가자들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전날 시위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을 기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한다.

한편 미얀마군은 28일 미얀마 북부 소수민족인 카렌족(族) 마을을 전투기로 공격해 최소 3명이 숨졌다. 무장 정치 단체인 카렌민족연맹은 앞서 군부에 반대하며 태국 접경에 있는 정부군 기지를 공격해 점령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10명이 숨지고 카렌민족연맹 소속 1명이 사망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AP통신 등 외신 다수가 입주했던 건물이 무너졌다고 AP통신 등이 15일(현지 시각)보도했다.AP통신 등 외신 언론사 다수가 입주해있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고층 빌딩이 15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군 공습을 받고 무너지는 모습....
영국 해리 왕자가 출연한 미국 팟캐스트 ‘암체어 엑스퍼트’.지난해 영국 왕실과 결별을 선언한 해리 왕손이 13일(현지 시각) 왕실 생활에 대해 “트루먼쇼와 동물원을 합친 것...
입력 2021.05.09 19:00 | 수정 2021.05.09 19:00중국 하이난성 싼야의 한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춤을 추던 여성이 추락해 사망했다./시안상보중국 하이난성 싼야의 한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난간을 붙잡고 위험천만하게 춤을 추던 여성이 6일 추락사했다고...
인도네시아에서 스프레이 살충제를 입으로 들이마시는 영상으로 유명해진 힌두교 수행자가 사망했다. 네티즌들은 살충제 흡입을 일삼다 결국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이를 부인했다.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
미국에서 1년쯤 전 실종된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가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용의자는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아내를 찾아달라 간곡히 부탁하던 남편이었다.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채피 카운티에 거주하는 배리...
미국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의 한인 운영 주류매장에 2일 괴한이 침입해 주인에게 공격을 가하는 상황을 담은 CCTV 영상/볼티모어 지역방송 'WJZ'미국에서 한인 여성들이 운영하는 주류(酒類)매장에 괴한이 침입해 벽돌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미국 CBS방송...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연했던 영국 여배우 에스메 비앙코(38)가 미국의 유명 록가수 마릴린 맨슨(52)에게 4년간 성폭행과 학대를 당했다면서 고소했다. 맨슨은 ‘악마의...
24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한 아이가 택배를 옮기려다 상자에 깔릴 뻔한 위급한 순간에 택배기사가 뛰어와 구한 것이 화제다/Traci Practt페이스북한 꼬마가 현관에 놓인 커다란...
하루 2700여명 사망… 사흘새 100만명 확진
23일 저녁(현지 시각)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 아마다바드의 한 대형 노천 화장터. 이곳 근무자들은 쉴 새 없이 흰 천에 감싼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날랐고, 한쪽에선 계속 장작 더미에 불을 지피며 밤새도록 시신을 소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멈추지 않는...
두 자매가 고등학교 졸업 기념 무도회에서 찍은 기념사진. 왼쪽이 에밀리 부쉬넬. 오른쪽이 몰리 시너트./ABC 뉴스36년 전 서로 다른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한국계 쌍둥이 자매가 서른 여섯...
왕이, 한국 등 5국 장관 회담 후 인터뷰서 “모두가 중국이 발전하고 강대해지는 것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여겨”
히샤무딘 후세인(왼쪽)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이 1일 중국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중국 외교부히샤무딘 후세인(60) 말레이시아...
토요일 최악의 유혈사태… 쿠데타 이후 440명 숨져
미얀마군이 27일 군사 통치 종식을 요구하는 쿠데타 반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이날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다고 미얀마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선(民選) 정부를 축출한 이후 벌어진...
東西진영 충돌로 번진 ‘中인권’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22일(현지 시각)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족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메시지를 동시다발로 발표했다. 미 정부가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대량 학살(genocide)’로 규정한 가운데, 자유민주 진영의 서방 국가들이...
애틀란타 참극 6일만에 또··· 총기난사로 최소 10명 사망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주(州)의 한 대형 마트에서 총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지는 참사가 22일(현지 시각) 발생했다.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한 8명이 총기...
“어머니는 저와 남동생을 위해 평생을 바친 홀어머니셨어요.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입니다.”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률 세계 1위인 이스라엘이 집단면역이라는 희망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 21일 예루살렘포스트는 전날 이스라엘 신규 확진자 수가 285명이라고 정부 발표를 인용해...
일본 기상청이 미야기현에 20일 저녁 6시 9분쯤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최소 1m 규모의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쓰나미 주의보를 긴급 발령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세 번이나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백악관 측은 “대통령은 100% 괜찮다”는 입장을 내놨다.지난 19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가기 위해 앤드루스...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16일 오후 5시쯤(현지 시각)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 근교의 작은 도시 액워스 한 상점가에서 ‘탕’ 하는 총소리와 함께 여성의 비명이 들렸다. 중국계 주인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인근의 아시아계 마사지 업소 3곳에서 16일 오후(현지 시각)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총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지 당국을 인용해 “사망자 중 6명이 아시안, 2명이 백인”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 8명 중 7명이...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