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처럼 살겠다” 박민지 5시즌 연속 우승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박민지(23)는 최고의 승부사로 꼽히는 농구의 전설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의 90년대 황금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보고 조던처럼 살겠다고 결심했다. 매년 1승 밖에 거두지 못하는 건 승부사 기질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난겨울 하루에 적어도 2시간씩 근력강화운동을 했다. 턱걸이, 푸쉬업, 달리기 등 온몸에 근육통이 생길 정도였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왜소하던 체구가 근육질의 몸매로 바뀌었다. 이제는 4라운드 대회를 소화해도 지치지 않게 됐다.

마이클 조던을 롤 모델 삼아 살겠다는 박민지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두 번째 대회인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박민지는 25일 경남 김해의 가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장하나(29)에 한 타 뒤진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던 박민지는 장하나와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전에서 승리해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았다. 박민지는 데뷔 이래 매년 우승하는 기록도 이어갔다. 2017년 4월 삼천리 투게더 오픈, 2018년 11월 ADT캡스챔피언십, 2019년과 지난해 8월 MBN 여자오픈에 이어 이번 우승이 통산 5번째 우승이다.

장하나의 우승으로 끝나는 듯하던 승부는 마지막 두홀에서 바뀌었다. 박민지가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고, 장하나가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하며 연장 승부가 열리게 됐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는 둘 다 파를 기록했다. 같은 홀에서 열린 2차 연장전에서 장하나의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간 데 이어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이 짧았고 6ｍ 파 퍼트에 성공하지 못했다. 박민지는 2온 2퍼트로 파를 지키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박민지는 “오늘 1승을 해냈지만 마음속에 우승한 것을 묻고 이전에 내가 했던 삶의 패턴으로 계속 살아야 한다”며 “몸에 안 좋은 음식을 피하고, 바른 생활을 하는 등 꿋꿋하게 자기절제를 해야 다승이라는 목표에 가까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조던 같은 승부사가 될 때까지 수도승처럼 생활하겠다는 각오다.

KLPGA투어 통산 14승에 도전하는 장하나는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 이어 연속 준우승했다.

장하나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다연은 1타를 잃고 김유빈과 공동 3위(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송가은과 이가영이 공동 5위(7언더파)였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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