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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앞둔 어머니 앞에서 결혼식 올린 감동 사연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6-23 13:10

로빈 씨, 한인 남편과 어머니 입원 병원서 ‘백년가약’
암 투병 어머니는 결혼식 16시간 후 하늘나라로


투병으로 임종을 앞둔 어머니 병실에서 결혼식을 올린 커플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아보츠포드에 거주하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댄스 교사인 로빈 샌포드(Sanford, 24) 씨와 약혼자인 한인 박상언(영어명 사이먼, 28) 씨는 지난 16 아보츠포드 종합병원(Abbotsford Regional Hospital) 병실 안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커플의 결혼식은 소박하게 진행됐는데, 하객으로는 로빈 씨의 아버지인 로버트 , 그리고 투병으로 임종을 앞둔 어머니 나딘 씨가 전부였다.

 

한국 문화를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던 로빈 씨는 지난 2019 8 헬로톡이라는 언어 교류 앱을 통해 남편 상언 씨를 처음 알게 됐다.

 

대화하면서 저와 남편은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예를 들면 상언 씨가 어렸을 뮤지컬을 했다고 했는데, 저도 댄스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가르치곤 했었거든요. 그리고 상언 씨의 자상함과 친절함에 점점 호감을 느끼게 됐죠.”

 

그렇게 사람은 온라인으로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대화를 하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같은 12 처음으로 직접 만나게 됐다. 교제를 시작한 것은 처음 만나고 2주가 지난 후였다.

 

그리고 사람의 사랑은 깊어지면서 올해 발렌타인데이에 약혼을 했고, 이번 여름 말이나 가을에 결혼식을 올린다는 계획으로 준비를 차근차근히 하고 있었다.


엄마도 상언 씨를 마음에 무척 들어 하셨어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남편을 처음에 보자마자 가족처럼 챙겨줬고, 미래에 태어날 우리 아기가 어떻게 생겼을까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시곤 했죠.”

 

행복한 미래에 대해 계획을 하던 로빈 씨는 지난 5 중순, 어머니 나딘 씨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병원 측은 처음 나딘 씨의 치료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는 지난 14 항암치료 도중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다. 그리고 15, 로빈 씨의 가족은 어머니의 임종을 준비하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의사로부터 듣게 됐다.

 

엄마가 선고를 받고 나서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이별 준비를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외동딸이었던 저는 엄마와 유난히 가까운 사이였어요. 작은 비밀까지도 서로 공유했고,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했죠. 그런데 그런 어머니와 영영 헤어질 있다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하지만 로빈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외동딸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의 바람을 상언 씨에게 이야기하자, 남편도 흔쾌히 동의를 해주었다.






그리고 같은 사람과 아버지 로버트 씨는 병원 병실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됐고, 곧바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은 재빨리 결혼식을 위한 반지를 구했고, 로빈 씨는 졸업파티 당시 입었던 드레스를 결혼식에서 입기로 했다. 그리고 상언 씨는 장인어른인 로버트 씨의 셔츠를 빌렸다.

 

병원 간호사들도 이들의 사연을 듣고 결혼식을 돕기 위해 팔을 걷었다. 어머니 나딘 씨가 편하게 결혼식을 있도록 병원 중환자 병동에서 가장 1인실 안을 꽃과 조명을 꾸몄고, 음악과 부케도 준비했다.

 

결혼식은 아주 평화롭게 진행됐다. 나딘 씨도 딸이 결혼 서약을 하고 상언 씨와 맞추는 모습을 보자 환한 미소를 보였다.

 




엄마는 너무 감사하게도 결혼식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고 저에게 우리 딸이 벌써 결혼도 하고 늙었네라고 하면서 농담도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나딘 씨는 딸이 결혼 서약을 직접 지켜보고 16시간이 지난 17 오전, 결혼식이 진행됐던 병실에서 딸에게 나도 너를 너무 사랑한단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끝내 눈을 감았다.

 

엄마가 이상 세상에 있지 않은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하지만 엄마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열심히 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저는 계속해서 댄스 교사와 패션 디자이너 일을 하면서 대학교 마지막 학기도 마칠 예정이고, 상언 씨도 배관공이 되기 위한 공부를 끝낼 계획이에요.”

 

상언 씨도 연애 시절 아내 집에 놀러 때마다 장모님께서 스스럼없이 잘해 주셔서 감사했고, 작년 크리스마스에 아내 가족과 함께 선물을 주고받았던 기억은 영원히 남을 같다 이제는 고인이 나딘 씨를 추억했다.

 

한편, 로빈 씨는 갑작스럽게 진행된 결혼식으로 인해 남편 상언 씨의 가족과 친구를 초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너무 아쉬워하면서, 팬데믹이 끝나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리셉션을 하고 싶고, 남편의 고향인 대구도 방문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출처=로빈 샌포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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