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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으로 트리 장식하고 '에느녹'마시며 훈훈한 정담을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1-12-18 00:00

캐나다 크리스마스 문화 따라잡기 (1)

'생강빵'으로 트리 장식하고 '에느녹'마시며 훈훈한 정담을

캐나다 최대의 명절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캐나다 사람들은 12월이 다가오면 선물을 나눠줄 사람들의 리스트를 적어 쇼핑을 하고, 크리스마스 디너 준비를 시작한다. 트리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집 안에서는 주부가 앞 치마를 두르고 모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과자를 굽고 케이크를 만든다. 우리나라 추석이나 설날처럼 이곳 며느리들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선물과 덕담을 나누며 보내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이곳 사람들의 크리스마스 풍습을 살짝 들여다보자.


생강빵으로 만든 '진저브레드 하우스'

사람 모양이나 트리 모양으로 만든 흑갈색 쿠키에 여러 가지 색깔의 아이싱 슈가로 장식한 진저브레드 쿠키(Ginger bread)는 크리스마스에 빠뜨릴 수 없는 메뉴. 생강가루나 생강즙을 넣어 밀가루와 흑설탕으로 만든 진저브레드는 오래 전 유럽에서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는 미혼 여성이 사람 모양으로 만든 '진저브레드 맨'을 먹으면 좋은 남편을 만난다는 풍습도 있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진저브레드로 만든 '진저브레드 하우스'도 등장한다. 동화 속 헨젤과 그레텔이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숲 속을 헤매다 찾은 과자와 케이크, 사탕으로 만든 집도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말한다.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지역 커뮤니티 센터에서 진저브레드 하우스 만들기 특강이 많이 열리며 마켓에도 진저브레드 쿠키나 하우스를 만들 수 있는 패키지를 판매한다.

크리스마스에 마시는 달걀술 '에그녹'

크리스마스 무렵 마켓에 가면 유제품 코너에 '에그녹(Eggnog)'이 등장한다. 서양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즐겨 마시는 에그녹은 우유에다 설탕, 계란, 바닐라향 등을 넣어 만든 음료다. 때때로 여기에 와인이나 럼주 등 알코올을 섞어 달걀술을 만들기도 한다. 마켓에 나와있는 에그녹은 무알콜 음료이며 우리나라에서 먹던 바나나 우유맛과 비슷하다. 유럽에서 시작되어 초기 정착자들과 함께 북미로 넘어 온 에그녹은 19세기 초에는 대량으로 만들어져 모든 사람이 함께 모여 마시는 사교적인 성격의 음료로 톡톡한 역할을 했다. 조지 워싱턴 미국 대통령은 "에그녹이 빠진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가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로 에그녹을 즐겨 마셨다고 한다. 요즘은 집에서 에그녹을 만들어 마시는 가정은 줄어들었지만 식혜나 수정과처럼 여전히 크리스마스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전통 음료다.

장작 모양으로 만든 롤 케이크 '율 로그'

옛날 스칸디나비아에서는 동짓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큰 화로에 불을 붙이는 전통이 있었다. 이것은 동지까지 해가 짧아지다가 이 날부터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태양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다고 한다. 해 없는 겨울을 지내는 북극 지방 사람들에게 태양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 전통이 영국에 와서는 '율 로그(Yule log)'라고 불리는 큰 장작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벽난로에서 불을 붙여 밤새도록 태워 방도 따뜻하게 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돋구는 풍습으로 자리를 잡았다. 옛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 장작을 태우면 그 장작이 집을 번개로부터 지켜주고 악마도 쫓아낸다고 믿었다. 그러나 장작을 태우는 벽난로가 줄어들면서 요즘은 이 장작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어 먹는 새로운 풍습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롤 케이크처럼 생긴 율 로그 케이크는 초콜릿과 커피 크림으로 맛을 내고 푸른 잎사귀나 붉은 장미로 꾸며져 크리스마스 디너 테이블을 장식한다.

겨우살이 밑에서 키스하면 결혼한다?

캐나다와 미국,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장식으로 겨우살이(Mistletoe) 가지를 천장에 매달아두며 그 밑에 서 있는 소녀에게 키스를 해도 되는 "Kissing Under the Mistletoe"라는 관습이 있다. 이 풍습은 영국에서 비롯됐다. 영국 사람들은 겨우살이를 성스러운 나무로 여겼으며 전쟁 중이더라도 숲 속 겨우살이 가지 밑에서 적과 마주쳤을 때는 무기를 내려놓고 다음날까지 휴전을 했다. 이런 관습에 따라 겨우살이 가지 밑에서 키스를 나누는 것은 영국 사람들에게 우애와 사랑을 나누는 상징으로 여겨졌다. 또 다른 한편에서 앵글로 색슨족들은 겨우살이 풍습을 사랑과 미와 결실의 여신인 프레이야와 결부시켜 겨우살이 가지 밑에 우연히 함께 서게 된 남자는 여자에게 키스를 해야 한다는 풍습이 지켰다. 겨우살이 밑에서 키스한 남자와 여자는 결국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고 여겨졌다. 산드라 블록과 빌 풀맨이 주연한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보면 산드라 블록과 빌 풀맨이 크리스마스 아침에 현관문 위에 매달려 있는 겨우살이 장식 밑에 우연히 함께 서게 되어 키스를 하며 결국 결혼에 성공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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