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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플로이드 살해한 경찰 재판··· 바이든과 국민, 생중계로 지켜봤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6-27 09:37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를 촉발시킨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가해자인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45)에게 1심 재판부가 2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은 25일(현지 시각) 2급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쇼빈에게 “플로이드에게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존엄이 있다는 것을 부정했다”고 질책하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쇼빈이 모범수가 될 경우 형량의 3분의 2인 15년만 복역하면 가석방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검찰이 구형한 30년형보다는 적지만, 미네소타주에서 전과가 없는 사람의 우발적 살인에 대한 양형 기준이 12년인 것에 비하면 이례적으로 중형이라는 평가다. 특히 미국에선 경찰이 공무 중 벌어진 사망 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유죄를 받은 전례가 드물었다. 쇼빈은 이날 플로이드의 유족에게 용서를 빌면서도 “장차 흥미로운 몇 가지 부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해, 항소심에서 계속 다툴 것임을 예고했다.

쇼빈은 지난해 5월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 지폐로 담배를 사려던 혐의로 흑인 남성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던 그의 목을 무릎으로 9분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시민들이 이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공개하면서 미 전역이 BLM 시위로 들끓었고, 경찰 예산 삭감과 백인 중심 역사 청산 운동으로 이어졌으며 2020년 대선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플로이드 사건이 큰 관심을 끌면서 그의 공판과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 발표에 이어 이날 1심 선고까지 모두 TV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배심원단 신원을 보호하는 정도 외엔 매번 쇼빈의 표정 하나하나, 증인들의 감정적 증언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중계를 지켜봤다고 한다.

재판장 촬영조차 제한돼 있고 중계는 불가능한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워싱턴 DC와 대법원을 제외한 모든 50개 주에서 1·2심은 중계할 수 있게 돼 있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안의 재판 과정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법원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1994년 백인 전처와 그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가 무죄 판결을 받았던 흑인 풋볼 선수 O. J. 심슨 재판은 1년 넘게 중계돼 ‘세기의 쇼’로 불렸다. 미국에선 재판 중계 시 여론의 낙인 효과가 커져 이번 쇼빈의 사례처럼 통상의 경우보다 형량이 무거워지는 상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독일·프랑스 등에선 국민 알 권리보다 피고인 인권을 중시해 재판 중계를 불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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