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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코로나와 함께 살기' 실험 ···하루 확진 3만명에도 규제 전면 해제

런던=이해인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7-11 12:00

9일(현지 시각) ‘윔블던 테니스 챔피언십' 준결승 경기가 열린 영국 윔블던 테니스 경기장에는 1만5000여 명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기 어려웠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없었다. 남자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가 결승행 티켓을 확정 짓는 순간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올해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다는 데이지(34)씨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 있어도 전혀 무섭지 않다”며 “정부도 거리 두기를 해제한다고 하지 않느냐”고 했다.

코로나 시대에 이 같은 대규모 관중 행사가 가능한 이유는 영국 정부가 코로나 제한을 전면 폐지하는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10일까지 나흘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 수 3만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오는 19일부터 거리 두기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포함한 모든 코로나 관련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부터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윔블던 테니스 경기장 등 일부 경기장의 관중 제한을 풀었다.

영국이 방역 규제 전면 해제를 밀어붙일 수 있는 건 국민 상당수가 백신을 맞아 사망자와 중환자가 크게 늘고 있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10일 확진자 수는 3만2367명에 달했지만 사망자는 34명이다. 영국은 서방국가 중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9일 기준 영국 성인 87%가 1차 접종을, 65%가 2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5일 “영국은 빠른 백신 접종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 감염과 사망 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고 있다.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또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싱가포르 당국이 더 이상 확진자 수를 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신과 공존하는 삶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국의 결정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국 왕립의과대학 학술원은 10일 “정부가 규제를 이대로 푼다면 영국의 병원은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6만8000명까지 나왔던) 지난겨울과 같은 상황을 겪을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과학자, 의사 등 전문가 100명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영국 정부가 위험하고 비윤리적인 실험을 강행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7일 영국 정부의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지금까지 얻어낸 걸 잃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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