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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창포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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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1-07-19 11:36

권순욱 / (사)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코로나 팬데믹이 있기 바로 전인 2019년, 참으로 오랜만에 찾은 고국의 가을이었다. 조류간만의 차이로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자연이 보여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막내 동서의 주선으로 찾은 곳이 다름 아닌 무창포였다.


   보통 서해의 바다는 동해처럼 맑고 투명한 느낌의 바다는 아니다.  하지만 조수간만의 차가 큰 특징 때문에 동해에서는 볼 수 없는 갯벌을 불 수 있어 동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보령과 함께 서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면서도 1년 내내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리는 무창포에서는 신비의 바닷길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축제가 올해로 19회를 맞이한다고 했다.

 

 무창포 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만 해도 약 1.5Km 정도 되는 제법 큰 해수욕장이며, 해안가 평균 수심이 1~2m에 경사도가 완만한 곳이라 여름철에는 해수욕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특히 이곳은 1928년 서해안 최초로 개장된 해수욕장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이곳에 많은 사람에게 잘 알려진 이유는 바로 물이 빠지는 썰물 시간대에는 해변 앞에 떠 있는 석도 까지 1.5Km 정도의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일명 ‘신비의 바닷길’이라고도 하는데, 바닷길이 열릴 때는 석도까지도 걸어서 갈 수 있으며, 바닷길을 따라 게, 조개 등을 잡는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무창포 해수욕장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은 매월 음력 보름날과 그믐날 전후 2~3회 정도라고 하는데, 실제 매일 완벽하게 물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완전히 물이 빠져 길이 드러나는 날은 매월 짧게 5일 정도, 많게는 보름 정도만 길이 열린다고 한다.

 

 무창포해수욕장의 신비의 바닷길이 열린다는 곳을 바라보았다. 주위보다 높은 해저 지형이 있어서 해상으로 노출되어 바다가 갈라진 것 같은데 가장 편한 표현으로 모세의 기적이자 신비의 바닷길로 부르고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마침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대가 조금 지나서였지만, 갯벌에서는 게, 조개를 비롯한 바다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날 길고 긴 백사장을 거닐며 해변 산책을 즐기는 것만으로 좋았다.

백사장 한쪽 끝으로는 무창포항과 함께 무창포 수산 시장과 공판장이 있어 해변에서 신선한 해산물도 즐길 수 있었다.

 

 무창포 수산시장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무창포 항구가 나오고 조그만 아치형의 다리가 나오게 되는데, 알고 보니 이곳이 무창포 해수욕장 낙조 5경 중의 한 곳이라고 한다. 알다시피 지리적 특성상 서해안은 일출보단 일몰명소로 알려진 곳들이 많은데, 무창포 해수욕장의 일몰도 꽤 아름다웠다.

 

 날씨가 좋을 땐 다리 위에서 무창포항과 등대를 배경으로 멋진 일몰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변 바로 앞에 있는 무창포타워 전망대에 올라가서 전체적인 모습을 내려다보는 것 또한 경관이다.

지상 4층의 높이에 휴게음식점 및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전망대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신비의 바닷길과 함께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무창포 대하 전어 축제가  한창인 2019년 09월 21일부터 2019년 10월 13일까지 웅천읍 무창포항에서 개최되어 다행히 축제를 볼 수가 있었다.  


 축제는 어선에서 갓 잡아 올린 가을의 별미인 대하와 전어, 꽃게, 개불, 맛, 조개류 등 다양한 수산물을 만날 수 있어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어준다.


이곳저곳을 다니느라 배도 고프고 해서 무창포 맛집들을 둘러보았다. 대천해수욕장처럼 맛집이 많지는 않지만, 무창포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맛집들이 있었다. 무창포를 찾은 관광객과 주변의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가을에 무창포는 전어와 대하가 가장 많이 나간다고 한다. 대하구이와 전어구이, 전어 무침, 전어회는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기점으로 가장 많이 나간다고 한다.  

 

 그냥 지나갈 수가 없어서 전어구이를 한 접시 먹어보았다. 기름이 좔좔 흐르는 전어의 고소함이 입안을 감돈다. 전어는 가을의 서해안처럼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난류성 어종으로 이맘때쯤 지방을 많이 함유하므로 맛이 고소하니 좋다고 했다. 전어 역시 양식과 자연산이 있는데 입맛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자연산이 양식보다 맛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는 데 우리는 경험이 없어서 자연산으로 주문을 했다.

 

 보령 시내에 사신다는 분들이 이곳 무창포까지 와서 전어의 맛과 대하를 구워 먹고 있었다.

무창포에서 의외로 많이 팔리는 먹거리는 바로 해물칼국수였다.

서해에서 나는 싱싱한 조개로 끓인 해물칼국수는 바다의 맛을 저렴하게 맛을 볼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무창포에 방문객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대하가 보통 싱싱한 것이 아니다. 팔딱거리는 것이 과연 제대로 구울 수나 있겠냐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전어가 이렇게 싱싱하게 파닥파닥하는 것은 처음 본 듯하다. 상인의 손에 쥐어진 전어의 힘이 보통이 아니다. 얼굴로 바닷물이 튀어서 결국 물티슈를 꺼내야 했다.  

S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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