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한국 양궁, 올림픽 여자 단체전 33년간 쌓은 금자탑

송원형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7-25 11:27

17살 막내도 1등이면 국대다… ‘공정’이 만든 33년 최강 양궁

33년째 ‘양궁 코리아'다.

한국이 25일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세트 승점 6대0(55-54 56-53 54-51)으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24일 혼성 단체전(김제덕-안산) 우승에 이어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선 이틀 내리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여자 양궁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이번 도쿄 대회까지 33년 동안 금메달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9연패(連覇)를 달성했다. 올림픽에서 특정 종목 9연속 우승은 수영 남자 400m 혼계영(미국)과 육상 남자 3000m 장애물(케냐)에 이어 한국 여자 양궁이 역대 세 번째로 달성했다.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 안산(20·광주여대)으로 이뤄진 여자 대표팀은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정상에 섰다. 안산은 전날 혼성 단체전에 이어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여자 양궁이 33년간 세계 정상을 지킨 데는 이유가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은 선수를 공정하게 선발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금메달 경력자라도 가장 아래 단계부터 거쳐 올라가지 못하면 대표가 될 수 없다. 국제 무대 경험이 부족해 세계 랭킹이 100위권에 들지 못하는 선수라도 국내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태극 문양을 달 수 있다. 대표 선발을 둘러싼 잡음이 생길 수가 없는 구조다.

/이태경 기자
양궁 여자 대표팀 안산과 장민희, 강채영(왼쪽부터)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과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양궁 여자 대표팀 안산과 장민희, 강채영(왼쪽부터)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과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이번 올림픽에 처음 채택된 혼성 단체전에 누굴 내보낼지 고민이 많았다. 지난 4월 올림픽 대표 선수 6명을 뽑는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에서 남녀 1위를 한 김우진(29·청주시청)과 강채영을 일찌감치 혼성전 멤버로 정해 호흡을 맞추게 하는 방법이 있었다. 둘은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적이 있었던 실력자다. 앞선 국제대회 성적이나 국가대표 경력을 따졌을 때도 대표팀 멤버 중 가장 돋보인다.

하지만 협회는 고민을 거듭하다 내부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로 했다. 지난 23일 도쿄 올림픽 현장에서 열린 랭킹라운드(예선전)를 마지막 선발전으로 삼았다. 그 결과 남자팀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이 688점을 쏘며 선배들을 제치고 전체 1위를 했다. 여자팀 역시 막내인 안산(680점)이 25년 만에 종전 올림픽 기록(673점)을 갈아치우고 1위를 했다.

대표팀에서 가장 경력이 짧은 둘은 랭킹라운드에서 보여줬던 실력을 24일 혼성전까지 이어갔다. 김제덕은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코리아 파이팅’을 외쳤고, 안산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닷바람에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침착함을 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은 국내 최종 평가전에서 각각 3위로 도쿄행 턱걸이를 했다. 양궁협회의 공정 경쟁 원칙이 있었기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양궁협회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대표 선발의 공정성을 더 높였다. 2019년 8월에 열린 대표 1차 선발전 때 기존 국가대표 선수도 모두 참가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비(非)국가대표 선수끼리 1·2차 선발전을 거친 다음 국가대표 선수들과 3차 선발전-평가전을 치러 최종 대표를 뽑았다. 1·2차 선발전을 건너뛸 수 있는 기존 국가대표 선수들의 혜택을 없앤 것이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막판 ‘짬짜미’가 벌어질 가능성을 막기 위해 같은 팀 선수끼리 첫 경기에 대결하도록 대진을 짜기도 했다. 난수표처럼 복잡한 선발전 포인트 산정 방식 역시 유지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2관왕 장혜진(33·장혜진)도 2차 선발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표 선발전이 2차까지 끝났던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양궁협회는 2020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줄지 고심하다 2021년도 대표를 새로 뽑아 도쿄에 보내기로 했다. 모든 선수들은 다시 ‘제로 베이스’에서 경쟁했다. 2020년도 대표 선발전 당시 어깨 부상으로 중도 포기했던 김제덕은 협회의 방침 덕분에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남녀 선수 198명이 작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동안 세 차례 선발전, 두 차례 평가전을 거쳤다. 험난한 여정에서 살아남은 남녀 3명씩이 도쿄행 티켓을 잡았다. 이들 6명이 토너먼트, 리그전, 기록전 등을 치르면서 쏜 화살만 3000여 발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손흥민(30·토트넘)의 아시아 선수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결정지은 것은 이른바 ‘손흥민 존(Zone·지역)’에서 나온 골이었다. 23일 노리치 시티전에서 넣은 올 시즌 리그...
손흥민(30·토트넘)이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마지막 경기에서 2골을 몰아 넣으며 아시아 출신 첫 EPL 득점왕에 올랐다.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통틀어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손흥민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환하게 웃었다. 3000m계주 3연패(連覇)에는 실패했지만 징계와 부상으로 주축 선수들이 빠지고도 중국의 홈 텃세를 이겨내고 딴 값진 은메달이었다....
오미크론 확산에 리그 중단···올림픽 기간에 리그 일정 소화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이 내년 2월에 개막하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불참이다.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한 코로나...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대한민국 보치아의 패럴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이 결정되는 순간, 경기장에선 한국 선수단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한국 보치아 페어팀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17살 막내도 1등이면 국대다… ‘공정’이 만든 33년 최강 양궁
33년째 ‘양궁 코리아'다.한국이 25일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세트 승점 6대0(55-54 56-53 54-51)으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24일 혼성...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서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수 기록···양키스전 첫 승리도 거둬
▲ 류현진이 25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역투하는 모습. /USA투데이 연합뉴스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류현진(33·토론토...
[한국] 대통령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 최순실(60)씨는 19일(한국시간) 오후 상아색 수의(囚衣)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그가 수의 입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최씨는 아직...
[한국] ‘국정 농단’ 장본인 최순실(60)씨가 19일(한국시간) 오후 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공소 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최씨와 함께 구속기소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한국]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31일 밤(한국시간)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긴급체포됐다.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받을...
지난해 1148만명 서울 방문… 명동·동대문시장 많이 찾아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3명 중 1명은 중국인이고,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명동인 것으로 나타났다.3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148만명으로 추정되며, 2010년 706만명에서 연평균 12.9%씩 증가했다.2013년 기준 서울 방문...
A(35)씨는 2010년 봄 영화 관람 동호회에서 처음 만난 두 살 아래 남편(33)과 작년 10월 결혼했다.서울의 한 사립대를 나와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은 서울 강남에 2억5000만원짜리 전셋집을 신혼집으로 얻었다. A씨에게 남편은, 서울 관악구에 중형 아파트도 소유한...
70대 노인, 아내 목졸라 살해아내와 큰아들이 정신병원 강제입원시켜서울고법 "수십년간 가족 부양하고 처·자식의 학대도 인정해… 1심 2년 줄인 5년형 선고"중·고교 교사로 38년간 일한 이모(77)씨는 1998년 명예퇴직을 했다. 직장생활을 할 때 엄한 가장이었던...
심장마비로 숨진 사람이 평소 음주·흡연을 즐겼더라도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왔다면, 사망에 본인 과실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강원도 태백시의 한 고교 교사이던 이모(사망 당시 45세)씨는 작년 4월 집에서 갑자기 구토와...
"한정판이 의미 있는 것은 '날개' 아이템 때문이죠. 게임 속 제 캐릭터에 날개가 생기는 거예요. 부러움의 대상이 될 거예요."한모(20·대학생)씨는 지난 12일 밤부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미국 게임회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14일 오후 5시...
수원 토막살인 사건 유가족, 당시 녹음 듣고 피눈물"다급함 전혀 없었던 경찰… 어쩌면 그렇게 느긋한 지… 그들은 또 다른 살인자"범인 음성도 미세하게 들려… 경찰, 이후 브리핑에서 "우리도 확인 못했던 부분…" .par:after{display:block; clear:both; content:"";}...
수원 20대 여성 토막 살해사건 피해자 A(28)씨의 유가족들이 10일 사건을 수사했던 수원 중부경찰서를 항의 방문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11시 40분쯤부터 2시간35분간 김성용 수원...
작년 7월 이민국 수용소 수감… 뇌물 주며 관리·감시원 매수
영화 '오션스일레븐(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를 상대로 사기 도박을 벌여 거액을 챙기는 영화)'을 빼닮은 사기 도박사건의 주범 김모(54·캐나다 교포)씨가 지난해 7월 필리핀 현지에서 붙잡혔다가 지난해 말 이민국 감시를 뚫고 도주한 사실이 뒤늦게...
설 명절 직후인 지난 26일 오전 2시쯤 충남 당진시 함덕읍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일가족 5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부검 등의 결과 타살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 이 사건은 평소 효자로 소문난 아들 부부가 설에 고향집을 찾은 후 집으로 돌아갔다가 최근...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파문에 휩싸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관련 의혹을 부인하면서 검찰 수사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또 4월 총선 불출마 입장도 밝혔다. 이날...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