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위한 중립적 감독관 선임 두고 ‘갈등’
BC주 법원이 밴쿠버 노인회 회장 재선거를 명령했지만,
실제로 진행되기까지는 여러 걸림돌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BC주 대법원의
W.A 베이커(Baker)
판사는 밴쿠버 노인회 신임 회장 선거 무효 소송에서 지난 4월에 있었던 이사 및 회장 선출은 노인회의 회칙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선거를 진행하라고 판결했다.
판사가 원고였던 노인회 전계남,
서상빈 전 이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상빈 전 이사 측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전계남 전 이사는 신임 회장 입후보를 위해
1만 달러의 후보 등록 기탁금을 들고 노인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그는 회칙의 이사회의 정수인 15명(상황에 따라 2명 내외)보다 세 배 많은 수인 51명이 이사 등록을 한 것을 알게 된 후 입후보를 포기하게 됐다.
김봉환 전 부회장과 당시 노인회장이었던 최금란 선거관리위원장이 김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회원들에게 투표권이 갈 수 있도록,
정수보다 훨씬 많은 이사 대리 등록 신청서를 받았다는 것이 서상빈 전 이사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4월 21일 온라인으로 열렸던 정기총회에서 노인회는 이사 수를 39명으로 인준했고,
이 총회에서 단독 후보로 나섰던 김봉환 전 부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베이커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노인회칙에 따르면 이사의 수는 13명에서 17명 사이로 제한한 것으로 판단하며,
4월 21일 진행됐던 정기총회는 이사 선출 절차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선출된 39명의 이사진은 노인회 규정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김봉환 전 부회장 측은 이전에도 정수 이상의 이사진이 선출된 적이 있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총회 신문광고에는 이사진의 수를 최대 17명으로 제한하는 문구가 포함되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서 베이커 판사는 “노인회의 이사진이 회칙을 위반해 선출됐기 때문에,
당시 이사진에 의해 결정된 회장직도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노인회 이사 선출이 부정행위로 결론이 나면서 김봉환 전 부회장의 회장직 선임도 결국 무효가 된 셈이고,
이에 따라 노인회 신임 회장 선임을 위해서는 재선거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김 전 부회장 측은 처음에는 판결에 항소할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노인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야 하고 거액의 소송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판결을 따른다는 뜻을 밝혔다.
법원은 새 노인회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이사진 선출은 법원의 판결이 났던 8월 19일로부터 45일 이내에 실시되어야 한다고 명령함에 따라,
적어도 10월 3일까지는 신임 회장 선거가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판결문에 따르면 8월 19일 기준 14일(9월 3일)
이내에 선거를 관리하기 위한 중립적인 감독관을 임명해야 하지만,
이 감독관 선임을 두고 양측은 계속해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가 지난 2일 이와 관련해 김봉환 전 부회장과 서상빈 전 이사 측에 전화를 해봤지만 양측의 주장이 팽팽해 3일까지 감독관 선임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서,
밴쿠버 한인사회의 큰 어른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노인회의 집안싸움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노인회 김봉환 전 부회장(왼쪽), 서상빈 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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