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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악재 속 9회 연속 금메달 이룬 보치아··· 선수들 “연장 승부 떨리지 않아”

송원형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9-04 10:48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대한민국 보치아의 패럴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이 결정되는 순간, 경기장에선 한국 선수단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 보치아 페어팀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패럴림픽 BC3 페어 결승에서 일본을 꺾은 후 금메달과 태극기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보치아 페어팀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패럴림픽 BC3 페어 결승에서 일본을 꺾은 후 금메달과 태극기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대한장애인체육회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과 최예진(30·충청남도), 김한수(29·경기도)는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패럴림픽 BC3 페어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의 카와모토 케스케(22), 타카하시 카즈키(41), 타나카 케이코(39)와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다. 4엔드까지 4-4(3-0 1-0 0-1 0-3)로 맞선 한국은 연장전에서 극적으로 1점을 더해 고대하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경기 내내 마음을 졸이며 선수들을 보조한 이문영 대표팀 코치는 정호원을, 경기 파트너 문우영씨는 딸 최예진을 꼭 껴안았다. 교체 멤버로 대기하던 김한수와 경기 파트너이자 어머니인 윤추자씨도 활짝 웃었다. 기쁨에 달려나온 임광택 감독은 이 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한 명씩 헹가래치듯 들어 올렸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브라질에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던 세 선수는 5년 만의 패럴림픽에서 정상에 올랐다. 한국 보치아는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8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해 왔다. 도쿄 대회에서 반드시 9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입을 모았던 대표팀은 그 약속을 지켰다.

세 선수는 경기 뒤 밝은 얼굴로 믹스트존에 들어섰다. 임 감독과 이 코치, 문우영씨와 윤추자씨의 얼굴도 환하게 빛났다. 임 감독은 “우리 선수들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9회 연속 메달이라는 중압감도 너무 컸고, 이 세 선수가 페어에 나선 게 세 번째인데, 그간 금메달이 없었다. 금메달을 꼭 따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는데, 승리하고 대성통곡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 풀었다. 날아갈 것 같다”고 했다.

보치아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노영진(28·광주광역시)이 건강 악화로 급히 귀국하는 악재를 맞았다. 개인전, 단체전에선 연이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페어에 나서는 선수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임 감독은 “노영진이 갑자기 건강 악화로 조기 귀국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며 울컥했다. 이어 “경기가 안 풀리고 운이 안 따랐다. ‘왜 이렇게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라며 걱정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날 금메달로 대표팀 모두가 활짝 웃게 됐다. 4엔드에서 일본에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연장에서 최예진의 침착한 투구가 승부를 갈랐다. 임 감독은 “일본이 장거리 전략을 들고나올 것 같아 전날 그리스와 예선에서 장거리 훈련을 했다. 오늘 4엔드에서 조금 실수가 있어서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공교롭게 웜업장에서 연장전 연습을 많이 한 게 맞아 들었다”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연장전 때 죽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의연했다. 정호원은 “이전 엔드를 다 잊어버리고 연장전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떨리지 않았다”고 했다. 최예진 역시 “떨리지 않았다. 정호원 선수를 믿고 했다”며 “선수촌에서도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경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문영 코치는 “정호원은 워낙 내색을 하지 않는 친구다. 항상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친구인데, 어제만 해도 부담이 컸는지 자면서 이불 안에서 걱정하는 듯한 말을 하더라. 하지만 티를 안내고 묵묵히 버텨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정호원이 맏이로서 잘 이끌었고, 동생들은 잘 믿고 따라줬다. 금메달을 딴 건 셋이 한마음으로 한팀이 돼서 딴 것이다. 아니었으면 못 땄다”고 말했다.

이제 3년 뒤면 파리 패럴림픽이 열린다. 파리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묻자, 임 감독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파리에서는 10연속 금메달에 도전해야 하는데, 일단 지금은 생각하지 않겠다”며 미소를 지으며 믹스트존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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